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엽제 전우회, 차에 가스통 매달고 참여연대 돌진
[현장] 경찰 제지·압수…시위 점점 과격화
기사입력 2010-06-17 오후 12:19:50
"어어. 막아! 막아!"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인동 참여연대 앞에서 고엽제 전우회 회원이 승합차에 LPG 가스통을 매달고 돌진하는 아찔한 광경이 펼쳐졌다.
이날 오전 300여 명의 고엽제 전우회 회원들이 참여연대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던 도중, 오전 10시 55분께 서쪽 방향 골목길에서 차량 보닛 위에 가스통을 매단 승합차가 달려왔다.
깜짝 놀란 경찰이 차량으로 달려들어 진행을 막는 동시에, 가스통을 매단 줄을 풀어 가스통을 긴급히 압수했다. 차량에는 '김정일 두둔세력 척결하자'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차량에서 내린 60대로 추정되는 운전자는 "설마 내가 진짜 터뜨리려 했겠느냐"고 해명했다.
결국 '가스통 퍼포먼스'인 셈인데 과거 극우단체들을 중심으로 '가스통 시위'가 종종 벌어졌기에 경찰은 물론 인근 주민들까지 가슴을 쓸어내려야 하는 살풍경이었다. 고엽제 전우회 회원들은 이날 참여연대 건물에 계란을 투척하기도 했다.
'참여연대 천안함 관련 유엔 서신' 논란으로 극우·보수단체들이 15일부터 연일 번갈아가며 참여연대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고, 시위 양상도 점점 과격해져 경찰은 정복 경찰 중심으로 경비를 서다 방호복으로 무장한 경찰 병력을 투입하기 시작했다.
▲ 고엽제 전우회 회원들이 참여연대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던 도중. ⓒ프레시안(최형락)
▲ 보닛에 가스통을 매단 고엽제 전우회 승합차 돌진. ⓒ프레시안(최형락)
▲ 차에서 내린 고엽제 전우회 회원 "내가 진짜 터뜨리려 했겠어?" ⓒ프레시안(최형락)
▲ 가스통이 해체된 고엽제 전우회 차량. ⓒ프레시안(최형락)
▲ 군복을 입고 시위 중인 고엽제 전우회 회원들. 경찰은 방호복으로 무장한 경비 병력을 투입했다.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최형락)
/김하영 기자,최형락 기자
▲ 경찰에 압수된 고엽제전우회의 가스통. 가스통에는 화염방사기도 달려 있다(엄지뉴스 전송사진).
ⓒ 박상규
▲ 참여연대가 유엔 안보리에 천안함 사건 관련 서한을 보낸 것에 항의하며 17일 오전 고엽제전우회 회원들이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사무실 앞에서 시위를 벌인 가운데, 경찰이 인화물질이 담긴 소주병 17개가 담긴 상자를 압수했다.
ⓒ 권우성
"이거 놔! 가서 참여연대 이놈들 다 불태워 버릴 테니까. 저리 비켜!"
정면에 가스통을 매단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의 승합차는 참여연대 사무실을 향해 돌진했다. 급하게 달려간 경찰 20여 명이 참여연대 건물 약 30미터 앞에서 차량을 저지했다. 검은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몸에 모조 권총과 총알을 두른 고엽제전우회 회원이 내렸다.
"이 미친 X들, 저리 안 비켜! 경찰이 할 일이 없어 빨갱이들을 지키고 있어?!"
이어 승합차에서 다른 회원들도 내렸다. 이들 역시 경찰에게 심한 욕설을 하며 고함을 질렀다.
"내가 빨갱이랑 총질하고 있을 때 너희들은 태어나지도 않았어! 이 XX들이, 어디서 빨갱이 편들고 있어! 죽고 싶지 않으면 비켜!"
경찰은 애원(?)하다시피 이들을 저지했다.
"선배님! 참으십시오. 말로 하세요, 말로. 이러시면 안 됩니다!"
고엽제전우회는 가스통 매달고 돌진, 경찰은 '선배님'이라 부르며 시너 압수
하지만 "선배님"은 참지 않았다. 대신 주먹으로 '후배' 경찰의 가슴을 후려쳤다.
"퍽!"
제법 큰 소리가 났다. 경찰들은 당혹스러워 했다. 그래도 '선배님'들을 연행하지는 않았다. 대신 경찰은 "아니 왜 이러세요!"라며 길을 막았다. 이어 경찰은 승합차에서 가스통을 떼어내 압수했다. 포위된 '선배'들은 가스통을 들고 사라지는 경찰을 향해 계속 "야, 그거 안 가져와! 다 폭파해 버릴 테니까, 당장 가져와! 빨갱이들 다 태워버려야 해!"라고 외쳤다.
하지만 '후배' 경찰들은 '선배님들' 가스통을 들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가스통에는 화염방사기도 달려 있었다.
<중략
"빨갱이들 불태우겠다"며 시너 투척... 그런데도 연행자는 0명
출처 : 가스통 돌진, 시너 투척... 격해지는 '참여연대 사냥' - 오마이뉴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402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