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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bestofbest_37777
    작성자 : 청아한
    추천 : 162
    조회수 : 11339
    IP : 117.17.***.201
    댓글 : 32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0/06/25 15:32:44
    원글작성시간 : 2010/06/25 02:03:20
    http://todayhumor.com/?bestofbest_37777 모바일
    납치 당할 뻔한 것 같아요..(유머글아니에요 죄송합니다.)
    (긴 글입니다.
    원래는 자게에 올렸는데, 어떤 분께서 많이들 보시게 유게에 올리라고 하시더라구요.
    양해 부탁드려요;)


    도시괴담 비슷하게 여기저기서 들려오던 납치 사건들...
    전 그게 진짜로 저에게 일어날 거라곤 생각도 못했습니다.

    21세 여자입니다. 물론 대학생이구요, 그날은 6월 15일.
    알바로 하고 있는 과외가 그날따라 일찍 끝났습니다.
    보통 학교 정문에 9:40 에 도착하는데, 그날은 9:10 쯤 도착했거든요.
    참고로 기숙사 살고 있어요.

    저희 학교 정문 앞으로는 정말 많은 차가 지나다녀요.
    아파트도 있고, 아주 어둡진 않구요. 9:40 이면 그렇게 늦은 시간도 아니잖아요, 요즘은.
    학교 앞에 유흥가가 즐비하게 있는 것도 아니구..
    항상 학교 쪽 오면 안심하게 되거든요.

    엠피쓰리를 들으면서 학교 정문으로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누가 자꾸 절 부르는 소리가 작게 들렸어요. 이름보다는, 그냥 지나가는 사람 부르는 식으로요.
    옆을 보았죠. "아가씨?" 하고 계속해서 저한테 손짓을 하시는, 어떤 아저씨가 계셨습니다.
    정문 앞에 세워진 완전 멋진- 검은 차를 타구, 조수석 창문을 내리셨더라구요.
    평소에 아빠께서 하신 말씀이 생각났어요.
    '운전자가 진짜 용건이 있다면 내려서 얘기하는 게 예의다. 안에 있는 사람하고는 이야기 하지 말아라.'
    요즘 하도 뒤숭숭하니까 아빠께서 딸걱정에 하신 얘기죠.
    그 차에 다가가지 않았습니다. 한 1.5m 옆으로 떨어졌나? 네, 그랬을 거에요.
    그래도 혹시라도 정말 위급한 상황일지도 모르니 "네?저요?" 하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계속 손짓을 하시더라구요. 좀 와보라고.
    갈 리가 있나요 ㅎㅎ. 그냥 그 자리에 서서 왜그러시냐고 물었습니다.
    "내가 입이 불편해서 그런데 나 대신 전화 좀 해주쇼!"
    아저씨는 입이 비뚤어져있었어요. 음 뭐랄까 약간 구완와사처럼?
    그런데 그때 제 머리속에선 이런 생각이 들었죠.
    '응?'-'나한테 말하듯이 전화를 하면 될 거 잖아. 혼자서는 평생 전화도 안하고 사나?'
    그래서 빨리 가버리려고 "아, 저 전화 지금 안되네요. 안녕히..."
    그때 아저씨께서, 핸드폰을 창밖으로 내미시며, "아니, 아가씨것 말고 내 걸로 !"
    문제는, 제가 있는 조수석 창문이 아닌, 운전석 창문으로 핸드폰을 내미신 거에요.
    가까이 갔다가 무슨 일이 생길 지도 모른다는 직감이 들었습니다!
    그 와중에 더 무서웠던 건, 조수석 창문이 열려서 안이 보였는데,
    뒷좌석 창문들은 그 손잡이에 옷을 옷걸이에 무지 걸어놓아서 밖에서는 안을 볼 수 없었다는 겁니다..
    이쯤 되면, 의심할 만 하지 않나요??

    글로만 읽으시면, 진짜 도움이 필요한 걸 수도 있는데 너무 매정한 것 아니냐?
    라는 말씀도 많이 하실 것 같은데요.
    솔직히 여자 혼자 (마침 그때 주위에 아무도..) 그런 상황에 처하면 별 생각이 다 들죠.

    "죄송합니다!! 저 빨리 가봐야 해서요!!"
    힐 신은 발로 막 뛰려고 하는 찰나, 그 아저씨.. 고개를 휙 돌리며, "췟!" 이러시더라구요.
    아저씨. 그땐 왜 입이 정상이신데요..?
    누가 쫓아 올 것 같아서 빠른걸음으로 막 걸었습니다.
    혹시라도 제가 달린다면 그쪽에서 제가 의심한 걸 눈치채고 해꼬지 할까 싶었거든요.
    차 안에 또 누가 있을 지도 모르잖아요?
    아니, 그런데 혹시라도 내가 도망가서 다른 여자가 나 대신 나쁜 일을 겪게 된다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할 수 있는 건 번호 외우는 것 밖에 없어서 번호판을 봤습니다.
    '허 7343'..
    기숙사 도착해서 아빠께 전화 드리자, "뭐? 허? 야, 그거 렌트카야! 뒤에 누구 안따라오냐?" ...
    렌트카라는 말을 듣자마자 더 무서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뒤로, 정말 조심하고 있어요.

    행여나 그 아저씨가 흔히 말하는 '납치범'이 아니였다고 해도.
    이렇게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기에... 진짜 여자로서 너무 무섭네요.
    다른 여자분들도 조심하시라는 뜻에서 용기내서 글 올립니다.

    아이들한테 모르는 사람은 절대 돕지 말라고 가르쳐야 할 세상이, 정말 무섭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은 분들이 보게 해주세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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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6/25 02:06:55  211.22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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