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글
http://todayhumor.com/?bestofbest_352061
기억하시는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남자로 안느껴진다는 여자친구와 여행가서 술김에 글 남긴 글쓴이입니다.
댓글 달아주신 분들 답을 해드리진 못했지만 댓글 하나하나 읽어보고 많이 생각해봤습니다.
큰 위로를 받았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여행을 다녀와서 베오베로 갔다는 걸 확인하고 댓글이나 답글을 남길까 생각도 해 봤지만 상황이 많은분들이 조언해주신 것과는 다르게 흘러가서 글을 남기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제서야 힘든 연애를 끝내고, 제 얘기를 들어주고 자기 일처럼 직언해주신 많은 분들이 계신 오유라는 공간에 답글을 남기고 싶어져 이렇게 다시 찾아왔습니다.
좀 푸념글이 될거같은데 불편하신 분들께는 미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그동안의 제 얘기를 조금 하자면 여행을 다녀오고 조금씩 마음의 준비를 했습니다. 머리로는 이해하고 헤어지는게 좋다라고 알고는 있지만 마음으로는 아직 더 해주고싶고 혹시 바뀌지 않을까 하는 부분이 있었어요.
지난 3개월은 댓글 남겨주신 분들이 얘기를 들으면 정말 호구로구나 할 정도라고 생각이 드네요, 이제 돌이켜보면..
애정을 구걸하고 있는 나 자신의 모습과 그럴때 여자친구의 반응을 보면 표현을 하지 못했지만 정말 참담한 심정이었어요.
손을 잡고 싶어 내밀면 덥다,불편하다 뿌리쳐지고, 가벼운 포옹을 요구할때 썩는 표정 몸짓 하나하나
이렇게 연애를 해야하나 자존감은 점점 바닥을 치더라고요. 그래서 헤어지자 요구를 여행후 1개월차에 했어요.
알았다는 답이 오고 이틀 후에 정말 헤어질거야? 하는 선톡 하나에 저는 다시 희망을 품고 다시 만나자 꽃다발을 들고 찾아갔네요.
너는 나를 안좋아하는거같다. 같이 있는게 더 외로웠다. 하는 고백에 그녀는 내가 노력해보겠다. 하고 답을 하더라고요. 전 믿었어요.
연애를 이어갔지만 그대로이더라고요. 저와 있을때 항상 무표정하던 그녀는 다른사람, 처음보는 종업원에게 천사처럼 웃으며 대하더라고요.
데이트를 하고 집으로 오는길에 드는 생각은 항상 '이 여자는 왜 나랑 연애를 할까?'하는 의문뿐이었어요.
그리고 점점 여자친구한테 하는 노력들에 대해서 회의감이 들었어요. 이 여자가 바뀔 가능성이 낮다. 그래서 만나는 시간을 줄이고 저를 위해 시간을 쓰고, 운동을 다니고 했어요.
그러다가 제가 몸살로 몸이 거의 최악수준으로 나빴던 적이 있었어요. 퇴근후 일찍 들어가 저녁먹고 바로 잠들었는데 새벽에 물마시러 일어나다가 기절하며 쓰러져 입술이 찢어지고 얼굴에 타박상이 나고 엉망이었어요.
그래서 아프고 힘들다 얼굴이 엉망이되서 만나지도 못하겠고 우울하다 했더니 며칠 후, 노력하기 그만하고싶다, 서로 행복하지 못한거같다. 헤어지자 하더라고요. 카톡으로 ㅎㅎ
마음이나 몸이나 바닥으로 힘들때 이렇게 통보를 해오다니 화도 나고 어이도 없고 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외려 먼저 선을 끊어줘서 고마운 마음마져 드네요.
정말 호구같은 연애를 했구나 하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저는 마음을 제 나름 최선을 다해 전달했고 해볼수 있을만큼 다 했다고 생각해서 후련하기까지 하네요 이제는.
당분간 연애생각은 나지 않을거 같지만 다시 하게된다면 서로 정말 좋아해줄수 있는 사람과 연애를 하고싶네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