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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사람이 절 떠나려합니다.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무작정 내 스케줄에만 맞추려 했고, 또 아무 불평 없이 따라와 준 지 어느덧 4년..
흔한 백 악세사리 하나 못해주고.. 이것도 연애 초반엔 미안하다고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하면 오히려 정색하며
"백만원 주고 가방을 왜 사? 수요자가 있으니 그만한 가치도 없는 시장이 계속 커지는 거지. 이상한 데 돈 쓰지 말고 담배만 좀 끊자!"
저 말에도 불구하고 친구들 모인 자리에서 그녀 하나만 다 떨어진 삼만원 주고 샀다던 가방을 몇년을 들고 다니는 걸 보다 보다 하나 사줬다가 크게.. 야단 맞고 백만원대를 환불, 결국 십만원 조금 넘는 국내산 백으로 바꾸고 차액을 고스란히 제 통장에 넣는 걸 확인하고서야
"고마워 오빠! 가방 하나 꼭 갖고 싶었어." 하며 꼭 안아주던 그녀..
남들은 눈 돌아가는 비싼 명품들엔 눈길도 주지 않고 남들 다 한번쯤 간다는 비싼 레스토랑 대신 싸고 맛있는 맛집을 어떻게 찾아내서 돈도 없으면서 가끔씩 영양 보충도 시켜주던 그녀
가끔씩 힘든 목소리로 전활 걸어 "오빠 오늘 볼까?" 해도 내 일 바쁘면 칼 같이 거절한 놈이 데이트 당일날 불러내면 불평 없이 쪼르르 달려나와서 늘 먼저 약속 장소에서 기다리던 그녀
나도 몰래 급하고 지친 맘에 그저 스킨십만 하려고 했었던 날 가끔은 슬퍼하면서도 안고 보듬어줬던 그녀
만원짜리, 이만원짜리 옷도 참 우아하게 멋스럽게 소화시켜 입이 떡 벌어지게 만들던 그녀
참 소녀같고 여리여리하던 사람이 불쌍한 사람 나이들고 병든 사람들 편에 설 때 보여줬던 그 판단력.. 행동력..
참 알뜰하게, 현명하게 아름다운 눈으로 세상을 보던 그녀..
그 어느 자리에서도 날 먼저 배려했던 사람이...
미안하다며 이젠 도저히 안되겠다며 어제 헤어지잔 말을 꺼냈네요..
바보 같은 저는 그 자리에서 멍하니 한번 잡아보지도 못하다가 이제사 정신을 차리고 전활 해대도 받질 않습니다..
집 앞으로 가서 기다려도 모습이 안보이고..
이대로 잃는 걸까요.. 이만한 여자 없는데.. 이젠 정말 잘 할 수 있는데...........
지난 4년간 조금씩 제가 상처주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떻게 잡아야 할까요... 미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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