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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혜인 "세월호 추모가 죄라면 전과자 되겠다"
검찰, 집시법 위반 등으로 불구속 기소... 송경동 시인도 기소돼
▲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 추모와 무책임한 정부를 규탄하는 시민들이 5월 3일 오후 마포구 홍대입구역 부근에서 '가만히 있으라'가 적힌 손피켓과 국화꽃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 시위를 제안한 용혜인씨(경희대 정경대 3, 사진)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등을 요구하며 침묵행진 '가만히 있으라'를 제안했던 용혜인(24)씨가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 선다.
3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공공형사수사부(부장검사 김동주)는 그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위반 등으로 10월 31일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용씨가 집회·시위를 주도하면서 당초 신고한 일시와 장소, 방법 등에서 벗어나게 행동했고, 일반 시민들의 통행을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이 문제삼은 '범죄사실'은 크게 세 가지다. 용혜인씨는 5월 18일 오후 4시부터 7시까지 서울광장 주변에서 집회와 행진을 하겠다고 신고했지만 이날 오후 7시 17분에도 집회를 종료하지 않았고, 광화문광장 이순신장군 동상 앞을 점거해 오후 10시쯤까지 연좌농성을 계속했다.
또 그는 6월 10일 옥외집회·시위금지장소인 국무총리공관 경계지점에서 60미터정도 떨어진 종로구 삼청동 인도와 차도를 점거했고, 세 번에 걸친 경찰의 해산명령에 따르지 않았다. 6월 28일에는 오후 5시~8시까지 청계광장에서 집회를 연 뒤 행진하겠다고 미리 신고했으나 실제로는 중간에 행진경로를 이탈, 종로타워 주변 차로를 점거하는 바람에 차량 통행 등을 방해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그런데 용씨가 세월호참사 추모집회와 행진을 한 것은 벌써 5개월 전 일이며 기소 시점은 공교롭게도 세월호특별법 협상이 타결된 10월 31일이었다. 용씨는 3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검찰이 세월호특별법 협상 타결을 기점으로 관련 집회 참가자들을 처벌하려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지금까진 국민들이 세월호 참사에 많은 관심을 가졌던 데다 유족들이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싸워왔기에 검찰이 (기소 등을) 미뤄온 것 같다"는 얘기다. 용씨는 "저 말고도 이미 대학생 2명은 약식기소 돼 50만 원씩 벌금형을 선고받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용씨는 "기소에 굴하지 않고 계속 세월호 참사를추모하고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정권에서 세월호 희생자들 추모하는 것이 죄라면 기꺼이 전과자가 되겠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한편 검찰은 송경동(47) 시인 역시 세월호참사 관련 집회에서 현행법을 위반했다며 기소했다. 송 시인은 지난 5월 8일 청와대 인근에서, 또 같은 달 24일 청계광장에서 열린 세월호참사 추모 집회에서 신고한 집회장소에서 벗어나 차량 통행 등을 방해했고, 경찰의 해산명령에 불응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월호를 잊지 말자고 거리로 나오는 이유에 대해 용씨는 다음과 같은 말을 전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지고 한 방송사의 뉴스 앵커가 클로징 멘트로 ‘시간이 지나면 참사는 잊혀 지겠지만 교훈은 잊혀 져서는 안 된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 뒤돌아보면 참사는 잊혀지지 않고, 교훈만 잊혀진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사고들은 계속 반복되고 있다.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이 사회가 갖고 있는 문제점들, 선장과 선원들만의 문제가 아닌 다 폭로 된 문제.. 언론, 공권력, 자본의 문제가 아닌가. 지금 바꾸지 않으면 언제 바꿀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많은 분들이 이번이 아니면 바꿀 수 없고 다음에는 내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계속 관심을 가지고 세월호를 잊지 말자는 데 동참해 주셨으면 좋겠다.”
용혜인님 “이 정권에서 세월호 희생자들 추모하는 것이 죄라면 기꺼이 전과자가 되겠다”는 말 기억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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