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내가 그녀를 처음 본 순간에도 이미 그녀는
다른 남자의 아내였었지
하지만 그건 내게 별로 중요하지 않았어
왜냐하면 진정한 사랑은 언제나 상상속에서만 가능한 법이니까
난 멈출수가 없었어 이미 내 영혼은 그녀의 곁을
맴돌고 있었기 때문에]
2.
일이 끝나고 집으로 가는길...
쓸쓸한 가로등은 도시를 비추고...난 그 조명에 맞는 쓸쓸한 발걸음을..
메마른 아스팔트위로 한발자욱씩 떼어놓는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언제나 처량맞고 내 자신이 고독해 보이지만..
하지만..그렇지만..어쩌리..
내 외로움을 함께 해줄 사람은 없는걸...
오늘도 평소처럼..집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내가 일을 끝내고 집으로 가는 시간은 새벽 3시...
큰길가엔 가끔 차가 지나다니는 소리만이 허공을 메우고...
작은 골목길엔..작은 내 발걸음 소리만이 허공을 메우는 시간...
모든 집에서도 불빛하나 새 나오지 않고..가끔..가로등이 나가는 날이면..
별빛만에 의지해 앞으로 나가야 하는..그런 시간...
난 오늘도 그 시간에 집으로 향하고 있다..
그때 힘없는 내 발걸음을 잡아멈춘건 어느 한 가정집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이었다..
가려진 커텐틈 사이로 새어나오는 불빛.. 상당히 이시간에 오랫만에 보는 불빛이라..
난 나도 모르게 그 커텐틈 사이에 시선을 맞추게 되었고...
그때..난..한 여자를 보게되었다...
단아하게 묶어올린 머리와..청순한 잠옷을 입고...한 남자의 품에 안겨 있는...
....순간 마음이 울컥해오는 느낌..아니...그것보다..조금더 진한..느낌..
한쪽가슴이 저려오는..그런느낌..아련하지도 않고...찌릿하지도 않지만..
커다란 칼로 가슴을 후벼내는..그런 느낌이었다...
뭔가 이상했다..처음 보는 한..평범하기 그지 없는 광경에..난..
가슴을 아파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건..시작에 불과했다....
3.
그후로 몇일간을 생각을 했다..
지금 내 가슴앓이는 무엇 때문인지...
무엇때문에 내가 이리도 아파하고 있는지...
그렇게 밤낮으로 고민을 한 끝에 내가 내게 줄수 있었던 대답은..
사랑..이란것이었다...
처음본..여자를..그것도..유부녀를..난 사랑하게 된것이라고..
그렇게..대답할수 밖에 없었다..
첫눈에 반한..사랑...참 우스웠다...
하지만..왠지 이런대답을 내게 내리고 난후 가슴이 편해졌다...
그렇게..난..사랑에 빠졌다...
4.
까맣게 어둠만이 자리한 방에..
그녀가 내 앞에 서있다...
아스라이한 달빛이 창가를 스치며..커튼을 지나쳐..자신의 잔광[孱光]을..남기며..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지만..그녀는 그런 달빛에는 아무런 감흥 없이..
날 바라보고 있다...
나는 손을 뻗어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내 손길이 그녀의 눈가를 스치자 그녀는 눈을 감았고..
그런 그녀의 눈을 거쳐 코를 스치며 그녀의 숨을 느꼈고..
그녀의 턱선을 거쳐 입술가까이 손을 했을때..
내 손보다는 내 입술이 먼저 그녀의 입술을 만지고 있었다..
난 그녀의 입술에 내 입술을 포갠채로 서서히 손을내려 그녀의 어깨에 걸쳐져있던
얇은 실크 원피스의 끈을 양쪽으로 제꼈고..
옷이 스르르 내려감과 동시에 그녀의 몸은..태초의 모습을 만들어 냈다..
난 입술을 떼고 한걸음 떨어져 그녀의 어깨를 잡았다..
달빛의 잔광이 그녀의 몸을 만지는것조차 아까웠던 나는...
몸을 돌려 빛을 막은채 그녀를 안는다..
따스한..그녀의 온기가 느껴짐과 함께...
난..눈을 뜬다..
"하아아..."
"...."
"...꿈이었군.."
난 담배를 한가치 꺼내어..물고..불을 붙였다...
연기가 내 몸으로 빨려들어갔다가 다시 나오는 순간..
난 그제서야 내 온몸이 땀으로 흥건히 젖어있다는걸 느꼈다..
그와 동시에 드는 생각..
아쉽다..
그녀를 느끼고 싶다..
라는 생각...
그렇지만..내겐 불가능 한일...
이젠..이젠..
꿈에서라도 그녀를 완벽히 느낄수 있다면..
난 어느덧 필터까지 타 들어간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끈후에..
다시 잠을 청하려 누워본다...
4.
그녀를 처음본 그날부터 꽤나 많은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난 상상속에서만 그녀를 감상할수 있을뿐...
실제로 내게 주어진건...
집으로 오가며..가끔 보이는 커텐사이의 그녀일뿐....
난..그런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는순간마다..발이 땅에 붙은듯..
떨어지지 않았다...
하핫..
몇번을 내 자신에게 돌아서라고.. 이건 아니라고..말을하지만..
내 눈은 그녀에게서 멀어지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더 크게 치켜뜨고..조금이라도 그녀를 자세히 기억에 담으려는듯..
발악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그녀를 지켜보는것만이라도 오래 하고 싶었던 내 몸이지만..
시간은 그것조차 잠시밖엔 허락해주지 않고..
다음을 기약하고 돌아서는 내 등뒤엔...
그 자리에 떨어진 내 눈물자욱만이..내 처참함을 바라보고 있었다..
5.
그후로 그녀를 잊어보려 노력했다..
그건 아니었으니..이루어 질수 없는 사랑은..사랑이 될수 없으니..
하지만..다른 여자를 만나보고...
미칠듯이 술에 취해 살아도...그녀를 잊을수 없었다..
아니..오히려..더 선명해 지는듯했다...
그녀를 기다리는동안.. 까맣게 타버린 내 가슴은..더이상..꽃을 피울수 없는가보다..
굳게..굳게만 닫혀있는 내 가슴엔..사랑이라는 꽃대신..
차가운 바람만이 냉소적인 미소를 흘리며 불고 있다..
6.
깨끗히 정돈된 내방..
수많은 촛불과.. 수많은 꽃들로 장식해 놓은..내방..
달빛이 우리를 잘 볼수있게 커튼을 양쪽으로 묶어 놓고...
유리로된 테이블 위엔..와인잔과 함께 와인을 준비해 놓았지만...
그녀를 위해 준비했던 꽃들은 어느새 시들어 있고..
그런 내 모습에 난 또다시 술잔을 비우며..힘없이 웃었다...
오늘밤을 위해..우리의 조촐한 파티를 위해..준비했던 초들을 하나씩 끄고..
술기운에..그대로 침대위로 쓰러진난...
또 다시..눈을 감고..
상상속으로 그녀를 초대하려한다...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Amen.."
http://www.cyworld.com/joddo645
글이란 벽돌로 집을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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