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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출판계에 등장한 화제의 인물을 소개하겠습니다. 중학교를 중퇴하고 먹고 살기 위해 20대 시절을 주물공장에서 보낸, 그래서 글쓰기도 배워본 적 없는 32살 노동자 작가가 단편 소설집으로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권애리 기자가 작가를 만났습니다.
<기자>
기자가 김동식 작가를 만난 곳은 서울 성수동의 한 지하 주물공장입니다. 작가는 여기서 11년 동안 하루 수만 개씩 아연 단추와 지퍼를 뽑아내는 노동자로 일했습니다.
[김동식/'회색 인간' 작가 : 아무 것도 없이 와 가지고 처음부터 기술 배웠죠.]
고향 부산에서 중학교를 중퇴하고, 생계를 위해 서울로 와 취직했습니다.
[김동식/'회색 인간' 작가 : (중학교 중퇴할 때는) 철이 없었죠. 친구도 없었고요. 준비물 안 갖고 가면 혼나고, 돈도 없으니까..]
공장 일을 하면서도 이야기들이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글쓰기를 따로 배운 적도 없습니다.
30살이 된 재작년 5월,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다른 사람의 글을 보고 '나도 써볼까' 생각한 게 시작이었습니다. 뉴스에서 소재를 찾고, 인터넷에서 검색한 작법대로 글을 써서 커뮤니티에 올렸습니다.
[(주물작업이)단순 반복하는 일이다 보니까 잡생각을 하기 좋아요. 계속 머릿속으로 스토리를 구성하는 거예요. 집에 도착하면 씻고 바로 컴퓨터 앞에 앉아서 12시 1시까지 글만 쓰다 잠이 드는 거죠.]
맞춤법, 어법이 틀린 글은 온라인 이웃들이 함께 고쳐줬습니다.
[댓글로 다 가르쳐 주셨어요. 전 글을 배운 적이 없어서 모두 도움이 돼요. 전보다 나아지셨네요. 재밌어요. 그런 댓글 달리면 뿌듯해요. 발전한 것 같아 가지고...]
이렇게 공장에서 태어난 단편을 모은 소설집은 출판 한 달 만에 4쇄를 찍었습니다. 그의 글은 기발한 상상력과 사람과 사회를 통찰하는 노동자의 시선으로 "이전에 없던 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표제작 '회색 인간'은 억압받으며 노동하는 인간들 사이에 그 고통에 대해 노래하고 글을 쓰는 예술가들이 등장하며 사람들이 인간성을 되찾는 이야기입니다.
[(작가님 본인이 그런 예술가가 됐다는 생각을 좀 하셨을 것 같은데요.) 감동적인 영화를 볼 때 느낌을 회색인간을 쓰면서 제가 좀 받았어요. 이런 걸로 인간은 인간이겠구나 생각했어요. 쓰면서. 그래서 그 이야기가 좋아요.]
(영상취재 : 황인석·이승환, 영상편집 : 박진훈)
권애리 기자[email protected]
출처 | http://v.media.daum.net/v/20180202211238247?rcmd=r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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