맺은 약속은 잊지 않을 거라 눈을 감고 다짐하네 밀려드는 어둠을 뿌리치고 나아갈래 언제쯤 되어야 잃어버린 미래를 난 여기서 다시 볼 수 있을까? 너무나 불안한 그림자를 몇 번이고 이겨내고 이 세상을 걸어가자 하염없이 새겨진 시간은 지금 시작을 고하고 변하지 않는 마음을 담아 닫힌 문을 열어본다 깨어진 마음은 달리기 시작했어, 미래를 그리기 위해 험난한 길에서 멈춰 서도 하늘은 언제나 아름다운 푸름으로 기다려주지 그러니 두렵지 않아 이제 무슨 일이 있어도 좌절하지 않아
가사가 의미심장합니다. 나올 때마다 무슨 뜻일지 고민해보시면 후반부의 감동이 배가 될 겁니다. 작품의 분위기와 안 어울려서 희대의 낚시곡이라 하는 사람도 있지만 10화를 본 다음엔 이 곡을 들을 때마다 슬퍼집니다. 진짜에요.
엔딩 magia
3화에서 마미루와 함께 첫 등장하며 애니 역사에 남을 통수의 주역입니다. 오프닝보다 훨씬 마마마의 분위기에 부합하는 노래입니다. 각 캐릭터들의 실루엣 연출이너무 맘에 들어서 연출 쪽에 넣을까 했지만 일단은 이쪽에 넣었습니다.
호무라의 ost인 puella in somnio입니다. 신비롭고 어두우면서 차분한 분위기가 호무라와 완벽 일치합니다.
사야카의 ost인 decretum입니다. 역시 사야카와 싱크로율이 높은 곡인데 꽤 충격적인 장면에서 사용되어서 뇌리에 남네요.
마미의 ost인 credens justitiam입니다. 화려하고 고급진 느낌의 곡으로, 이 역시 마미를 노래로 바꾼 느낌입니다.
11화의 한 장면에서 나온 ost인 surgam identidem입니다. 강하고 힘차게 시작해서 맥없이 끝나는 그 장면의 분위기를 대변해 줍니다.
12화의 한 장면에서 나온 ost인 sagitta luminis입니다. 웅장하고 몽환적이면서도 어찌보면 기쁘고, 어찌보면 굉장히 슬픈 그 장면의 분위기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습니다.
OST 소개는 이 정도로 합니다. 분량상 이것밖에 소개 못 해서 아쉽네요. 각 장면들이나 캐릭터들과의 연관성이 소름 끼칠 정도로 높은 곡들이라, 보시는 동안 귀는 절대 심심하지 않을거라 장담합니다.
0. 주제의식
- 나무위키 문화청 미디어 예술제 항목에서 캡쳐
어찌보면 가장 중요한 부분이겠네요. 본 작은 상당히 깊이가 깊은 작품입니다. 어지간한 상업애니는 꿈도 못 꾸는 {주8} 문화청 미디어 예술제의 2011년 대상을받기도 했죠.
주제의식을 논하는 거 자체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서 자세히 쓰진 못합니다. 하지만 간단하게나마 짚고 넘어가고자 합니다.
이하는 등장인물들의 대사입니다. 어떤 인물이 언제 말하는지는 전부 직접 보시면 알게 될 겁니다.
"너는 그 사람의 꿈이 이루어지길 바래? 아니면 그에게 꿈을 이루어준 은인이 되고 싶어? 이건 같아 보이지만 전혀 다른 얘기야."
"그런 계약으로 우린 이 힘을 손에 얻었어. 누구를 위해서가 아닌, 자기 자신의 소망을 위해 계속 싸워나갈 뿐이야. 아무도 몰라줘도, 잊혀져도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야."
"다른 사람의 사정도 모르고 멋대로 소원을 빌어서 모두가 불행해졌어. 그때 맹세했어. 다시는 이 힘을 타인을 위해서 쓰지 않겠다고."
"누군가의 행복을 바란 만큼, 다른 누군가를 저주하지 않으면 안 돼. 우리 마법소녀는 그런 구조였구나."
"어떤 희망이든 그게 조리에 맞지 않는다면 반드시 뭔가의 뒤틀림을 만들어내. 그리고 거기서 재앙이 생겨나는 건 당연한 섭리야. 그런 당연한 결말을 배신이라 한다면 처음부터 소원을 비는 게 잘못된거야."
"희망을 믿는 게 잘못이라고 말한다면 전 그렇지 않다고 몇 번이라도 말하겠어요. 언제까지라도 말할 수 있어요."
대사는 시간 순서대로 배열했는데, 마지막 대사가 무척이나 이질감 넘칠 겁니다. 하지만 희망에는 그만큼의 절망이 따르듯, 이 애니는 수많은 절망을 보여줌으로써 역설적으로 그만큼의 희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흔히 마마마를 꿈과 희망을 박살내는 멘붕애니로 착각하지만 각본가 우로부치 겐이 정말로 말하고 싶었던 건 정말로 숭고한 희생은 충분히 준비되고 고민해본 희생이라는 메시지가 아니었을까 싶네요.
작중에서 이러한 메시지에 반대되는 행동을 한 인물은 결국 품은 희망과 완전히 반대되는 절망만을 안고 몰락했지만 메시지를 충실히 따른 인물에 의해 결국 완전한 결말을 맞게 됩니다.
물론 이건 순수한 주관이고, 다른 분들은 이 작품을 전혀 다른 의미로 받아들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확실한 건 이 애니는 단순하게 생각하기엔 너무 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는 거죠. 철학적이라면 철학적이고, 교훈적이라면 교훈적입니다.
명확한 주제 의식을 목표하진 않지만 담고 있는 게 많아서 그만큼 누구나 느낄 수 있을 거란 얘기죠. 위의 대사는 마마마 전체 대사 중 고작 6개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그 의미를 삶에 대입해 추론해보면 그 각각의 깊이를 느끼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따금 '생각해 볼만한 애니 추천'을 질문해오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분들께 1순위로 추천드리고 싶은 게 바로 마마마입니다.
후기 * 짧고 굵게 쓸 생각이었는데 길고 얇게 써서 죄송합니다. * 스포일러 없다고 해놓고선 엄청 대담하게 쓴 것 같네요. 이미 본 분들은 놀랄 정도로 곳곳에 스포거리를.. * 쓰다가 갈아엎고 처음부터 다시 쓰는 짓을 두 번(..) 그 짓을 한 완성물이 고작 이거라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