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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ony_37391
    작성자 : Renny
    추천 : 4
    조회수 : 290
    IP : 211.115.***.162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3/03/21 14:44:10
    http://todayhumor.com/?pony_37391 모바일
    [팬픽-에피소드 연작] FIE Ep.03-2

    Ep.03 'Over the rainbow'-2



    이른 아침부터 농장은 구경하려고 찾아온 포니들과 실제 경기에 참여할 여러 선수들이 모여들었다.  
    농장 옆 경기가 벌어질 벌판은 이미 발 디딜틈 없이 가득 차있었다. 선수로 나설 포니들은 진행본부에 모여 번호가 새겨진 티셔츠를 받았다. 물론 그 중에는 레인보우 대쉬도, 스쿠틀루도 끼어있었다. 스쿠틀루는 참가명부에 이름을 적는 대쉬를 보고는 이내 총총 걸음으로 시야에서 사라져버렸다.

    드디어 태양이 포니빌의 언덕 위로 밝게 떠오를 때쯤에, 핑키 파이가 단상위로 올라갔다.

    "안녕하십니까, 신사 숙녀 여러분! '뉴 스위트 애플 에이커'에서 벌어지는 제2회 '철의 포니 경기'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저는 핑키 파이, 공식 중계 아나운서 겸 해설자입니다!"

    사방에서 환호성이 들려왔다. 애플블룸은 조용히 관중석에 있고 싶었으나 핑키가 시상식에서 리본을 달아주는 중책을 맡겼다. 오랜만에 많은 포니들을 보니 어지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즐거웠다. 아, 여전히 마음 한구석에는 대쉬와 스쿠틀루에 대한 걱정은 점점 늘어나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미 대쉬가 스쿠틀루에게 이 경기를 통해 도전했다고 하는 소문은 이미 포니빌 전체로 퍼져, 과연 둘의 승부에서 누가 이길건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었다.

    "오, 궁금한게 있는데 왜 대회 이름이 '철의 포니'일까요? 저기 있는 선수들 중에서 다리미질을 잘할 것 같은 포니는 보이지 않는데 말이죠!  맞다, 그러고보니 아이러니(irony)하게도 오늘 내 작업복을 다리미질하지 못했어요!(Did not ironing my work clothes today!)"

    핑키는 여전히 죽지않은 입담을 선보이며 관중들의 몰입감을 더하게했다. 그리고 드디어 선수들이 경기를 진행할 종목이 밝혀졌다.

    이번 대회는 옛날 대쉬와 애플잭 둘만이 겨루던 시합과는 다르기에 기존과 같이 개별종목이 아닌, 긴 하나의 마라톤 루트에 각각의 종목을 수행하면서 통과하는 크로스 컨트리 형식이었다. 경로는 뉴 스위트 애플 에이커 농장 전체를 한바퀴 돌아 중간에 있는 호수를 수영으로 통과하고, 언덕 꼭대기의 반환점을 돌아 다시 결승점인 농장 정문까지였다.    

    "좋아요, 포니들! 준비 됐나요? 모두 출발선에 서주세요!"

    가볍게 통통 뛰며 몸을 푼 대쉬는 핑키의 말에 자신의 번호표가 새겨진 티셔츠를 한번 매만지고는 침을 꿀꺽 삼켰다. 심판으로 나선 빅 매킨토시가 신호총을 하늘 높이 들자, 모두들 고개를 수그리고 내달릴 준비를 마쳤다. 출발점에 선 선수들 사이에 짧고 무거운 긴장감이 감돌았다. 

    탕-

    출발신호가 울리고 사방에서 포니들의 환호가 농장 전체를 울릴 듯이 뒤를 따랐다. 초반 스타트부터 대쉬는 마치 울리는 함성을 저 멀리 뒤에 따돌리고 달리는 듯, 상당한 속도를 내며 농장을 질주했다. 

    "출발했습니다! 8번, 레인보우 대쉬! 출발하자마자 놀라운 속도를 보여주며 선두로 나섭니다!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는건....11번, 스쿠틀루! 역시 이번 대회는 이 두 사람의 대결이라고 봐도 무방하겠지요?"

    그 뒤를 몇몇 포니들이 추격했지만 모두들 출발선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았을 쯤에, 이미 둘은 처음으로 통과해야 될 관문 앞에 다다랐다. 진흙탕과 모래밭이 번갈아 있는 장애물이었다. 대쉬는 대수롭지 않게 몇 발자국 크게 딛고는 눈 앞에 진흙탕을 넘어 모래밭에 안정적으로 착지했다. 그리고는 최대한 보폭을 크게하여 모래밭도 무사히 통과하고는 다음 관문을 향해 내달렸다. 스쿠틀루도 스타트는 대쉬보다 조금 늦었지만, 어렵지 않게 그 뒤를 따라가며 여전히 앞서 달리고있는 대쉬를 위협했다.

    핑키는 단상 위에서 망원경으로 경기를 지켜보며 중계를 쉬지 않았다.

    "두 선수 모두 이번 경기에서 자존심을 걸고 나섰는데요. 그만큼이나 서로를 견제하며 달리고 있습니다. 현재는 레인보우 대쉬가 37.2% 앞서있습니다, 대략적으로요....그러고보니 문득 오래 전, 낙엽달리기 대회 중계가 생각나네요! 그때도 저기 레인보우 대쉬와 지금 제 옆에 있는 애플블룸의 언니, 애플잭이 좋은 경기를 보여줬습니다. 아, 물론 그때는 둘이서 싸우다가 사이좋게 꼴지로 들어왔지만요."

    애플블룸 또한 그 경기를 결승점에서 지켜본 적이 있었다. 서로 뒤엉켜 싸우느라 영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었지만서도......
     
    "말씀드리는 순간 이미 두 선수, 두번째 관문인 '나무통 사이로 통과하기'를 끝내고 세번째 관문을 위해 호수쪽으로 출발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스쿠틀루가 레인보우 대쉬를 제치고 선두로 달리고 있습니다!"


    대쉬는 적잖이 놀란 기색이다. 물론 스쿠틀루와 겨뤄본 적은 없었지만, 잠시 페이스 조절을 위해 약간 달리는 속도를 늦췄을 뿐인데 그 틈을 노리고 앞서 달리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뒤를 바짝 쫓으며 달려온 그녀에게 역전을 할 기력까지 남아있다는 것이 의아할 정도였다. 

    "너무 무리하는거 아냐, 스쿠틀루? 레이스는 아직 많이 남아있어!"

    대쉬가 스쿠틀루의 옆을 바짝 붙으며 외쳤다. 그 말을 듣는둥 마는둥하며 스쿠틀루는 속도를 더 내며 앞서나갔다. 다음 종목은 수영. 기력손실이 달리기보다 심한 관문이라 페이스 조절이 필요한 시점에서, 누가 보아도 확실히 오버페이스로 달리고 있는 그녀였다. 마치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계속 치고 나가는 스쿠틀루를 보며 대쉬는 질린듯한 표정을 지었다.

    "좋아, 마음대로 하라고. 나도 네가 이기도록 가만히 보고 있지는 않을테니까 말이야."

    스쿠틀루 또한 자신이 현재 무리하게 속도를 내고있다는 것을 깨닿고는 있었다. 벌써부터 숨이 차오르기 시작했고 눈은 침침해졌으며 내가 다리를 움직이는 건지, 아니면 다리가 저절로 움직여 나를 이끄는건지도 모를 정도로 머리는 몽롱해졌다. 하지만 멈출 수가 없었다. 그녀의 눈에는 저 앞에 나타나 자신을 따돌리고 앞서가는 그림자가 보였다. 언제나 어릴 적부터 자신이 쫓아가고 싶었지만 그럴 때마다 더욱 더 빠르게 사라지던 무지갯빛 그림자. 그 그림자의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맴도는 듯했다.

    '넌 날 잡을 수 없어, 스쿠틀루. 왜냐하면 난 이퀘스트리아에서 가장 뛰어난....'

    "닥쳐!"

    스쿠틀루는 이번에야말로 꼭 저 그림자를 잡겠다는 마음으로 이를 꽉 물었다.


    선두권을 유지하던 둘의 눈에, 수영으로 가로질러야하는 호수가 들어왔다. 스쿠틀루는 그대로 물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녀의 눈에는 오로지 자신 앞에서 저만치 달려가는 그림자만이 보일 뿐이었다. 대쉬는 스쿠틀루의 모습을 보고는 서둘러 스트레칭을 한 뒤 그녀를 뒤쫓았다.

    "여전히 선두는 11번, 스쿠틀루입니다! 그 뒤를 따르는 레인보우 대쉬! 사실은 레인보우 대쉬의 우세를 점쳤는데 스쿠틀루, 믿을 수 없는 속도로 현재 1위로 달리고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벌써부터 기권자가 나오기 시작하네요. 2차 관문까지 통과한 포니는 총 열두선수입니다."

    핑키의 중계에 경기장의 분위기는 더 뜨거워졌다. 애플블룸은 조마조마한 마음에 그녀의 옆에서 망원경을 뺏어보며 경기를 지켜보았다. 이미 호수의 절반을 가로지른 둘의 모습 뒤로 이제서야 물 속으로 뛰어드는 다른 선수들의 모습이 보였다. 모두들 벌써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대쉬도 스쿠틀루 덕분에 약간 페이스를 오버해서 호수의 반대편에 다다랐다. 뭍으로 올라와 숨을 고르고 있는 그녀의 눈에 나무 그루터기에 기대어있는 탈진한 상태의 스쿠틀루가 보였다. 출발하려는지 다시 일어섰지만 벌써 다리가 풀린 듯, 제대로 중심도 잡을 수 없는 것 같았다. 

    대쉬는 스쿠틀루에게 다가갔다.

    "스쿠틀루, 계속 뛸 수 있겠어? 넌 지금 서있기도 어려운 거 같은..."

    그녀의 몸에 손을 올리려하자, 스쿠틀루는 신경질적으로 뿌리치더니 다시 반환점이 있는 언덕길로 향하기 시작했다. 대쉬는 약간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그녀의 뒤를 따랐다. 이제 남은 코스는 언덕 꼭대기에 있는 반환점을 돌아내려와 뉴 스위트 애플 에이커의 결승점까지 도착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스쿠틀루는 언덕 꼭대기까지도 오르기 힘들어보였다.

    "마치 누구를 생각나게 할 정도로 고집불통이네."

    투덜거리는 대쉬였다.



    뉴 스위트 애플 에이커 뒤에 서있는 언덕은 오래 전 산사태때문에 그 높이가 많이 낮아졌지만, 여전히 섣불리 오르기엔 힘들 정도로 쉽지 않은 길이었다. 더군다나 수영으로 극심한 체력고갈을 겪은, 선수로 나섰던 포니들에게는 마치 죽음의 길과 같았다.

    하지만 정신없이 언덕의 중턱 쯤에 접어든 스쿠틀루의 눈에는 불과 몇 발자국 앞에서 달리고 있는 '그림자'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의 마음대로 움직여주지않는 다리를 애써 바로잡으며 이제 거의 따라잡았다고 생각했다. 조금만 더 가면 된다.....그저 조금만 더 빨리 간다면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다시는 자신의 눈 앞에 그 '그림자'는 나타나지 않겠지. 그녀는 입술에 피가 배일 정도로 꽉 깨물며 마지막 힘을 쏟아부었다. 


    세발자국...두발자국...그리고 마지막 한발자국.
    힘겹게 얼굴을 든 스쿠틀루의 시선이 자신의 앞에서 언제나 앞서 달리던 그림자로 향했다. 그곳에는 그녀가 언제나 보고싶었던 얼굴이 있었다. 화창한 무지개빛 머리칼에 항상 자신감에 찬 그 얼굴, 그리고 모든 하늘을 자유롭게 누비며 승리를 가져다주었던 빛나는 날개.....그 모든 것을 앞질러 스쿠틀루는 그 '그림자'의 눈을 바라보았다. 웃고 있었다. 비웃음도, 조롱도 아닌 언젠가 네가 나를 앞질러가게 될 날을 기다렸다고, 그것은 축하의 웃음을 머금은 눈이었다. 

    드디어 어릴적부터 넘어서고 싶었던 '그녀'를 넘어섰다! 스쿠틀루는 온 몸에 경련이 일어날 정도로 기뻤다. 그리고 그녀는 몇 발자국 떼지 못하고 언덕길 한복판에 힘없이 쓰러졌다.

    멀어져가는 의식 속에서 그녀는 활짝 웃고 있을뿐이었다.      






    스쿠틀루는 날고 있었다.

    아주 높은, 클라우드 데일도 저 아래 발굽만큼 작게 보이고 오로지 태양만이 자신을 비추고 있는 공허한 파란 공간을 '그녀'와 함께 날고 있었다.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오로지 자신과 레인보우 대쉬와의 비행을 스쿠틀루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함께 했다.

    얼마동안 그녀와 날았던지 기억나진 않지만, 대쉬는 자신의 눈 앞에서 아름답게 몸을 한바퀴 돌리더니 이내 저 아래로 하강했다. 스쿠틀루 또한 질세라, 자신이 그녀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모습- 언제나 셀 수 없이 머릿 속에 떠올리며 연습했던 포니빌의 축제가 절정에 다다를 때면 구름을 가르고 나타나 대쉬가 보여주었던 소닉 레인붐의 동작을 모방하며 급강하했다.

    찢어질 듯한 공기의 괴성이 그녀의 귓가에 울렸다. 벌써 저 앞의 대쉬는 음속의 벽을 느끼고있는지 얼굴이 약간 일그러져 있는 것도 보였다. 질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 스쿠틀루도 한껏 고개를 움츠리고 최대한 공기의 저항을 줄이기 위해 온 몸에 단단히 힘을 주었다. 서서히 얼굴이 바람때문에 일그러지고 머리와 꼬리 양쪽에서 누군가가 강하게 잡아당기는 듯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그녀 자신도 대쉬가 언젠가 말해주었던 음속의 벽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긴장감에 심장 박동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순간 강한 폭음과 함께 눈 앞이 새하얗게 변했다.


    ......성공이었다. 간발의 차로 대쉬 고유의 무지갯빛 효과가 하늘에 퍼져나간 뒤, 난생 처음보는 스쿠틀루의 오렌지빛 효과 또한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 그것에 한눈이 팔린 나머지 하마터면 땅에 그대로 처박을뻔하긴 했지만 그녀의 마음 속엔 설령 그렇게 되었다해도 여한이 없을 정도로 짜릿한 쾌감이 온몸을 감쌌다.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 대쉬를 찾는 그녀의 눈에 저 멀리 구름 위에 걸터앉아 자신을 보고있는 레인보우 대쉬가 보였다. 천천히 속도를 줄여가며 그녀도 대쉬의 옆에 멋지게 착륙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 앞발굽을 부딪친 둘은 만면에 미소를 머금고 구름 위에 벌렁 드러누웠다.

    ".....좋은 비행이었어, 스쿠틀루."

    대쉬의 칭찬에 스쿠틀루는 잠깐 숨을 고른 뒤, 최대한 자신감있는 목소리로 맞받아쳤다.

    "아직 언니만큼은 아니지.....응?!"

    레인보우 대쉬는 그 말이 들리는지 안들리는지 얼굴 가득 미소를 짓고는 서서히 사라지고 있었다. 마치 푸른 깃털 한아름이 바람에 날리듯이...스쿠틀루는 구름 위에서 사라져가는 그녀를 붙잡으려다 그만 구름에서 떨어져.....

    "아야!"

    .....꿈이었나...눈을 떠보니 해는 서쪽으로 저물어가고 있었고, 자신의 눈 앞에는 어느 익숙한 파란색의 포니가 허리를 부여잡고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꿈과 현실의 순간적인 괴리감에 스쿠틀루는 그대로 땅바닥에 주저앉아 있었다.

    "...아우...대체 뭔 휘황찬란한 꿈을 꿔 제끼는지 아주 그냥 등 위에서 난리를 치는 통에....아이고 허리야..."

    대쉬는 스쿠틀루가 쓰러진 그 곳부터 그녀를 업고 코스를 돌고 있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는 모르지만, 나머지 선수들은 죄다 언덕에서 탈락하는 통에 대쉬와 스쿠틀루만 남아있었다. 눈 앞에는 결승점이 보이고 있었고, 이대로 스쿠틀루가 누워있었다면 철의 포니는 2회 연속 대쉬의 차지였겠지만...

    "야! 스쿠틀루, 너 일부러 그런거지? 나 한번 이겨먹겠다고 꾀병부리고 쓰러진 척 한다음에 내 위에서 그 난리를 부려서 나 못뛰게 할라고...."

    "뭔 헛소리야...내 기억 속에 레인보우 대쉬는 날 태우고 온 하늘을 날아다녀도 끄떡 없었거든요?"

    스쿠틀루는 이내 자리를 털고 일어나더니 쏜살같이 결승점을 향해 내달렸다. 대쉬 또한 그 모습을 보고는 허둥지둥 일어나더니 뒤이어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스쿠틀루의 부활로 레인보우 대쉬의 독무대로 보였던 제 2회 철의 포니 경기는 절정으로 치달았고, 핑키의 목소리도 점차 높아지며 관중들의 흥을 돋구었다. 

    "스쿠틀루! 갑자기 부활하더니 매서운 속도로 결승점으로 치고 들어옵니다! 과연 2회 철의 포니는 스쿠틀루가 차지하는 건가요? 아니면 타이틀을 가지고있던 레인보우 대쉬가!..."


    모든 관중이 침을 꿀꺽 삼키고, 핑키는 테이블을 내리치며 마지막 클라이막스의 끝을 알리는 열변을 토하던, 바로 그 순간 스쿠틀루의 눈에는 잠시동안 세상의 모든 것이 멈추더니 뒤이어 자신의 옆으로 지나가는 무지개의 섬광을 보았다. 

    자신의 가슴으로 끊어야할 결승 테이프는 이미 끊겨있었고, 당황한 눈으로 무지개의 궤적을 따라간 그 끝에는 속도를 줄이기 위해 몸을 180도 틀며 자신과 눈이 마주친 레인보우 대쉬가 있었다. 

    스쿠틀루는 맥이 풀렸다.
    또 결국 따라잡지 못한건가.....결승점을 지나고 난 뒤 힘이 빠진 나머지 그대로 그 자리에 주저앉아버렸다.
    관중들의 함성은 승리자인 대쉬에게 쏟아졌고, 핑키는 지난 대회에 이어-비록 둘만의 경기였다고 해도-이번 대회에서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레인보우 대쉬를 축하했다. 하지만 스쿠틀루의 귀에는 아무 것도 안들렸다. 하마터면 시상식도 빼먹고 그대로 집으로 돌아가버릴뻔 했으니까. 맥이 빠지고 패배감에 휩싸였다. 결국 잔뜩 삐진 표정으로 스쿠틀루는 시상대에 올랐다.

    애플블룸은 우승한 대쉬의 목에 1등 리본과 철의 포니 트로피를 건네주었고, 뾰루퉁해진 스쿠틀루의 목에 2등 리본을 걸어주었다. 그렇게 시상식이 끝나나 싶었는데, 레인보우 대쉬는 애플블룸의 귓가에 무언가를 이야기했다. 애플블룸은 알 수 없는 미소를 짓더니 포니 머리만한 상자를 하나 가져와 스쿠틀루에게 건네주었다.

    "이게 뭐냐?"

    "풀어보고 말해라, 가스나야. 이건 '2등 특별 선물'인기다."

    툴툴거리며 상자를 열던 스쿠틀루는 상자 안의 '선물'을 보자 순간 멈칫했다.

    그것은 그녀가 자주 애용하는 스쿠터를 탈때 쓰는 헬멧이었다. 아니, 그냥 헬멧이 아니라 레인보우 대쉬와 자신이 함께 하늘을 날아가는 모습이 그려진 주문제작형 헬멧이었다. 스쿠틀루는 순간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며 어쩔줄 몰라했다. 그런 그녀의 어깨를 대쉬가 툭툭 치며 말했다.

    "왜? 거기다 싸인도 해줄까?"

    대쉬는 스쿠틀루에게서 헬멧을 받아들더니 그대로 그녀의 머리에 뒤집어씌웠다. 그러더니 어디서 펜을 가져다가 헬멧에 싸인까지 하고는 땅바닥을 뒹굴며 배꼽을 잡고 웃었다. 마치 어릴 적 스쿠터를 타고 저 하늘의 레인보우 대쉬를 쫓던 스쿠틀루의 모습 그대로였다. 애플블룸도, 핑키파이도, 그리고 둘을 바라보던 관중들 모두도 다함께 웃으며 환호를 보냈다.

    "뭐...뭐가 웃겨! 난 이런거 하나도 안고맙다고!"

    스쿠틀루는 빨간 볼이 잔뜩 부풀어서는 헬멧을 벗고 가슴에 꼬옥 껴안았다. 처음엔 볼 수 없었지만, 헬멧의 뒤에는 대쉬가 직접 쓴 글이 새겨져 있었다.

    'Finally, You are over the Rainbow.'

    잠시 눈 앞이 흐려지더니 볼을 타고 눈물이 흘렀다. 이것이 기쁨인지, 아니면 아쉬움인지 알 수 없는 복잡한 감정이었다. 대쉬는 그런 스쿠틀루의 눈 앞까지 얼굴을 들이밀더니 곧 핑키와 사람들에게 놀리는 투로 외쳤다.

    "에~ 얼레리 꼴레리~ 스쿠틀루, 다 큰 포니가 졌다고 질질 짠대요~"

    "누...누가 질질 짠다고 그래! 두고 봐! 내년에도 이 대회를 하면 그땐 사정없이 짓밟아줄테니깐!"

    대쉬는 스쿠틀루와 어깨동무를 하더니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으래? 뭐 이 레인보우 대쉬님은 아직 20년은 끄떡없다고. 언제든지 짐싸들고 와서 도전해도 좋아. 그건 그렇고 이제 핑키가 준비한 대회 기념 파티가 있는데, 하루종일 뛰느라 빈 속은 채워야되지 않겠어? 가자고, 우선 먹고 생각해보도록 해."


     둘은 꼭 붙은채로 천천히 파티가 열리는 농장 마당으로 향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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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 이제 본전이 탈탈 털렸슴다. 

    Renny의 꼬릿말입니다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3/03/21 16:00:49  203.255.***.30  PinkiePie  87380
    [2] 2013/03/21 21:33:00  112.145.***.49  더브스  173040
    [3] 2013/03/22 02:27:34  211.187.***.8  V.N스크레치  276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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