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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이나 미국에도 바둑 문화가 엄청 오래되고 깊은 맛이 있는거 알지? 1900년대 초기에 일본에 유학 온 유럽 지식인들이 바둑 배워가서 유럽 바둑 단체를 만든게 조남철 9단이 한국기원 만든 거보다 최소 50년은 더됐단다. 재작년에 프랑스에서 열린 유럽 바둑축제(european go congress)에 유창혁 9단이 한국기원 소속으로 한 수 가르쳐 주러갔다가 충격받았단다. "바둑 천국에 온 거 같다고." 당시 인터뷰한 한겨레 기사 있으니까 찾아봐라.
실력은 아시아랑 게임이 안되지만 그거야 우리처럼 5살때부터 훈련시키지 않으니까 그런거고. 유럽인들은 1달씩 휴가를 받으니까 바둑팬들은 그중에 1주일을 뚝떼서 바둑 축제를 참가한다네. 참가비 18만원. 박물관 하나 빌려서 일주일 내내 바둑 두고 저녁에 맥주한잔씩 하는 축제가 벌써 30년째 계속되고 있다네.
근데 얘들 아직까지 일본바둑 밖에 모름. 혼인보 가문이 어쩌고 저쩌고 일본바둑역사 줄줄이 꽤면서 한국바둑이 최강이라 그러면 코웃음 친단다. 그래서 어쩌라고? 하면서. 왜냐면 걔네는 일본처럼 승부보다는 예술과 철학이 섞인 문화로서 받아들였기 때문이지.
지금 유럽에 가서 바둑 지도 하는 한국 기사들이 몇 명 있는데, 한국기원에서도 체제비로 일년에 2천만원 지원해주고. 그래도 중국, 일본한테는 게임이 안됨. 걔네는 아예 저 위에 얘기한 유럽바둑축제를 통째로 후원해버리니까. 프로기사들 단체로 보내서 가르치고.
이러이러 해서 내가 생각해 본건데, 유럽이나 미국에 한국바둑을 알릴때 우리가 최강이라는 소개 보다는 아시아 3국의 바둑의 특징을 고대 서양역사에 비교해서 설명하는게 가장 효과적일 거 같다.
한국 vs 일본 vs 중국 = 스파르타 vs 아테네 vs 로마
이 등식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짐.
일본 사람들이 바둑에 상호 예절에 관한 규칙을 만들고 바둑 한판에 인생이 담겼느니 하면서 과장스러운 현학적 표현들로 신비화 했고, 이건 아테네와 닮았음.
한국은 철학이고 뭐고 우리한테 바둑은 배틀일 뿐이고, 신라시대 순장바둑 부터 우리는 싸움 바둑이었는데 현대에도 그 흐름이 이어져서 혹독한 단련과 마치 아기를 절벽에 떨어뜨려서 살아남는 놈만 키우는 식으로 가혹한 입단제도, 이걸로 소수정예 만들어서 맹목적으로 세계 재패하는 게 우리의 전통이니 스파르타에 비유할 수 있고,
중국은 합리적이고 실용적으로 좋은 점만 취해서 스케일을 엄청 키움. 중국이 우리보다 합리적인게 뭐냐면 걔들도 한국처럼 처절한 경쟁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경쟁에서 떨어진 애들을 우리처럼 미생으로 버리진 않고, 대학 진학이랑 취업은 국가에서 책임지고 시켜줌. 그리고 자기들의 거대한 콜로세움에 한국의 최고 전사들을 용병으로 고용해서 싸우게함. 그러니 로마에 비유할 수 있지.
결론 : 스파르타가 제일 멋있음. 하지만 결국은 로마에게 먹히겠지. 아름다운 전설만 남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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