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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383292
    작성자 : 솔락
    추천 : 38
    조회수 : 11404
    IP : 58.141.***.139
    댓글 : 9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1/08/30 01:45:25
    원글작성시간 : 2011/08/29 19:16:03
    http://todayhumor.com/?humorbest_383292 모바일
    자우림이 계속 하위권인 두 가지 이유

    김어준이 나가수 평론에서 줄기차게 이야기하고 있는 대목이 '김윤아는 자의식과잉'입니다. 굳이 김어준이 지적하지 않았다 할지라도 자우림에 관심을 갖고 있는 분들이라면 이러한 평가는 한번씩 들어보셨을 겁니다. 쉽게 말해 자뻑 좀 쩐다는 이야기죠, 뭐.

    그 전에 전제로 해야 할게 나가수는 더 이상 가수들의 노래 실력을 평가하는 장이 아니란 겁니다. 애초에 기술적으로 투표하던 방청객들이 이제는 정치적으로 투표하고 있죠. 다들 잘 아시는 대목일 겁니다. 때문에 김윤아 혹은 자우림의 노래/연주실력이 이렇다 저렇다 이야기하는건 자우림이 계속 하위권을 맴도는 걸 설명하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앞서 이야기했듯 김윤아는 자의식이 굉장히 강한 사람입니다. 때문에 남 앞에서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거의 없죠. 항상 당당합니다. 봤을때 멋진 사람이에요. 물론 얼굴도 예쁘구요. 이걸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그걸 넘어 인간적인 매력은 크게 다가오지 않아요. 약점이 없어 보이는 사람에겐 연민도 생기지 않을 뿐더러 동질감도 느끼기 힘드니까요.

    그렇다고 해서 임재범이나 인순이가 그랬던 것처럼 방청객들의 마음을 뒤흔들만한 개인사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기껏해야 검색해봐도 치과의사 남편을 둔 애기엄마 정도가 찾을 수 있는 유일한 개인사에요. 이건 당연한거죠. 방어기제가 강한 사람은 과거를 뒤져봐도 인간냄새가 나는 기록이 별로 없거든요.

    이게 첫번째 이유입니다. 김윤아로부터 인간적인 매력을 발견하기 힘들다.

    김어준 이야기를 한 번만 더 할게요. 그는 계속 김윤아에게 망가질 것을 주문합니다. 아주 간단하고 확실한 해결책이죠. 시청자들에게 심리적 안도감을 줘야 합니다. '김윤아에게 저런 면도 있었네?'라는 평가가 잘 된 편곡보다 오히려 더 높은 순위를 보장할 겁니다.

    어떻게 망가져야 할지는 본인이 고민해야 할 문제이지만 정 그게 힘들다면 적어도 멤버들 혹은 매니저를 상대로 좀 징징대는 것도 괜찮을거에요.

    두번째 문제는 선곡/편곡에 있습니다.

    지금까지 나가수 경연에서 불렀던 빠른 템포의 곡들은 자우림이 아주 잘 하는 것들 중 하나입니다. 저도 예전에 올림픽공원에서 했던 자우림 콘서트에 갔다 온 적이 있는데 아주 신났어요. 그런데 경연에서 하면 이야기가 좀 달라집니다. 콘서트장에서는 그래도 되거든요. 어차피 콘서트장을 찾는 대부분은 자우림의 팬이니까요. 그래서 김윤아의 당당하고 때로는 좀 위압적인 카리스마도 얼마든지 수용해 줄 수 있는 겁니다. 그런데 관객의 연령대가 넓어져버리고 非자우림팬들이 많아진 경우라면 어떨까요? 게다가 그들의 공연 앞뒤로 기라성같은 가수들이 나와서 노래를 부른다면요?

    관객들은 이렇게 느낄지도 모릅니다. '몰라 쟤 뭐야 무서워'

    혹시 자우림이 노래하는 빠른 템포의 곡들을 들으면서 선동가를 연상하신 경험이 있으신가요? 전 자우림의 노래에서 그런 이미지를 자주 봅니다. 자우림이 가지는 특징이자 매력이죠. 그런데 이게 좋은 방향으로 작용하면 카리스마가 되는데 나쁜 방향으로 흐르면 듣는 사람을 상당히 피곤하게 만듭니다. 게다가 위에서 이야기했듯이 심리적 유대감조차 아직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강요로 들릴 위험도 있죠. 그런데 매주 그런 스타일의 노래만 합니다.

    순위 상승을 위해선 스타일의 변경이 절실해 보입니다. 아래에 어느 분께서 쓰신 글이 그 하나의 해답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김윤아의 솔로 앨범을 들어보면 그 넘치는 에너지를 관객들에게 쏘는 스타일이 아니라 오히려 그 에너지를 자기 자신에게 분출해서 내파하는 듯한 분위기의 곡들이 많습니다. 위험하고 퇴폐적인 스타일 말이에요. '나는 위험한 사랑을 상상한다', '담' 등등... 비록 기존의 경연에서 했던 곡들처럼 신나진 않겠지만 훨씬 더 극적인 효과를 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종종 자우림이 아니라 김윤아로 나가수에 나왔다면 어땠을까... 하는 가정을 해보게 됩니다. 물론 그런 형태로는 섭외가 안되었겠지만요.

    이제 관심을 갖고 보는건 자우림/김윤아가 과연 경연을 위해 그동안 유지해왔던 자신들의 이미지를 탈피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인데... 과연 방청객들이 그때까지 유예기간을 줄 수 있을지 그건 의문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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