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아버지는 택시운전을 하십니다. 개인택시 받은지 이제 3년 정도 되셨어요 솔직히 말하면 저희 집은 꽤나 부유해요 아버지께서 처음 택시 시작할때도 부유하지는 않지만 어려운 형편도 아니었는데 몇년전 할아버지께서 숨겨두신 (정확히 말하면 숨겨두셨다기 보단 우리가 몰랐던) 재산이 발견되서 꽤 부유한 형편이 되었어요
그래서 그런지 아버지는 절대 과속이나 신호위반등 난폭운전을 하지 않으십니다. 손님 한명이라도 더 태우려고 난폭운전 하다가 먼저 저세상 가면 기껏 물려받은돈 못쓰고 죽는거 억울해서 라도 안전운전 한다고 농담처럼 말씀 하시긴 하는데 (어쩌면 진담일수도...) 원래 원리원칙 잘 따지시는 성격이시고 평소 택시 기사 이미지 나쁜게 다 택시기사놈들이 자처한거 라면서 기사 이미지 바꾸시겠다고 노력하시는 분 이시거든요
얼마전 아버지와 간만에 외식좀 해보겠다고 아버지 차를 타고 시내에 나갔습니다. 밥먹고 마트에가서 장도 보고 이것저것 사서 집에 오는데 신호대기중에 뒤에 서있던 택시가 아버지 차를 살짝 박은 거에요 뒤에 차들도 있고 하니 길가로 빼고 살펴보는데 뒷범퍼에 살짝 뒷차 범퍼 자국만 있더라구요 사고낸 기사는 와서 보지도 않고 멀지감치 떨어져서는 달라는 대로 줄테니 지금 바로 처리하자고 하고 있었어요
"콤파운드로 문대면 지워질거 같은데 동업자끼리 박하게 굴지 말고 담배값이나 받고 쇼부 봐도 될거같지?" "근데요 아부지 저사람 와서 보지도 않고 달라는 대로 준다 하는데 좀 이상하지 않아요?" "근가? 잠시만 있어봐라"
아버지는 멀직이 떨어져 담배 피우고 있는 가해자한테 가시더만
"이 냥반이 술 드셨고만 내가 담배값이나 받고 보내줄라 했드만 안되겠네 " "거 백이든 이백이든 달라는 대로 줄테니까 받고 끝냅시다. 음주사고 나면 개인택시 쫑나는거 아시잖수" "돈이 문제가 아니여 택시기사라고 무시당하고 사는게 다 당신같은 기사들 때문이라니까"
결국 아버지는 경찰을 불러서 사고 처리를 하셨습니다. 다른 기사 아저씨들 한테 들으셨다는데 결국 그 기사는 개인택시도 못받을거 뭐하러 이짓하냐며 택시회사 그만뒀데요
한가정 밥줄 끊어놓은거 같지만 다 자기 업보라고 생각합니다.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는게 세상 이치라더라' 고 래원이 형이 그랬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