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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교수가 서울시장 불출마 선언과 박원순 변호사 지지를 천명하면서 ‘안풍’이 ‘아름다운 합의’로 끝을 맺었습니다. 안 교수와 박 변호사의 이번 단일화 과정을 보면서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 나왔습니다. 정치적인 상식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어떤 현상들이 나왔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대한민국 국민 중에서 안철수를 아는 사람보다 박원순을 모르는 사람이 훨씬 많습니다. 시민단체나 시민운동에 관심 있는 사람은 박원순을 알겠지만 일반 국민은 대다수 박원순 변호사라는 사람이 무슨 일을 했던 사람인지, 그가 어떤 인물인지 잘 모르고 있습니다. 9월5일 발표된 지지율. 출처 : 국민일보 차기 서울시장으로 안철수가 거론되면서 나왔던 지지율을 보면 안철수가 36.7%로 17%의 나경원과 5%의 박원순을 훨씬 뛰어넘었습니다. 다른 여론조사에서는 안철수의 지지율이 50%까지 나왔던 결과를 보면 이번 단일화는 박원순이 아니라 안철수가 되는 것이 마땅했습니다. 그러나 50% 지지율이 무색하게 안철수는 과감하게 5%의 박원순에게 양보했습니다. 대개 정치인들의 단일화 과정에서 나오는 것이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지지율이 높은 사람이 목소리가 센 것이 한국 정치계입니다. 하지만 안철수와 박원순의 단일화 과정에서 이런 지지율은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박원순으로의 단일화가 이루어진 것은 정치적 상식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상식 밖의 일이었습니다. 안철수 교수가 서울시장 출마를 고민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박원순 변호사도 9월10일쯤 서울시장 출마 기자회견을 하겠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안철수는 자신의 서울시장 출마 보도 이후에 고민은 하고 있지만 조만간 거취를 밝히겠다고 해서 9월10일 전후로 두 사람이 각자 서울시장에 대한 출마 여부를 발표할 것으로 보였습니다. 백두대간 종주를 하던 박원순 변호사는 9월6일 서울로 올라왔고 오후 2시경 안철수와 만났습니다. 그 후 오후 4시에 안철수는 짧은 기자회견를 통해 자신의 지지에는 감사하지만 박원순 변호사를 지지하겠다는 의미의 발언을 통해 단일화를 밝혔습니다. 박원순이 안철수와 만나고 난 뒤 3시경 한명숙 전 총리와도 만났기 때문에 사실 박원순과 안철수의 단일화 과정은 1시간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의 통합 논의는 8개월을 끌었지만 결국 무산되었고 과거 김대중, 김영삼 대통령의 야권단일후보는 국민의 열망에도 불구하고 결국 각자 출마로 귀결되었습니다. 이처럼 야권의 단일화 과정은 시간도 오래 걸리고 결론이 항상 아름답지가 않았습니다. 안철수와 박원순의 20분 대화에서 단일화가 이루어진 사실은 정치계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최단시간 단일화 기록이 될 것입니다. 박경철은 안철수와 함께 ‘청춘 콘서트’를 진행하며 높은 인기를 받았던 인물입니다. 박경철과 안철수의 우정은 단순한 연령을 넘어선 지식인들의 교감을 보여주어 많은 사람에게 호감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안철수와 단짝처럼 붙어 다니던 박경철이 안철수의 서울시장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장에서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가 왜 눈물을 흘렸는지 사람들은 알 수가 없었습니다. ‘혹시나 단짝인 안철수가 서울시장 출마하면 떡고물이라도 떨어지는데 이제 그럴 수 없었기 때문?’이라는 말도 안 되는 헛소리도 나왔습니다. 박경철은 오마이뉴스 오연호 기자에게 그가 흘린 눈물의 의미를 밝혔습니다. “지난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오마이뉴스>(지난 1일)에 안철수 원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온 후 ‘한나라당 2중대’라는 등 수많은 조롱과 채찍을 받아야 했다. 안철수 원장도 나도 그 과정이 너무너무 힘들었다. 그런 채찍이 단일화하라는 압력이라는 것은 아는데 트위터 등에서 근거 없는 사실까지 떠돌았다. 그것을 큰 대의를 위해 참아내야 했던 과정이 힘들었다. ‘단일화’ 협상을 마치니 그런 힘들었던 순간순간들이 떠올라 울컥했다.” 안철수는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지지한 시민들의 열망을 거론했지만 사실 그가 서울시장 출마를 고민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에 오히려 안철수를 향한 안티가 더 많이 늘어났던 점을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희대의 보수 전략가 윤여준이 ‘청춘 콘서트’에 관여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새로운 제3정당을 위한 음모론’도 나왔고 박경철의 과거 발언을 통해 ‘호남 비하론’이라는 억측도 제기되었습니다. 안철수의 서울시장 출마가 확실하지 않다는 예견은 맞았지만 안철수를 둘러싼 각종 음모론과 정치 세력화 과정이라는 이야기는 모두 틀렸습니다. 그것은 안철수가 왜 서울시장 출마를 고심했는가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정치인의 구태의연한 정치 행태로 그를 바라봤기 때문입니다. [韓國/정치] - 서울시장 출마에 대한 안철수와 손석희의 차이점 “아무런 조건 없이 제가 출마하지 않겠습니다. 제가 박 변호사님을 잘 아는 사람이니까 더 이상 설명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는 변호사님의 의지가 얼마나 굳건한지 확인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안철수는 서울시장 출마에 대한 박원순의 의지와 포부를 딱 10분간 듣고 난 후 서울시장 출마를 포기했습니다. 정치계에서는 절대로 나올 수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저는 안철수의 이 발언을 듣고 눈물이 날 지경이었습니다. 매번 정치 이야기를 쓰지만 이토록 감동 있는 드라마와 같은 사건이 대한민국 정치계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충격과 희열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정치인들이 볼 때에 안철수는 미친놈입니다. 50% 지지율을 가진 사람이 5% 지지율 인물에게 단 10분간의 이야길 듣고 서울시장 출마를 선뜻 포기했기 때문입니다. “국민들이 제게 보여주신 기대는 온전히 저를 향한 게 아니라 변화의 열망이 저를 통해 투영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서울시장 보선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으며 제 삶을 믿어주신 분들에게 정직하고 성실한 삶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안철수는 자신에게 보내준 기대가 안철수 개인에 대한 맹목적인 환호가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대한민국을 더 아름답게 변화시켜달라는 국민의 요구라는 점을 인지한 안철수는 자신보다 더 굳은 의지를 갖춘 사람에게 서울시장 출마를 양보했습니다. 정치인들은 자신의 인기가 그저 자기가 잘났기 때문이라고 착각하고 오로지 자신만이 대안이고 적임자라고 우깁니다. 그래서 늘 단일화는 말도 많고 탈도 많습니다. 안철수의 서울시장 출마 포기 선언은 앞으로 야권단일화 과정의 롤모델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 이후에 정치 뉴스에서 이렇게 행복한 소식을 들은 적이 별로 없습니다. 대한민국 정치계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이런 비상식적인 일은 자주 봤으면 좋겠습니다. “대한민국 정치인이여 제발 안철수 교수의 모습을 보고 배우란 말입니다.” 아이엠피터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안철수-박원순 단일화
(서프라이즈 / 아이엠피터 / 2011-09-07)
■ 50% 지지율 안철수가 5% 지지율 박원순에게 양보한 현상
■ 20분 만에 결정된 단일화 협상
■ 시골의사 박경철이 흘린 눈물의 의미
■ 노무현 대통령 서거 이후에 보여준 ‘최고의 감동 정치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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