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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tvent_3844
    작성자 : 말캉
    추천 : 13
    조회수 : 3862
    IP : 211.187.***.162
    댓글 : 16개
    등록시간 : 2015/07/07 19:20:53
    http://todayhumor.com/?tvent_3844 모바일
    마리텔) 워낙 이은결 무편집본 얘기가 많아서 봤는데...
    물론, 다른 분들 방송도 그렇겠지만 이건 뭐 그냥 세시간동안 이은결 쇼 제대로 본 기분입니다

    사실 말이 세시간이지 영화도 세시간이면 웬만큼 재밌지 않고서야 좀 길다 싶을 수 있는데 
    이은결이 워낙에 입을 한시도 안쉬는데다가 재밌기까지 하고 아이템 준비까지 많이 해서 뭐가 훅훅 바뀌고
    중간중간 깜빡이 안켜고 들어왔다가 훅 사라지는 마술들이 많으니까 지루할 틈이 없었어요 ㅋㅋㅋㅋ

    그리고 중간에 밧줄로 했던 정적인 마술 되게 감동적이었음...... 
    이은결이 말했던 일루셔니스트라는 직업은 무대 위에서 단순히 마술을 보여주는 것만이 아닌 거기에 이야기를 입혀서 들려주는 직업이랬는데 
    이게 처음에는 확 와닿지는 않았지만 저 밧줄 마술 보니까 
    이은결이 말했던대로 마냥 없어졌다 사라지고 뭘 띄우고 변하고 이런게 다가 아닌 저런 기술들이 이야기에 입혀진 느낌?
    그런걸 확실히 느낄 수 있어서 너무 감동이었어요
    (사실 방송 내내 가볍다가 진지한 모습 보여주니까 더 멋있어 보이는게 작용하긴 했음-.-ㅋㅋ)

    제일 중요한건 방송 분량이 너무너무 아쉬운게 정말 어마무시하게 재밌는 것들이 많았는데 
    프로그램 특성상 거의 대부분이 잘려나간게 너무 아쉬웠어요
    그렇다고 비방용으로 욕을 했다거나 광고를 했다거나 이런 것도 아니고 
    서유리 상대로 했던 젓가락 마술처럼 한가지 마술이 길어지니까 어쩔 수 없이 잘라낸 것 같은데 너무 아쉽네용..ㅠㅠ
    도도 컨셉 잡은 서유리 상대로 그 도도 컨셉 깨뜨리는 능숙한 능글남 이은결이랑 
    컨셉은 도도지만 신기하니까 궁금해하는 서유리도 되게 귀여웠는데 ㅋㅋㅋㅋㅋㅋ
    본방에 나왔던 혓바닥 빼내기도 본방 보면 이전에 깔아놓는 무서운 얘기들이 되게 재밌는데 통으로 날아갔더라구요
    그게 컨셉 자체가 납량 특집으로 잡은거라 앞에 무서운 얘기 쭉 깔아놓고 클라이막스에 터뜨린건데 너무 잘려서 아쉬웠어요.....

    이제 곧 열릴 FISM 때문에 대회 준비 한다고 고생 많은 가운데 마리텔까지 준비한다고 정말 고생 많이 했을텐데 
    좋은 성과 내고 돌아와서 푹 쉰 뒤 다시 복귀해줬으면 좋겠어요! 


    The_Illusion.jpg

    20101109_1289289479_1.jpg


    말캉의 꼬릿말입니다
    내 남편이 될 사람은

    월급은 많지 않아도 너무 늦지 않게 퇴근할수 있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퇴근길에 동네 슈퍼 야채 코너에서 우연히 마주쳐 '핫~' 하고 웃으며
    저녁거리를 사들고 집까지 같이 손잡고 걸어갈 수 있었음 좋겠다

    집까지 걸어오는 동안 그날 있었던
    열 받는 사건이나 신나는 일들부터 오늘 저녁엔 뭘 해먹을지
    시시콜콜한 것까지 다 말하고 들어주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들어와서 같이 후다닥 옷 갈아입고 손만 씻고
    "아 배고파~" 해가며 한사람은 아침에 먹고 난 설거지를 덜그럭덜그럭 하고 
    또 한사람은 쌀을 씻고 양파를 까고 찌개 간도 봐주면서 
    내가 해준 밥이 최고로 맛있다며 
    엄지손가락을 들어주며 싱긋 웃어주는
    그런 싱거운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다 먹고 나선 둘 다 퍼져서 서로 설거지를 미루며
    왜 내가 오늘 설거지를 해야 하는지 서로 따지다가
    결판이 안 나면 가위 바위 보로
    가끔은 일부러 내가 모르게 져주는 너그러운 남자였으면 좋겠다

    주말 저녁이면 늦게까지 TV 채널 싸움을 하다가
    오밤중에 반바지에 슬리퍼를 끌고
    약간은 서늘한 밤바람을 맞으며 같이 DVD 빌리러 가다가
    포장마차를 발견하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뛰어가
    오뎅국물에 소주 한잔하고
    DVD 빌리러 나온 것도 잊어버린 채 도로 집으로 들어가는
    가끔은 단순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어떨 땐 귀찮게 부지런하기도 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일요일 아침 아침잠에 쥐약인 나를 깨워 옷 입혀서
    눈도 안 떠지는 날 끌고 공원으로 조깅하러 가는
    자상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오는 길에 내가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을 두개 사들고 
    "두 개 중에 너 뭐 먹을래?" 묻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약간은 구식이거나 보수적 이여도
    너그러운 마음을 가진 부모님의 아들이었으면 좋겠다

    가끔 친부모한테 하듯 농담도 하고 장난쳐도 버릇없다 안하시고 
    당신 아들 때문에 속상해하며 흉을 봐도 맞장구치며 들어주는 그런 시원시원한 부모님을 가진 사람
    피붙이 같이 느껴져 내가 살갑게 정 붙일 수 있는
    그런 부모님을 가진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아이를 좋아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그를 닮은 듯 나를 닮고 날 닮은 듯 그를 닮은 아이를
    같이 기다리고픈 그런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아이의 의견을 끝까지 참고 들어주는
    인내심 많은 아빠가 될 수 있는 사람이었음 좋겠다
    어른이 보기엔 분명 잘못된 선택이어도 미리 단정 지어 말하기보다
    아이가 스스로 깨달을 때까지 묵묵히 기다려줄 수 있는 사람

    가끔씩 약해지기도 하는 사람이었음 좋겠다
    아이들이 잠든 새벽 아내와 둘이 동네 포장마차에서 
    꼼장어에 소주 한잔 채워놓고 앉아
    아직껏 품고 있는 자기의 꿈 얘기라든지
    그리움 담긴 어릴 적 이야기라든지
    몇 년을 같이 살면서도 몰랐던 저 깊이 묻어두었던 이야기들을
    눈가에 주름 잡힌 아내와 두런두런 나누는
    그런 소박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어떤 경우에도 자신을 던져버리지 않는 
    고지식한 사람이었음 좋겠다
    무리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지켜나가는 사람
    술자리가 길어지면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 할 줄 아는 사람

    내가 그의 아내임을 의식하며 살 듯
    그도 나의 남편임을 항상 마음에 새기며 사는 사람
    내가 정말 사랑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은 그런 사람

    그런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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