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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지난 일인데, 자게 보다가 갑작스레 기억난 이야기라 적어봅니다.
춘천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발생한 일입니다.
친구와 저와 둘이서 춘천-서울로 돌아오는 중이었는데, 왠 외국인 여성 한 분이 홀로 라이딩을 하시더라고요.
잘 가시다가 길가에 멈춰 해바라기를 찍으시는 등, 엄청 감수성이 풍부해보이셨습니다.
그 여성 분과 저희는 속도가 비슷해서 오는 동안 계속 서로 마주쳤는데요.
좀 인적이 없는 길에 들어서서 그 여성분이 저희 앞에 계시고, 저희가 뒤를 따라가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왠 아저씨~할아버지로 보이시는 분이 유사MTB 자전거(비하 아닙니다!)를 타시고
저희와 그 여성분 사이로 들어오시더라고요.
그러더니 충분히 속도를 내서 넘어갈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계속 그 여자분 뒤를 따라가셨습니다.
충분히 속도를 내서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 이유는 두 가지 였는데요.
하나는 그 분이 지속적인 페달링을 하지 않고 계속 그 여자분 뒤에 있을 수 있도록 조절했기 때문이고
나머지 하나는 그 분이 계속 중앙선을 넘나들며 좌우로 그 여성분의 다리, 혹은 뒷태를 구경하셨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중앙선을 넘어 거의 그 여자분의 옆까지 따라가기도 했습니다.
제가 뒤에서 보는데도 어찌나 짜증나고 화가 나던지, 여성분이 짧은 핫팬츠를 입으셨는데
오른쪽 왼쪽 아주 번갈아가면서 정신놓고 구경하더군요.
심지어 그 여성분이 중간중간 속도를 줄이고 뒤를 쳐다보는데도 말이에요.
인적도 드물고 (평일 춘천-서울길) 그래서, 혹시나 여성분께 안좋은일이 생길까 싶어
그냥 계속 여성분 - 성추행범(?) 아재 - 저희 두 사람 대형을 유지하고 따라가고 있었을 때였습니다.
반대쪽에서 로드아재가 나타나셨고
성추행범으로 충분해 보이는 그 사람이 중앙선을 넘나들며 위험하게 운전을 하니
저 멀리서부터 계속 경고 벨을 울리셨습니다.
성추행범도 그걸 듣고 다시 오른쪽으로 들어왔고요.
... 사실 들은게 아니었나 봅니다.
로드아재가 저희 대형과 가까워지던 순간
그 성추행범 아재가 핸들을 좌측으로 팍 !! 꺾어 중앙선을 넘어 들어갔고,
그대로 두 사람이 부딪히며 로드아재는 공중을 날아서 바닥으로 처박히시고
성추행범도 자전거 두대에 깔려 넘어진 상황이 발생되었습니다.
그 전부터 계속계속계속 참고 있던 제 친구는 그만 화가 폭팔하여
"아저씨 지금 뭐하시는거에요!!!!!!!!!! 중앙선을 왜 넘어요!!!!!!!!" 라고 소리치면서
바닥에 처박히신 아재를 부축했고, 저는 자전거 두대를 양 옆으로 정리하고 누가 오나 안오나 살피기 바빴네요.
그 와중에 외국인 여성분은 뒤에서 사고가 나니 혹시 자기 때문에 발생한건가 싶은건지
출발하지 않고 난감해 하고 계시길래 그냥 빨리 가라고 보내드렸습니다.
로드아재는 다행히도 크게 다치신게 아니셨는지 이후 정신을 차리셨고,
친구가 계속 로드아재만 챙기셔서 일단 성추행범같은 사람도 사람이기에 =_=..
괜찮으시냐고 제가 계속계속 물어보았으나, 한 마디 대답도 없으시더군요.
조금 있다가 일어나신 로드아재가 아니 당신은, 도데체 왜 중앙선을 넘나드시오?
내가 여태 자전거 타며 사고 안나게 얼마나 조심을 했는데, 이거 참 내가 조심만 해서는 안되는 일이구만.
당신도 다치고 나도 보험든게 있으니 서로 좋게 사과하고 넘어갑시다 라고 하시며 좋게 좋게 넘어가려고 하시니
그 때서야 갑자기 처음으로 하시는 말이 절 바라보며 치료비를 내놓으라고...
친구와 로드아재가 둘 다 어이가 없어 벙찌니,
내가 다쳤으니, 치료비를 내놓으라고 합니다. 정말 어이가 없더라고요.
그나마 재정신인게 저였기에, 지금 아저씨께서는 상대방이 계속 경고를 울렸음에도 불구하고
중앙선을 넘어서 사고를 내셨고 저와 제친구는 그걸 직접 본 거지 저희가 아저씨에게 사고를 낸 것도 아니고
제가 아저씨께 치료비를 드릴 이유가 없다. 라고 설명해도 막무가내입니다. 경찰 부르래요.
정말.. 어이가 없어서..
몇 번 실랑이가 오고 가다가 로드아재가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이니 그냥 가시고 보험처리할 때 혹시 모르니
번호 하나만 달라고, 정말 감사하다고 하셔서 친구 번호 남겨드렸고,
로드아재는 그나마 헬멧도 쓰시고 하셨길래 괜찮아보이셨지만,
그 성추행범으로 보이는 아저씨는 완전 마르시고 헬멧도 없으시고 몸에도 상처입으신게 있어서
찜찜하지만, 조심해서 들어가시고 못 가시겠으면 무리하지 말고 119 부르고 가시라고 말씀드리고 저희는 출발했습니다.
이게 끝일 줄 알았으나, 밥먹고 쉬는데 갑자기 누가 다가와서
아까 그 사람 아니냐고 묻는데, 보니까 그 성추행범이더라고요.
왜 자기한테 자꾸 소리지르고 그러냐고 내가 그렇게 잘못했냐고 집요하게 묻길래
쌩까고 출발하고 집으로 출발해 무사히 돌아왔습니다 =_=..
진짜 별의 별 사람 다있네요. 눈 앞에서 사고를 본 건 처음이라 정말 놀랐어요.
크게 사고가 안나서 정말 다행입니다. 지금은 괜찮으실지 모르겠네요. 그 로드 아재분..
다들 안라합시다 ㅠㅠ
출처 | 춘천에서 서울로 돌아오던 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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