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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story_37012
    작성자 : 컬트신파
    추천 : 20
    조회수 : 632
    IP : 210.122.***.125
    댓글 : 5개
    등록시간 : 2003/12/11 12:15:54
    http://todayhumor.com/?humorstory_37012 모바일
    [컬트신파]식귀 (食鬼)



    친구 하나가 있습니다.


    중키에 비쩍 마른 체구를 갖고있던 친군데


    녀석의 위대함을 증명할 서프라이즈한 사건을 얘기해볼까요?







    ◈ 식귀(食鬼)




    그를 알게 된건 고등학교 때였다.



    시골에서 상경해서 자취를하던 녀석이었는데


    어쩌다 친구 소개로 안면을 트게 됐고


    사는 곳이 멀지않은데다 어찌나 살갑게 구는지


    쉽게 친해져서 자주 만나게 되었다.





    어느날 점심 식사를 막 끝냈는데 녀석이 집으로 찾아왔다.


    식사 전이라고 하길래 라면이나 끓여 줄까... 하고


    냄비에 물을 올리려는데 녀석이 말했다.





    " 야 냄비가 좀 작지 않니? "





    "응? 이거면 두개는 너끈히 끓이는데?"




    "가만있어봐...어 저기 좋은거 있네."




    "어, 어디..? -_-;;"






    녀석이 가르킨 선반엔


    곰탕 끓이는 '곰솥'이 방긋 웃고 있었다. -O-;;






    으음;; 라면이 하나,둘, 셋,넷,......일곱개;;


    많은 양을 한번에 끓이려니


    익기도 전에 불어버리는 라면을 보면서


    녀석이 이걸 반이나 먹을 수 있을까 걱정 했지만


    얼마 후 국물만 남은 곰솥단지는 그 걱정이 괜한 기우였음을 입증해주었다.



    머 그다지 오래 걸린 것 같지도 않았다.......-_-;;





    입을 쩍-0-;; 벌리고 있는 내게


    국물을 후룩후룩~ 마시던 녀석이 던진 한마디는


    정말이지.......-ㅁ-;;






    "신파야 저기.."





    "으 응, 왜?"





    "밥은 없냐? ..."






    " -ㅁ-;;





    "밀가루만 먹으면 금방 허기져서.....(__"






    음,남은 국물에 밥을 말아서 아귀처럼 먹어대는 그를보며


    난 그날 녀석이 몇끼 굶어서 너무 배가 고팠었나보다 하고 생각하기로 했다.





    다음 사건으로 그 생각마저 철회 되었지만...





    녀석의 자취방에 놀러간 일이 있었다.


    막 술먹는걸 배웠을 때라 공부를 핑계로


    녀석의 자취방에서 한잔 마셔볼까 하고 말이다.




    술은 내가, 안주는 녀석이 사기로 했다.


    나는 소주 2병을 사갔고


    부엌에서 한참 부산을 떨던 녀석이 내온 럭셔리한 안주는....






    돼지 껍데기 네근....2.4KG


    돼지털이 송송 나있는걸루다가니....-O-;




    어디서 사온건지 얻어온건지,


    살코기는 아예없이 허연 기름이랑 껍데기만 있는 그걸


    맹물에 푹 삶아서 칼로 쓱쓱 썰어서는


    보는 것만으로도 니글니글한 기름덩어리를


    그 것도 자그마치 네근 2.4KG을.....


    놈은 남김없이 정말로 다 먹어치우더라.




    보는 것만으로도 질려서 나는 거의


    입에 대지도 않았음에도...-_-





    녀석은 하루만 기름기있는 음식을 못 먹으면


    속이 허해서 견딜 수가 없다나?..ㅎㅎ






    워낙에 많이 먹어대니


    시골에서 부모님이 보내주는 생활비는


    녀석의 엄청난 식비를 감당하기가 벅찼으리라.


    엥겔계수로는 녀석이 아프리카 난민을 능가하지 않을까..ㅡㅡa




    가끔 슬픈 표정으로 힘없이 서있을 땐


    자기 말마따나 속이 허해서였을 것이다.


    가끔 밥이라도 한끼 먹일려고 집에 데려가면,


    밥통이 완전히 비는건 당연지사였고




    나중에 들어오신 어머니는


    "야 신파야...친구들을 떼거리로 몰고와서 밥을 멕인거냐?"


    하며 눈을 ㅡ_-+ <==일케 흘기시곤 했다.





    단지 한명 뿐이었다고 말은 해보았지만


    말하는 나자신마저 무모한 변명처럼 느껴졌을 뿐.....





    지금 설명한 것 만으로도


    식탐에 관한한 그를 따를사람이 없음을 알겠지만.


    결정적인 사건 한가지를 빼놓고 얘기하는 건 경우가 아닐 터..






    생활비가 아직 안올라왔다고 풀이 죽어있던 녀석이 안스러워


    방과 후 빵조각을 몇 개 들고 녀석집에 갔을 때였다.


    웬걸, 땐전 한푼 없다던 놈이 부엌에서 밥공기에다


    맥주를 따라서 혼자 마시고 있었다.


    얼쑤~ 생활비도 없다는 놈이 웬 맥주?






    "얌마 돈 없다는 놈이 웬 맥주냐?"





    "어..왔냐?....-_-;"





    녀석이 마시던 맥주를 꿀꺽 삼키며 말하는데..


    입가에 마시던 맥주가 묻어있길래.




    "주딩이나 닦아 임마!"라고 말하면서 보니




    이상하게 입가에 기름기가 번질번질 빛나고 있었다.





    " 야,임마 너..대체 멀 쳐먹은거냐? -_-? "




    녀석이 겸연쩍은 웃음을 지으며




    "너도 한 잔 할래?"




    하며 병을 내밀었는데.






    "이,이런...미친 새끼...(ㅡ_-;;)






    녀석이 내민 병에는 햇님이 방긋웃는 그림과함께



    ↓마우스로 긁으세요...

    =============

    해표 식용유

    =============



    ↑로고가 선명하게 박혀있었다...ㅡㅁ-;;






    비틀거리는 날 보며


    녀석은 기름에 절어 번들거리는 입으로 울부짖었다.






    "난 기름기 없으면 몸이 허해서 못산다고 했자나..ㅡ_ㅜ "







    식귀(食鬼)가 붙어 있는게 분명한 녀석이


    비밀로 해달라기에 지금껏 발설하지 않은 얘기지만


    지금쯤은 공소시효도 끝났을 것 같아


    오늘 슬쩍 비밀을 털어봅니다.. ^^;






    지금은 연락이 끊겨서 녀석을 만나지 못하지만


    부디 정육점 주인이나, 식용유 회사에 취직해서


    원없이 기름에 절어살기를 바래보구요. 하하하








    ◈ 글쓴이:신파


    컬트신파의 꼬릿말입니다
    http://cafe.daum.net/1gul1sa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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