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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여기 포게에 처음와서 쓴 인사글에 팬픽을 쓰겠다고 했었습니다. 그리고 전 약속을 지켰습니다!
... 라고 말하기에는 너무 허접하네요. 분량도 짧고...
변명을 하자면 할 얘기는 많은데(팬픽을 처음 써봤다던가, 고3이라던가, 중간에 2번 날려먹었다던가) 하지 않겠습니다.
My Little Pony
- 옥타비아 앙상블(Octavia ensemble) –
메인해튼(Manehattan)은 이퀘스티리아(Equestria)의 동쪽 끝에 있는 대도시이다.
그 규모는 이퀘스트리아의 수도인 캔틀롯(Canterlot)보다도 커서, 누구라도 처음 메인해튼에
발굽을 디디면 절로 모르게 벌어진 입이 닫히지 않는다. 다른 나라에서 선물로 지어준 거대한
자유의 포니상 이라든가 하늘 높이 솟아오른 빌딩들 이라든가 대도시에는 수도에도 볼 수 없는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이렇게 축복받은 도시에서 살 수 있다면 아마 그 어떤 포니라도 기뻐할 것임에 틀림없을 진데
메인해튼의 길거리에는 웃음을 찾아 볼 수가 없었고 모두들 자기 갈 길만 바쁘게 걸어 다녔다.
그들은 어딘가 약간 겁에 질린 듯 보였고 이따금씩 어두운 골목을 두리번거리며 혹시 누구라도
있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바삐 발굽을 놀렸다.
왜 그럴까? 어째서 그들은 길거리의 화려한 전광판도, 도심 속 공원의 아늑함도, 늘어선 빌딩들의
웅장함도 느끼지 못하는 것일까?
그 답은 메인해튼의 어두운 부분, 즉 암흑가와 관련이 있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듯이 화려한 대도시 메인해튼에도 온갖 범죄의 소굴인 암흑가가 존재한다.
그리고 각종 범죄행위로부터 얻어지는 막대한 이익을 차지하기 위해 조직들 간의 크고 작은 전쟁이 끊이지 않는다.
덕분에 메인해튼의 뒷골목은 목숨이 몇 개라도 모자랄 만큼 위험한 곳이 되었다.
그리고 그런 뒷골목에선 지금 마피아들의 전쟁이 한창이었다.
~~~~~~~~~~~~~~~~~~~~~~~~
“으아아악!”
막내 포니가 총탄을 맞고 쓰러졌다. 그러게 아직 무리라고 했건만 기어코 쫓아오더니 결국 허무하게 가버렸다.
막내뿐만 아니라 이미 여럿이 당했다. 존, 톰, 에디, 데이빗... 지금은 싸늘한 시체가 된 동료들의 이름을 뇌까려본다.
그러나 저 무자비한 놈들은 나에게 죽은 동료를 회상할 여유 따윈 주지 않았다.
“이런!”
발밑으로 수류탄이 굴러왔다. 반사적으로 뒤의 상자에 숨는다.
쾅!
귀가 멍해질 정도의 폭음 뒤에 시커먼 화약연기가 솟아올랐다.
내가 숨었던 과일상자는 더 이상 형체를 알아볼 수조차 없게 됐다.
“제길! 제길! 제길! 대체 누구야? 이딴 멍청한 계획을 세운 것은?”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사실 답은 알고 있다. 다만 그 녀석도 이미 저기 바닥에 누워있을 뿐.
처음엔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 저들이 중요한 거래를 하는 장소를 알아내었고,
그 즉시 대기 중이던 동료들을 긁어모아 미리 장소에 매복해 있었다. 우리는 매복을 함으로써
저들을 함정에 빠뜨렸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착각이었다.
우리보다 먼저 숨어있었던 저들이 튀어나와 갈겨댄 기관총이 동료들을 스치고 지나갈 때야 우리는 우리가 포위되었음을 알았다.
좁은 골목길엔 다행히 과일상자 같은 엄폐물은 많았으나 단지 그 뿐.
하나뿐인 퇴로는 물샐 틈 없이 막혀있었고 저들은 아예 작정을 했는지 탄막을 펼치며 우리의 전진을 막았다.
탄약이 한정된 우리로서는 앞으로 나아가지도 못하고 점점 막다른 길로 몰려갈 뿐이었다.
“설마 이런 곳에서 죽게 될 줄이야...”
마지막 남은 탄창도 다 써버리고 막다른 골목에 몰리고 나자 나는 전의를 상실했다.
대기 중이었던 동료들은 다 끌어 모았으니 아지트에 남은 포니는 없을 것이다.
그 말은 지금 나를 구해주러 올 동료는 아무도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크큭. 여기까지군.”
머리를 들자 은색 갈기를 뒤로 넘긴 포니가 권총을 흔들며 다가왔다.
“네놈이었냐...”
“그럼 누구인줄 알았나? 이런 완벽한 작전을 세울 수 있는 포니가, 이 몸을 빼고는 또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데?”
“작전... 이라고?”
“너희들은 아마 우리들의 거래장소를 알아냈다고 생각했겠지?
하지만 사실 그 정보는 내가 일부러 흘린 거야. 너희들을 한군데로 몰아넣기 위해서.”
“크윽...”
“하하. 그 표정 마음에 드는데? 사진으로 찍어서 집안에 장식해두고 싶을 정도군.”
녀석의 말이 끝나자마자 주변을 둘러싼 놈들이 누구랄 것 없이 웃어젖혔다.
수치심과 굴욕감으로 얼굴이 빨개졌다. 그러나 그보다는 잠시 후에 찾아올 죽음에 대한 공포로 인해 온 몸이 떨려왔다.
“이런. 사설이 너무 길었군. 슬슬 끝을 내도록 할까?”
차가운 권총의 총구가 머리를 짓누른다.
나는 질끈 눈을 감고 다가올 죽음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잊기 위해 속으로 기도를 올렸다.
그런데 그때.
“아아악!”
갑작스럽게 들린 비명에 감았던 눈을 살짝 떠보았다.
당황한 듯한 녀석의 모습과 소란스러운 무리들이 보였다.
기관총에서 불꽃을 뿜어내는 소리와 비명소리가 섞여 뭐가 뭔지 알 수가 없었다.
“괜찮나?”
가냘픈 목소리가 들렸다.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눈앞에는 단 한 포니만이 있었다.
나는 갑작스레 나타난 포니의 모습을 눈에 담으려고 자세히 살펴보았다.
검은 양복을 걸치고 오른 발굽에는 톰슨기관단총을 쥐고 검은 생머리를 길게 늘어뜨렸다.
보랏빛 눈동자는 고혹적이고 밤하늘을 닮아 푸르고 깊었으나 어쩐지 생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그리고 양복 단추에는 익숙한 무늬가 새겨져 있었다.
저것은 우리 조직의 문장이다. 그렇다면...
“설마... 옥타비아(Octavia) 아가씨이십니까?”
아가씨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시더니 잠시 동안 슬픈 표정을 지으시더니 뒤돌아서서 말하셨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해봐.”
[02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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