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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37079
    작성자 : 발키르
    추천 : 8/11
    조회수 : 1496
    IP : 121.168.***.68
    댓글 : 6개
    등록시간 : 2012/10/04 11:32:22
    http://todayhumor.com/?panic_37079 모바일
    하얀늑대에게 옛 전우가


    쉬는 날이라 집에서 오유 켰더니 또 성공게가 시끄러운거 같아.

    새벽에 또 유리멘탈 공게유저들 털었구나...

    날 기억해 줄진 모르겠지만 그 예전 성공게가 오지랍들에 의해 폭발했던 날 함께 항거했던 발키르야.


    날씨가 어느덧 완연히 가을에 접어들어 하늘은 눈부시게 푸르고 구름 한점이 없구나.

    이런 하늘은 멍하니 앉아서 쳐다보고 있으면 

    중력을 거슬러 올라 하늘로 추락을 할 것만 같은 공포를 느껴.(이게 공포야 게시판 성향을 준수했지.)


    성공게가 폭발하고 그동안 어둠속에 은거하고 있던 성공게 유저들이 분연히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일어나서 

    유리멘탈들에게 통탄의 백스탭을 먹이던 그날, 전장의 함성이 메아리가 되어 나의 스피커에 어른거리는 듯 해.

    그리고 횽의 아이디를 보고있으니 

    마치 군 전역 후 직장생활을 하며 퇴근길에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지하철에 탔다가 

    건너편에 마주한 동기를 보는듯 한 기분이 들었어.

    왜인진 모르겠지만 형의 아이디가 불현듯 떠올랐지.

    하얀늑대 좌우에 붙은 골뱅이 때문인지도 모르겠어.

    어쩌면 카노사의 굴욕에 비견할만한, 자다가도 이불을 뻥뻥 찰듯했던 그 굴욕적이었던 날 

    누구보다 매섭게 타자를 놀리며 전선에서도 최전선에 서서 비아냥을 철퇴처럼 휘두르던 

    포스커맨더 같았던 형의 뒷모습이 뇌리에 박혔었는지도 모르지.


    그러나 이내 게시판의 상황을 이해하게 되었고 횽이 저 비겁하고 간사한 뱀의 자식들에게 집단 린치를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

    그리고 나는 이내 횽을 만난 반가움은 람보1의 실베스타 스텔론이 베트남전 전우를 찾아 히치하이킹을 하며 찾아갔던만

    암으로 세상을 떠난지 오래란 부고를 들은듯한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안타까움이 느껴졌어.

    망할 볼셰비키같은 녀석들. 소수자들의 목에 굴욕적인, 

    "나는 고어물을 즐기는 한낱 야수에 불과하여 처형되었습니다." 라고 쓰여진 피켓을

    가련한 고어물 매니아의 목에 걸어서 가로등에 목메달려 혈안이 되어서는 거리를 몰려다니는 놈들!

    나는 횽의 그 마음을 이해한다.

    비록 성공게는 저 다수파의 무지하고 무자비한 폭격에 흔적도 없이 역사책의 짧은 언급으로 끝이나고 말았지만은

    횽의 성공게 혁명을 위한 투쟁은 끝나지 않았겠지. 인정할 수 없었던거야.

    난 횽의 이러한 게릴라전을 집착이라고 매도하고 싶지 않다.

    다만 무모하게 적진의 위병소에 화염병을 던지고 부리나케 도망치는 모습이라 할 지라도 나는 이를 트롤링이라고 폄하할 수 없다.

    왜냐하면 혁명을 위한 투쟁이란 움켜쥔 주먹을 느슨히 펴는 순간에 끝나는 것일테니...




    아! 그러나 나는 안타깝다!

    함께 성공게의 급작스런 공중분해에 나 역시 그토록 분노했건만은.

    성공게의 잔혹한 시신들을 접하며 죽음에 대한 공포와 고인에 대한 숙연함, 

    그리고 삶을 영위하고 있다는 자각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니힐리즘을 넘어서 

    삶의 가치를 관통하는 카타르시스를 함께 공유하였기에.

    그것은 마치 저 멀리 아프리카의 부두 주술사가 

    산자에게 약물을 먹여 일시적 가사상태로 만들어 장례를 치른 뒤 다시 꺼내 깨워서는

    삶의 가치를 반성하게 한다는 의식의 관찰학습적 행위였음을 알기에. 

    우리는 죽은자의 시신을 보며 불경한 손장난을 하지 않았으나 

    우매한 그들은 우리를 시체애호가라느니 네크로필리아라느니,

    어디서 얼핏 들어본듯한 기억을 소경마냥 더듬어가며 주절대는 한낱 헛소리에 매도되고 말았구나!


    그렇기에 나는 전우의 못다한 투쟁을 말리고 싶다.

    그대가 굳게 쥔 그 주먹을 부드럽게 감싸쥐어 주고 싶다.

    이미 성공게는 사라져버렸고 비학(秘學)에 비견될 정도로 비밀스러웠던 우리의 도서관은 불타고 부정당한지 오래되었으니.

    저 먼 추운 땅 로씨야의 스탈린그라드가 상뜨뻬떼르부르크가 되었듯이

    우리도 이제 오유 역사의 한켠에 자리잡아 조용히 숨을 고를때임을 알아야하니.


    나는 두렵다.

    혹여나 그대가 어느 한 유저에 의해 신고되어 조사를 면치 못하는 치욕을 맛볼까봐서.

    그대의 어버이께서 경찰서에서 날아든 벼락같은 소환장에 그대의 비밀스러운 취미를 간파하시게 되어 흘리실 눈물이.


    그러니 나의 전우여. 이제 그만 그 주먹을 펴고 뒤 돌아서 주시오.

    통탄과 회환일랑 뒷산 양지바른곳에 가 묻어두고 독한 술 한병 드시오.

    그리고 악에 받혀서 

    나 여기에 내 모든 고뇌와 희망을 던져두었노라고 

    성공게 최후의 전사가 이곳에서 당당히 최후를 맞이하였노라고 

    악에 받혀 소리 지르시오.


    비겁한 옛 전우는 머나먼 이곳에서 

    창을 활짝 열고 거센 바람이 들이닥치며는

    그대의 호통과 허탈한 웃음이 닿았구나, 하고 

    잠시나마 숨 죽여 

    마지막 긍지높은 늑대의 최후를 묵도할 터이니.


    나는 오늘 

    인터넷을 돌아다니다가 

    잘생긴 좀비 사진 한장 건져 장대에 둘러 매

    조기(弔旗)를 계양하리라.

     





     

    발키르의 꼬릿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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