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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story_381213
    작성자 : 혓가락
    추천 : 96
    조회수 : 9045
    IP : 175.195.***.134
    댓글 : 18개
    등록시간 : 2013/05/22 20:49:30
    http://todayhumor.com/?humorstory_381213 모바일
    내 생의 독특한 여자들 시리즈 2

    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미리 죄송합니다.

     

     

     

     

    1-2

     

    어느날 나에게 그녀가 전에 없이 밝게 웃으며 말했다.

     

     

    "가락아 ! 나 1000원만 빌려줘! 더 있음 더빌려줘도 돼."

     

    "그래~ "

     

     

    지갑을 털어 잔돈을 모아 주었다.

    존나 삥뜯기는 거였다.

     

     

    나는 그게 삥뜯는 건지도 인식하지 못했다.

     

     

    주섬주섬 동전을 끌어 하얗고 긴 그 아이의 손에 털어 놓았다.

     

    그녀는 두손을 모아 내 돈들을 받아들고 가만히 돈을 바라보더니

     

    나즈막히 말하더라.

     

     

     

     

     

     

    "아무래도 너한테는 안돼겠어. 넌 착한애니까..."

     

     

     

     

     

    그녀는 두말 않고 내 책상에 새침하게 내려놓더니

     

    휙 돌아 다른 아이들에게 향했다.

     

     

     

     

    난 그제서야 알았다.

     

    아마 그녀는 빌려간 돈을 갚을 생각이 없던거란 것을.

     

     

     

     

     

     

    어느날 아침,

     

     

    그녀가 만원짜리 돈다발을 들고 싱글벙글 하는 모습을 보았다.

     

    20만원 정도의 만원짜리 지폐들.

     

     그 당시 우리 또래 어린 학생들에겐 정말 보기 힘든 큰 돈이었다.

     

    내 앞에 지폐들을 흔들거리며 그녀가 말했다.

     

     

     

     

     

    " 너- 이만큼 많은 돈 본적 있어 ?  돈벌었다~ 후후 "

     

     

     

    "와... 어디서 났어 ? 아르바이트 같은거 한거야??"

     

     

    "그런게 있어, 너같은 앤 몰라도 돼~ "

     

     

    " 어디서 난거야? 뭘 해서 번건데~ 주유소 알바 ?"

     

     

    "주유소 에서 우리 안써줘  바보 ㅋㅋㅋ 중딩이 무슨 알바야~"

     

     

    "대체 어디서 난건데~~ "

     

     

     

     

     

    궁금하기도 하고 걱정되기도 했다. 용돈 같아 보이진 않았는데

     

     

    어디서 난걸까...

     

     

     

     

    나는  집요하게 묻기 시작했다.

     

    그녀는 계속  나같은 애는 몰라도 된다며  대답해 주지 않았다.

     

     

     

     

     

     

    그리고  다시 수업시간,

     

    또 다시 엎드려 필통에 얼굴을 대고 몰래 전화를 하는 그녀였다.

     

     

     

    왠지 모를 불안한 기분과 묘한 질투와 흡사한 기분이 섞여

     

    나는 결국 안하던 질문을 좀 더 집요하게 하기 시작했다.

     

     

     

     

     

    "누구야 ? 수업시간에 그러면 어떻게, 이르지 않을거니까 차라리 문자를 해 -"

     

     

     

    그녀는 또  그 알쏭달쏭한 눈빛으로 날 쳐다보며  곧 귀찮다는 듯이 말했다.

     

     

     

     

    "문자 같은거 못해... 이사람."

     

     

    " 남자 목소린데 ... 남자친구야 ? "

     

     

    " 아니- "

     

     

    "문자를 왜 못해 ? "

     

     

    "할 줄 몰라."

     

     

    "왜 할 줄몰라 ???"

     

     

    "아 쫌!! "

     

     

     

     

    계속되는 질문에 결국 그녀가 짜증을 냈다 .

     

     

     

     

     

     

    결국 알고보니

     

    그 전화속 주인공이 바로 그 20만원 용돈을 준 장본인이었더라.

     

     

     

     

    흔히 말하던 원조교제였다.

     

     

    뉴스로 신문으로 듣기만 했던 원조교제를

     

    예쁜 내 짝꿍이 하고있다니 ...

     

     

     

     

     

     

     

    묘한 기분이 들었다.

     

    궁금했다.

     

     

    누굴까?

    만나면 뭘 할까 ?

    그 아저씬 왜 그런 큰돈을 줄까 ?

     

     

     

    아직 어려서 이해 할수 없었다, 그들이 만나서 뭘하는지 알 길이 없었다.

     

     

     

    그날은

     

    6교시가 끝날때까지 그아이에게 말을 걸 수가 없었다.

     

    충격에 휩쌓였던것 같다.

     

     

    그녀도 느꼈는지 신경쓰이는 모양이었다 .

     

    한숨 섞인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말 안하려고 했는데... 충격받았어? "

     

     

     

     

    그 표정,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그녀도 나한테 마음을 열어 줬던게 분명하다 느꼈다.

     

    내가 혹시나 충격받았는지, 본일을 이상하게 보진 않을지 걱정하는 눈치였다.

     

    그녀가 그런 눈치를 본다는 자체가

     

    나의 맘속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책임감 비슷한 감정에  더 불을 붙였던 것 같다.

     

     

     

    " 그러지마, 그거 원조교제 잖아. 전화도 이제 하지 않으면 좋겠어"

     

     

     

    아마도 그간 지어본적없는 진지하고 걱정스런 표정이었으리라.

     

     

    그녀는 조용히 침묵하더니 곧 대답했다.

     

     

     

    "... 나도 알아.. 이제 안할거야"

     

     

     

     

    사실 그 이후에 어떻게 됐는지 알지 못한다.

     

    더 묻지 않았으며, 그녀 또한 더 얘기 하지 않았다.

     

    무슨일인지 모르지만 그 다음날 그녀의 핸드폰은 부셔서 있었다.

     

    아버지가 던지셨더랜다.

     

     

     

    덕분에 더이상 수업 중 전화는 자연스럽게 끊겼다.

     

     

     

     

    -에피소드-

     

    중간고사를 앞두고 국어책에 아마 청포도  라는 시가 나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국어 시험 직전에 그녀를 미친듯이 공부시켰다.

     

     

    청포도 관련 단답형 문제가  나올 수있다고 무지하게 읽어주며 외우라 했다.

     

     

    멍한 표정으로 듣더니

     

    열심히 열내는 내가 귀엽다는듯 들어주었다.

     

     

    그리고 시험엔 어김없이 정답이 "포도" 인 단답형 문제가 나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너무나 신이 난 나는 시험이 끝나자마자 그녀에가 달려가  물었다.

     

     

     

    "청포도 나왔지? 그치? 내가 뭐랬어 답 썼어?!"

     

     

    " ㅎㅎ 응. 썻어. 야 그거 하나 썼다. 고마워"

     

     

     

     

    정말 뿌듯했다 .

     

     

     

    근데 왠걸...

     

     

     

    나중에 국어선생님이 우리반 점수 서술/단답 확인 해주시며

     

    말씀하셨다.

     

     

     

     

     

    "야, 거봉 쓴 애 누구냐, 거봉. 김민희 ?  "

     

     

     

     

     

    거봉이라니....

     

     

    거봉이라니....

     

     

    대체  청포도 그 시 어디에 거봉이 나오냐고...

     

     

     

     

     

    그 순간 조차 필통에 얼굴 베고 있던 그녀는

     

     

    나를 쳐다보며 멋적게 베시시 웃더라...

     

     

     

    "...거봉 아니야? "

     

     

     

     

     

    그날 이후로 그녀는 거봉녀로 불렸다.

     

     

     

     

    -

     

     

    이렇게 저렇게 그녀와나는 짝꿍으로 1년 남짓 지냈고

     

     

     

    학기말,

     

    그녀는 사랑하는 동네 공고 오빠와 사랑의 야반도주를 하였다.

     

     

    거봉녀 끝.

     

     

     

     

     

     

     

    2.  용녀

     

     

    같은 학년에

     

    스스로를 용이라 칭하는 여자아이들이 7명 있었다.

     

     

    그 중의 한명이 문예반이었다.

     

     

    그녀는 그녀 스스로를

     

    레드 드래곤 황녀 레지나 알헤임슈탄 어쩌고저쩌고 3세

     

    ...라고 칭했다 .

     

     

     

     

    우리가 처음 만난날 ,

     

     

    그녀는 나를 가소롭다는듯 아래위로 훑으며

     

     

     

    "나는 레드 드레곤 황녀 레지나 알헤임슈탄 어쩌고저쩌고 3세 다.

     

     미천한 인간 따위가 내게 말을 걸다니. 용기가 가상하구나"

     

     

    라고 말하더라.

     

     

     

     

     

     

     

    정말 진심으로 너무너무 흥미로웠다.

     

     

    저 아이가  진짜 저렇게 생각하고 있을까  장난일까 .

     

    궁금했다.

     

     

     

     

    빗자루같이 삐쭛삐쭉한 단발머리에

     

    뾰쪽 치켜 뜬 날카로운 눈매

     

    성우 뺨치는 드라마틱한 하이톤 목소리 ...

     

     

     

    그 옆엔 본인을 그린드래곤이라 칭하는 여자아이가 늘 함께였다.

     

    아직 그 레드드래곤 황녀가 150살밖에 안된 어린용이라

     

    돌봐중 용이 필요한데 그게 본인이라더라...

     

     

    (여담이지만 나의 짝 거봉녀는 얘들을 무지하게 싫어해서

     얘들만보면 상욕을 하며 주변에서 쫒아냈던 기억이다.  )

     

     

    거봉녀와 그 패거리들에게

     

    필요이상의 욕을 먹고 괴롭힘 당하는것 같아 조금 불쌍했다.

     

     

     

    하지만 워낙 대화가 저모양이니...

     

    친구라곤 그 그린드래곤과 다른반의 실버드래곤 등등 7명 정도였는데

     

    그 중 상태가 가장 심각한 애가 그 레드 드래곤 황녀 였다.

     

     

     

    수업시간에 수업하고 쉬는시간엔 늘 소설책만 읽는 것 같았다.

     

    가끔 체육시간에 볕 아래 기절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몸이 약했던 것 같다.

     

     

     

     

     

    그린 드래곤이 없으면 늘 온자 있는 그녀가 딱해보였고.

     

    결정적으로 거봉녀와 그 친구들이 용녀들을

     

    경멸하듯 대하는 모습에 내가 너무 미안해져서

     

     그녀의 말상대가 되어주기 시작했던것같다.

     

     

     

     

    "넌 정말 용이니 ? 정말 장난하는거야, 진짜 그렇다고 생각하는거야?"

     

     

    "하찮은 인간따위가 나의 존재를 의심하는거냐 ? "

     

     

     

    이런 대화를 주기적으로 이어갔고,

     

    특변활동시간엔 좀더 많은 대화를 주고 받았다.

     

     

     

    어느날이었다.

     

    특별활돌 시간이었다.

     

     

    선생님이 늦으시고

     

    아이들 몇몇은 그 틈을 타 밖으로 나가 놀고 있었다.

     

     

    교실엔 그녀와 나, 그리고 그린 드래곤과 또 한 학생 까지 4명이 앉아있었다.

     

     

    여느때와 같이 나는 먼저 그녀에게 다가가 인사했다.

     

    나는 아마 시덥잖은 농담을 하며 장난 친 것으로 기억한다.

     

     

     

    그때 

     

    그녀가 갑자기 눈빛을 바꿨다.

     

     

    성인영화에 나오는 그 노골적인 표정을 짓더라.

     

     

    몸을 의자 뒤로 제끼면서 다리를 벌렸다.

     

     

     

     

     

    "나랑 하고 싶어? "

     

     

     

     

     

    충격 그 자체 였다.

     

     

     

     

     

    나는 뭐라 할 말을 잊고 입을 딱벌리고 그녀를 쳐다봤다.

     

    치마 속으로 훤히 보이는 허벅지 속살이며

     

    속옷이 보이는것도 아랑곳 하지 않았다.

     

     

    옆의 다른 친구도 놀란 표정이었다.

     

     

    교실엔 순간의 쇼크에 의한 정적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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