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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군인이 아침 식사용 햄버거빵에 곰팡이가 슬었는데도 그대로 먹은 충격적인 일이 발생했습니다. 조리과정이나 보관의 문제가 아니라 처음 납품할 당시부터 곰팡이가 슬어 있었습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빵에 곰팡이가 슨 것을 발견한 대대장이 병사에게 취식을 금지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아침식사로 제공하고 그것을 빌미로 군납업체에 돈을 요구해서 챙겼다는 일입니다. 이뿐만 아니라 수십만 명의 군 장병이 먹는 건빵에 쌀 함유량을 낮추고 저질 밀가루를 섞은 불량 건빵이 무려 1천2백만 봉지나 공급되었습니다. 이런 비리는 방위사업청 공무원이 군납업자로부터 돈을 받고 눈감아 주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군대를 다녀온 저는 이런 소식을 들으면 참 마음이 착잡합니다. 가뜩이나 힘든 군 생활에서 곰팡이가 슨 빵을 아침 식사로 먹고 불량 건빵을 간식으로 먹어야 할 사람이 자기 자식이었다면 과연 그렇게 했을까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1960년대 군 생활을 하신 아버지께서 저희 부대 면회 와서 했던 말씀이 ‘진짜 군대 좋아졌다. 나 군대 시절에는 너무 배가 고파 취사병을 패고 밥도 훔쳐먹었는데’라는 밥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6.25가 끝나고도 군 병력을 줄이기 어렵고 국방비가 부족해 그 당시 군대는 보급품이 엉망이었습니다. 오죽하면 논산훈련소 포스터에 나온 ‘강병육성’ 밑에 쌀밥이 그려져 있었을까요. 훈련소 장병은 정말 배가 고픕니다. 그 이유는 훈련소 자체가 워낙 많은 인원을 수용하다 보니 배식 자체를 정량보다도 적게 해주는 경향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밥을 배식받는 식기를 늘리는 방법을 동원해 식사를 조금이라도 더 받으려고 하는 병사들이 속출했고 훈련소 담장 주변에는 ‘이동 주모’라는 떡과 약과 등 먹을거리를 파는 상인도 생겨나기도 했습니다. 저희 시골은 논산훈련소 옆에 있는 연무대입니다. (논산 훈련소는 논산이 아닌 연무대에 있습니다.) 그곳에서 농사를 짓는 할아버지와 큰아버지는 훈련소 군인이 행군하는 도로나 훈련장 주변 논과 밭을 모두 팔아버리셨습니다. 그 이유는 훈련병들이 행군 나오면 밭에 있는 무와 고구마를 비롯한 농작물을 모두 훔쳐가 버렸기 때문입니다. ‘얼마나 배가 고팠을까’라는 동정심도 들지만 농사꾼 처지에서는 기가 막힐 노릇이었죠. 지금도 그렇지만 예전에 군대 간 아들을 면회가려면 고기며 전이며 온갖 맛난 음식을 바리바리 싸들고 가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군대에 가면 제대로 먹지 못해 늘 배가 고프다는 이야기를 듣고 말하기 때문이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제가 아직도 기억나는 일이 훈련소 면회 때 어머니가 싸오신 고기와 맛있는 음식들을 면회 당시에는 다 먹지 못하고 부대 복귀해서 며칠 동안 아쉬워했던 경험입니다. 군인들이 이렇게 배가 고프고 밥을 제대로 먹지 못했던 가장 큰 원인은 군납비리였습니다. 부대에는 분명히 보급품이 부족하고 부대원들이 먹을 쌀이 모자라 밥을 정량보다 적게 주고 있는데 사회에서는 군용 보급품이 돈만 주면 얼마든지 살 수 있을 정도로 넘쳐났습니다. 군대에 지급되는 보급품을 사단장부터 말단 부사관까지 모두 빼돌려 그 돈을 자신들 주머니에 챙기다 보니 군인들이 배가 고프다고 아우성이었습니다. 글을 읽으면서 이거 완전 1960년대 우리 할아버지 적 이야기라고 치부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1992년 군대 생활을 했던 저도 배고프게 훈련소 생활을 했습니다. 군대에서 허용된 음료수는 유일하게 ‘맛스타’라는 상표의 주스였습니다. 지금은 1인용 캔으로 나왔지만 제가 군 생활 하던 시절에는 분유처럼 큰 깡통이었는데, 이것을 뚫어서 8명이 쪼르륵 앉아 한 모금씩 마셨습니다. 나누어 마시다 보면 꼭 양심에 털이 난 동기 한 명이 자기 혼자 많이 마셔버리면 뒤에 있는 병사들은 맛도 못 보기 일쑤였고 보름달 빵도 인원수대로 나눠주는데 항상 모자라서 조교한테 억울하다고 하소연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훈련소의 배고픔은 자대 가서 모두 해소가 되었지만 제가 군 생활하던 시절이나 요즘이나 군납비리는 끊임없이 나오고 있습니다. 고급이 아니더라도 중급의 육류가 제공되어야 할 군대에 육우가 아닌 젖소 고기가 납품되거나 유통기한이 지나서 썩은 닭이 군인들 입으로 들어간 사례는 수없이 많습니다. 옛날 우리 할아버지, 아버지가 겪었던 똑같은 군납비리가 끊임없이 지금도 나오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군납비리만이 아닙니다. 저는 지금도 양배추 김치와 국을 먹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1992년 김치 파동이 나자 1992년 군번들은 거의 매끼 식사 때마다 양배추 김치를 먹어야 했습니다. 이렇게 군대는 남아도는 식자재를 해소하는 아주 중요한 처리 창구가 되었습니다. 군대에서 수송병으로 복무했던 저는 부식수령을 하는 차량도 운전한 경험이 있어서 부대 식자재가 뉴스처럼 모두 나쁘지 않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저희 부대는 고기가 남아 버릴 정도였고 어느 부대보다 저희 부대 식사는 맛과 양에서 최고였습니다. (특공연대라 부식비가 높았던 이유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대한민국 모든 부대가 저희 부대처럼 부식이 잘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문제입니다. 타 부대와 훈련을 많이 받았던 특성상 다른 사단이나 오지 부대를 방문하면 솔직히 “진짜 이것이 짬밥이구나!”라고 느끼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오지 부대의 경우 인근 지역에서 군납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 항상 발생하는 일이 바로 군납업자와 부대 취사장교, 주임 상사들이 서로 짜고 저질 식자재를 납품하고 돈을 받는 비리입니다. 식자재의 특성상 지역단위 조합, 특히 농협을 통하는 일이 많은데 생산농가가 문제가 아니라 이 지역조합장들이 자신들의 비자금을 만들기 위해 납품하는 군대 부식에 수매조차 하지 못하는 폐기처분 농산물을 납품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이뿐만 아니라 부대장들이 자신들의 비자금을 만들기 위해 아예 대놓고 지역단위 조합장과 식사를 하면서 돈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군대는 까라면 까는 곳입니다. 납품된 고기의 질이 나쁘다고 항의해봤자 부대장이 넘어가면 어디 하소연도 못하고 고스란히 부대원들은 주는 대로 먹어야 합니다. 군대에 가서 좋은 부식으로 잘 먹는 군인도 있고 부대장을 잘못 만나 불량 식자재로 식사하는 군인도 있습니다. 저는 한 명의 군인이라도 절대로 잘못된 음식과 부실한 식사를 하면 안 된다고 주장합니다. 재벌과 정치인 언론사 사주의 자식들은 군대도 안 가는 세상에서 누가 군대에 가고 싶어서 오고 나쁜 부대장 때문에 왜 곰팡이가 슨 빵을 먹어야 합니까? 대한민국 군인들이 무슨 죄 때문에 사회에 남아도는 음식이나 개, 돼지가 먹는 폐기처분용 빵과 개 사료용 썩은 닭을 처리하는 잔반처리반이 되어야 합니까? 아들이 군대에 가서 노심초사하는데 곰팡이 핀 빵까지 먹었다는 사실을 부모가 안다면 ‘잘난 집 자식처럼 군대 보내지 말 것’이라며 눈에서 피눈물을 쏟아낼 것입니다. 아이엠피터
대한민국 군인이 무슨 잔반처리반입니까?
(서프라이즈 / 아이엠피터 / 2011-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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