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자주 가던 신촌의 20년 전통 해장국집에서 나는 제육볶음이라는 메뉴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하지만 나는 정직하고 올곧은 사람이었기에, 해장국집에서 해장국이 아닌 다른 메뉴를 먹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었다

그러다 오늘, 드디어 일탈이라는 것을 하고야 말았다.

해장국집에서 제육볶음을 시켜버린 것이다.

주문받는 아저씨의 생글거림이 왠지 선택에 불안감을 더했다.

어쩌지? 나 미친 거 아냐? 해장국집에서 제육볶음을 시키다니...

문득 아웃백에서 국밥을 찾다가 쪽을 팔았다는 어느 처자의 이야기가 생각났다

그리고 등장한 제육볶음의 비주얼

깊은 걱정과 불신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푸짐한 양과 구성이었다

얇게 썰린 앞다리살, 당근, 양파 등의 큼직한 재료에 얇은 당면까지 더해져 눈을 호강시켰다

연이어 아저씨의 쟁반에서 내려온 쌈채소들.

아.. 김밥천국의 제육볶음과는 클라스가 다르다 !

그리고 생각보다 제육볶음 냄비 안의 구성물이 당면>>고기임을 눈치 챌 쯤 등장한

북어국느님 ㄷㄷ

마늘과 양념으로 얼얼해진 입안을 달래줄 최고의 디저트셨다

이 모든 구성이 6천원 ㅠㅠ 해장국집에서는 제육볶음을 먹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반찬은 셀프, 먹을만큼만 퍼갈 수 있도록 하자.

배추김치 깍두기에 매일 바뀌는 반찬 한가지, 구운 김 한접시다

마지막으로 이 해장국집에서 파는 해장국.

엄청난 양의 뼈와 부드러운 우거지가 일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