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검사Kei의 초등학생 시절 이야기입니다.
다들 놀이동산을 좋아하실런지 모르겠네요.
아마 이 글을 보는 사람들 중에는
'내 나이가 몇인데 그런 델 가?'라는 분들도 있으실 테고,
'나는 아직도 놀이동산 좋아해!'라는 분들도 있겠죠.
그래도 변함없는 사실 하나는
다들 어렸을 때는 놀이동산을 참 좋아한다는 사실일 거에요.
어린 나이에 보는 놀이동산은
지루한 현실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듯한 착각을 주는
우리만의 파라다이스가 아니던가요!^^
나이가 21살인 저는 지금도 놀이동산을 꽤 좋아하는데
지금은 L월드나 S랜드,E랜드를 많이 찾지만
제가 어렸을 적만 해도 저희 가족은
D랜드라는 놀이동산을 자주 갔었더랬어요.
(이렇게 이니셜로 표기하면 꼭 뭔지 끝까지 밝혀내는 사람 있죠?^^)
그 곳에는 예전에 이사하기 전의 외삼촌 댁이 있어서
외삼촌 가족도 찾아 뵐 겸 자주 놀러가곤 하였는데
지금에야 그런 곳이 있는 지도 모르는 사람이 많지만
당시에는 그래도 꽤 많은 사람이 찾았던 곳으로 기억해요.
이 이야기는 그 곳을 가기로 한 어느 화창한 날의 일입니다.
당초 계획했던 대로 D랜드로 가기로 한 저희 가족은
이것저것 짐을 잔뜩 챙긴 채 전철에 몸을 실었죠.
왜 자동차 대신 전철이었냐고요?
저도 모르겠어요.-_-
당시에 아부지 차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전철로 가는 것이 주차문제도 그렇고,
가는 것도 더 편하다고 생각하셨던가 봐요.
어쨌든 어린 저와 동생은 놀이동산이란 말에 마냥 신나서 한참 들떠 있었고,
그렇게 전철은 목적지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어요.
잠깐...!
그런데 무슨 전철이 목적지를 향해 달리냐고요?
그냥 그렇단 소리에요.-_-;
예민하시기는~
아무튼 목적지가 거리상으로도 한참을 가야 하는 곳이여서
우리 가족은 출발하자마자 무척이나 피곤했었나봐요.
가족 모두가 어느새 꾸벅꾸벅 졸고 있었고,
가뜩이나 먼 인천에서 가려니 걸리는 시간도 만만치 않았구요.
아마 옆에서 누가 봤으면 웃었을 거에요.^^;
가족이 나란히 앉아 졸고 있는 모습이라니...
그러다 얼만큼 시간이 지났을까요.
울엄마가 저희를 급히 깨우는 것이 아니겠어요?
"으음...다 왔나?
얘들아,빨리 내리자.
다 왔어!"
'어라...벌써 다 왔나?-_-'
비몽사몽간에 역 이름을 확인한 저희 가족은
허겁지겁 전철에서 내렸고,
저도 뒤따라 내리려고 잽싸게 몸을 일으켰답니다.
그러던 저의 눈에 매서운 독수리 새앙쥐 노려 보듯 포착된 것이 있었으니...
우리집 식구가 조느라고 가방을 놓고 내린 게 아니겠어요!
'허걱!이런 건망증 대장들!!-_-^'
나는 당황한 나머지 미처 소리를 지르지도 못하고,
혼잣말로 중얼거렸죠.
"으헉...가방!가방!"
그 때 마침 전철에서 울려 퍼지는 목소리.
"문을 닫습니다.문을 닫습니다."
이미 가족들은 다 전철을 나선 상황이었고,
저까지 내렸다가는 오늘 나들이고 뭐고,
다 엉망이 될 것만 같았지요.
'으갹!
이게 얼마만에 찾아가는 놀이동산인데
포기할 수는 없어!'
'으...어쩌지!'
'으...어떡하지!'
이리저리 고민하던 저는 닫히는 문과 가방을 번갈아 보다가
순간 마음을 굳게 먹고,
닫히려는 전철 문으로 뛰어들었습니다.
"그래!사람이 끼이면 문이 안 닫힐거야.-_-!"
그리고는...
'에라,모르겠다.될 대로 되라지!'
그리고 내리려다 말고,
양 손으로 닫히려는 전철 문을 움켜 잡았어요.-_-
"으쌰~!-_-^"
그 때 안에 있던 사람들 모두 눈이 휘둥그레지고,
밖에 있던 이 건망증 대장 가족들은
뒤늦게 그제서야 상황을 깨달았나봅니다.
'으악...이 둔탱이 가족들 같으니라고!
어디 가서 내 가족이라고 하다 걸리기만 해봐!ㅠ.ㅠ'
그제서야 건망증 대장 울엄마는 전철 안의 사람들에게
"가방 주세요!저 위에 가방 주세요!"
를 연신 외쳐 대는 게 아니겠어요.
그리고 저에게 한다는 말이...
"내 아들 진성아!이왕 끼인 거 조금만 참으렴!-_-"
'이힝~울엄마 맞아?!ㅡ.ㅜ^'
그러던 찰나!
"자,여기 받으세요!"
다행히 재빠른 어떤 분이 가방을 들고,
문에 끼인 제 머리 위로 건넸고,-_-;;
저는 마침내 나들이 준비물이 모두 든 가방을 구할 수 있었답니다.-_-v
'윽...이제 나오면 될까?'
그리고 가방의 안전을 확인한 후 저도 뒤늦게 전철에서 빠져 나왔죠.
"으흑...이게 무슨 날벼락이야!ㅠ.ㅠ"
내린 후 저의 손과 팔에는 빨간 자국이 선명히 남아 있었고,
저는 그렇게 나들이를 위협했던 가방(-_-;;)을 무사히 구해냈죠!
제가 마치 그 옛날 돌아올 수 없는 루비콘 강을 건너던
율리우스 케사르(시저)가 된 마냥...
보았노라!
-_-;
막았노라!
-_-!
구했노라!
-_-v
"아들아,고생 많았다!^^"
이것은 대건협(대한민국 건망증 협회) 초대회장 울엄마 말씀입니다.
"역시 내 아들이야.어떻게 그 상황에서 몸을 던질 생각을 했을까!^^"
대건협 전 총무 울아부지 말씀입니다.
"형은 참 머리보다는 몸이 앞선다니까!-_-b"
차기 대건협 회장으로 주목받는 두 살 어린 제 동생의 말입니다.-_-^
그렇게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부터
한바탕 소동을 벌인 저희 가족은
다행히 그 날은 범버카 타다가 제 안경이 부서진 것 외에는
별 탈 없이(?) 무사히 놀 수 있었답니다.
그리고 그 어린 나이에 깨달은 교훈이 하나 있었으니...
'소년이여,슈퍼맨이 되어라!'라나 뭐라나~^^;
아참,
이 글은 실화이지만 이걸 보고 행여나
전철문을 일부러 막으려는 분은 없길 바랍니다.-_-;;;
p.s 글 제목을 에반게리온의 '소년이여,신화가 되어라!'를 패러디한
'소년이여,슈퍼맨이 되어라!'와
시저의 루비콘 강을 건너며 한 명언 '왔노라!보았노라!이겼노라!'를 패러디한
'보았노라!막았노라!구했노라!' 중에 잠시 고민했었습니다.-_-;;
어째 글 쓰다 보면 사소한 걸로 더 고민에 빠지는 것 같아요.^^
↓한동안 잊고 있던 슈퍼맨의 모습입니다.반가우시죠?<(-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