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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380704
    작성자 : ^^Ω
    추천 : 0
    조회수 : 516
    IP : 211.246.***.159
    댓글 : 8개
    등록시간 : 2012/08/11 00:16:10
    http://todayhumor.com/?gomin_380704 모바일
    그 사람을 만난게 제잘못같아요

    저는 6살 연상의 남자친구를 1년정도 만나고 있어요

    첫인상은 조용하고... 내성적이고... 소극적으로 보였어요

    하지만 만나면 만날수록 그런 조용함속에서 성실함, 자기일에 대한 자부심과 열정이 보였어요

    그런 모습이 좋게보여서 사귀게됐어요

     

    하지만 은근히 성격있고 고집있고 자존심이 센 사람이더라구요.. 약간 철이 없기도 하고...

    그래도 만났어요 좋아하는 마음으로 이해할 수 있었으니까요

     

    근데요 시간이 갈수록 그만둬야하나... 이런 생각이 들어요

     

    몇번이나 이별을 결심했었고,

    헤어져야겠다 생각할때마다... 남자친구는 어떻게 알았는지

    저를 붙잡았어요. 네가 아니면 안된다고... 못산다고...

     

    근데 막상 사이가 다시 좋아지고 만나다보면

    그런 말을 해요.

    '아니다 싶으면 여기서 그만둬야지.', '우린 아직 서류상으로는 남이야...' 같은 말을요

    헤어지자고하면 또 잡으면서...

     

    그리고 요즘엔 자꾸 그 사람의 단점을 좋게 생각하기가 힘들어져요.

    급한 성격때문에 말을 어눌하게 한다던지,

    맞춤법이 몇군데... 좀 많이 틀린 일기장을 몰래 봤을때라던지,

    간단한 사칙연산의 수학문제를 풀면서도 조금 힘들어한다던지,

    친구와 다투고 들어와서 계속 속상해하면서 저한테까지 그 기분나쁨을 표현할때라던지...

     

    저는요.. 남의 이야기를 들어주는걸 아주 좋아해요.

    철이 일찍들어서 그런지 힘들다는말은 절대 안해요.

    안좋은일 생겨도 혼자 끙끙대고 좀 지나면 털고

    힘들다고 말하는건 남한테 내 무거운 짐을 주는거라고 생각해요.

     

    근데 저도 사람인지라... 남한테는 이야기 못해도 남자친구한테는 기대고싶잖아요.

    내가 유일하게 마음의 짐을 덜 수 있는 사람이고...

    하지만 남자친구는 들어주고 받아주고 위로해주는건 잘 못하고

    자기 힘든것, 고민거리등을 받아주고 들어주길바라는 사람이구요.

     

    그렇다고 아예 못하는건 아니에요

    제가 제 입으로 직접

    "나 오늘 이런 일이 있었어, 울고싶어, 위로해줘. 이럴땐 그냥 안아주고 토닥여주면 다 풀릴거야"

    이렇게 말해야 그렇게 해줘요.

    제가 바라는 사람은 나를 잘 봐주고, 알아주고, 인정해주고, 어른스러운 사람이에요.

    힘들어도 내색하지않고, 다 들어줄 수 있는 사람요.

     

    요즘엔 자꾸 이런 생각이 들어요.

    '내가 꿈꾸고 바라던 결혼생활은 이게 아닌데....'

     

    저랑 10년을 넘게 알고지내온 친구는 이렇게 말하더라구요

    네 남자친구는 지금까지 조금 까탈스럽고 귀찮은 여자를 만났던것같다.

    하지만 넌 그 사람을 귀찮게하지도않고, 짜증내지도않고, 다 받아주고, 챙겨주고 어른스러우니까

    너를 만나고있는것같다.

     

    맞아요, 그런것같다고 인정했어요.

    제가 생각해도 그런것같아요.

     

    지금 이 사람... 그러니까 이런 사람을 만나고있는게

    다 제 잘못같아요. 내가 잘나지못해서 이런 사람 만나나...

    내가 사람보는눈이 틀렸었나....

    4년을 사회생활을 하면서 어느정도 사람 볼 줄은 안다고 생각했는데

    제 착각이었나봐요.

     

    남자친구가 나쁜사람은 아니에요

    술, 담배, 여자, 게임을 좋아하지않으니 그런 문제로 싸우지도않아요.

    그냥 조금 부족한점이 보일뿐이에요.

    제가 가르쳐주고 지켜봐주면 잘하구요,

     

    어제는 이런 질문을 하더라구요.

    아직도 자길 보면 떨리고 설레이냐고

    그래서 저는 항상 설레이진않고.. 한번씩 그런 행동을 할때 설레인다고 대답했더니

    좀 서운해하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물었어요.

    날 보면 항상 설레이냐고...

    아니래요. 저를 처음 만났을때부터 설레이고 떨렸던적은 없었대요.

     

    남자친구와 저는 지금 상견례를 한 상태이구요

    내년봄에 결혼날짜 잡고있어요

    지금은 같이 지내고있습니다.

    저 어떡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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