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 김형우 기자]
17일 이른 오전 나영석PD에게 전화를 걸었다. 받자마자 나영석PD의 말 "왜 돈 필요해? 30억 받는다는데 좀 빌려줄까?".
나영석PD는 어찌보면 매우 심각한 이적설 보도에도 불구, 이처럼 유쾌하게 받아쳤다. "연예인들이 왜 트위터를 하는지 이제야 알 것 같다"고도 말했다. '1박2일'과 관련 외부 접촉 금지령이 내려진 나영석PD의 속마음을 솔직하게 대변해준 말이다.
나영석PD 루머는 강호동 하차설과 함께 최근들어 방송가에 급격히 떠돌았다. "나영석PD가 '1박2일'을 떠나 CJ로 가기로 마음을 먹었고 이에 강호동 등 멤버들이 하차를 결심하게 됐다"는 것이 골자다. 이 루머에 따르면 멤버들의 이탈이 나영석PD의 이적으로 인한 것이 된다.
나영석PD는 현재 외부와의 접촉을 거의 하지 않고 있다. 강호동 하차와 관련돼 괜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판단에 외부와의 접촉을 끊었다. KBS 예능국에서도 나영석PD의 외부 접촉을 최소화하라고 주의했다. 나영석PD가 계속된 소문에도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지 못한 이유다.
그런 와중에도 기자는 나영석PD와 간간히 연락을 주고 받았다. 강호동 하차설 최초보도 하루 전 전화로 이 루머에 대해 주고 받았다. "소문이 어떻게 났느냐. 나도 어제 그 루머를 들었다. 종편행 러시도 끝난 마당에 왜 그런 소문이 나는지 의아하다"며 "걱정마라. 1박2일 계속간다"고 너끈하게 받아넘겼다.
강호동 하차설 최초보도 날 늦은 밤에도 나영석PD와 전화 통화를 했다. 나영석PD에게 외부접촉금지령이 떨어진 날이지만 나영석PD와의 친분(?)을 이용한 기자의 막무가내 통화였다. "내가 현재 공식적으로 입을 열지 못하니 그건 이해해달라"는 전제로 시작된 통화는 수십분이 넘게 걸렸다. 나영석PD는 "내가 움직일래야 움직일 수 있겠느냐. 전국민이 다 보고 있다. 큰일이 난다"며 "'1박2일' 안떠난다. 어디서 그런 소문을 자꾸 내는지 답답하다"고 하소연도 했다. 나영석PD는 자신의 이적설보다 "강호동 하차설로 인해 '1박2일'에 데미지가 갈까 두렵다. 그 데미지를 줄여야 하는데 그게 가장 큰 고민이다"고 오히려 프로그램에 대한 걱정과 애정을 드러냈다.
기자는 계속된 이적설에 최측근의 말을 인용 나영석PD의 이적이 사실이 아님을 줄곧 기사화했다. 실상 이 기사의 대부분의 말들은 나영석PD의 말이었다. 나영석PD의 입장을 고려해 최측근으로 돌려 말한 것이다.
나영석PD와 고향선후배이자 매우 절친한 사이인 이명한PD 루머의 희생자다. "이명한PD가 나영석PD를 데려가려 한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이명한PD는 "내가 영석이 주인도 아니고 말이되느냐"며 "영석이의 현 심정은 '1박2일'을 지킨다는 것이다. 적어도 '1박2일'이 있는 한 움직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한PD는 현재 CJ에서 새 프로그램 준비 중이다.
뉴스엔의 해명 기사가 나오자 소문이 이상한 방향으로 흘렀다. "나영석PD가 이적을 결심해놓고 주위를 속이고 있다. 자기가 대놓고 가겠다고 말하겠느냐. 주요 작가진도 함께 움직인다."는 소문이다. 루머라고 치부하기에도 이상할 정도 나영석PD 발목을 잡는 고약한 모양새였다. 일각 우려대로 "'작전세력'이 있는 것 같다"는 의심을 해도 충분한 흐름인 셈이다.
16일 '1박2일' 김대주 작가를 만났다. "김대주 작가도 간다며?"라고 농담을 던졌다. "푸하하하하. 그럼 나 투잡 뛰는거예요?". 김대주 작가의 첫 반응이었다. 김대주 작가는 "그런 이야기는 기자님한테 처음 듣는다"고 덧붙였다. '1박2일' 최재영 작가도 며칠 전 "내가 뭐라고 말하기 힘든 부분이지만 나영석PD가 아니라면 아닌 것이 맞다"고 말했다. 작가들도 처음 들어보는 이야기가 마치 사실인냥 떠돈 셈이다.
사담이지만 나영석PD와 기자는 나름 친분이 깊다면 깊다. 나영석PD가 어떤 사람인지는 어느정도는 파악하고 있다. 기자가 기자의 기자 생활을 걸고라도 확실히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있다. "'1박2일'이 있는 한 나영석PD는 안 떠난다"라는 것이다. 다음 루머는 또 어떻게 나올까. 그저 추측성 루머라면 다행이지만 일각의 시선대로 '작전세력'이 있는 것이라면 이젠 그만 나영석PD와 '1박2일' 흔들기를 그만둬야 할때다.
김형우 기자 cox109@
http://news.nate.com/view/20110817n06724 나영석 PD "'1박' 안 떠납니다!"
http://news.nate.com/view/20110817n05470 는 언론에 농락당하기류 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