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네 단계의 발달을 합니다.

첫째 단계는 아이입니다.
아이는 타자나 세계와의 관계가 정확히 정립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아이는 자신의 세계에 갇혀 있습니다.
또한 가치관이 온전하지 않기 때문에, 자기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가치관을 빌려다 씁니다.
'아이는 엄마의 욕망을 욕망한다.'는 말이 이 뜻입니다.
아이는 성장하면서 학습을 거치면, 여러 사람들의 가치관이 섞이고 세계와 자신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면서 자신만의 가치관을 정립하게 됩니다.

그러면 둘째 단계인 어른이 됩니다.
어른은 완전한 가치관이 정립되어있습니다. 또, 타자나 세계와 자신의 관계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른이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은 주관적입니다.
어른의 시야는 1인칭이라서, 자신의 모든 것에 대한 타자의 반응에 대해 두려워합니다.
어른은 '망신'을 가장 무서워하고, '체면'을 몹시 중요하게 여깁니다. 자신과 타자의 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기 위해서 자신의 못난 이모저모를 감추는 데, 또는 남들과의 마찰을 피하는 데에 막대한 에너지를 쏟습니다. 그들은 허세를 부리기도 하고, 이따금씩 거짓말도 합니다. 나이트에 간 남자가 여자친구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은 마찰을 피하기 위해서이고, 동시에 여자친구를 두고 딴 짓 하지 않는 이상적인 나의 모습을 꾸미기 위해서입니다.
어른은 자신의 가치관에 대해서 깊은 고찰을 잘 하지 못합니다. 그들은 정립된 가치관을 통해서 세상을 바라보고 옳고 그름을 구별하지만, 자신의 가치관 자체가 틀렸을 가능성에 대해서 회고하는 경우는 잘 없습니다.
수많은 현대인들이 어른의 단계에 갇혀서 그 다음으로 나아가지 못합니다.

하지만 어른이 여행이나 가치관의 성찰을 통해서 자기객관화에 성공하면,
어른은 셋째 단계인 철인哲人이 됩니다.
자기객관화에 성공한 철인은 3인칭에서 세계와 자신을 바라볼 줄 압니다. 그들은 더이상 자신의 체면을 지키기 위해서, 자신의 못난 부분들을 감추는 데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습니다. 철인은 자신의 욕망을 자유자재로 구체화시키고, 그것을 사회의 규범에 대고 비교해볼 줄 압니다. 그리고 사회규범이 그것을 제약하고 있다면 철인은 고민을 해보고 그 욕망을 포기하거나 고집하거나 합니다.
예를 들면, 그들은 더 이상 '이혼은 나쁜 것.', '양다리는 나쁜 것.' 등의 정립된 가치관과 그 가치관을 주장하는 사회의 규범. 이 둘과 자신의 욕망 사이에서 생겨나는 갈등으로 괴로워하지 않습니다. '비난 받음'을 대가로 지불해버리고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거나, 자신의 삶을 포기해버리고 원만한 대인관계를 선택해버립니다.
그들은 가치관이나 사회 규범에 대한 근원적인 고찰을 해서, 자신의 욕망을 사회의 요구와 편안하게 조화시킵니다. 그로 인해서 '행복한 삶'을 삽니다.
하지만 철인의 '행복한 삶'은 지극히 자기중심적입니다. 그들은 타자의 행복한 삶에 대해서는 잘 고려하지 않습니다. 철인은 세계와 자신의 관계를 정확히 깨닫고, 수동적으로 살아지는 어른과 다르게, 자신의 삶을 능동적으로 살기 때문에 자신의 삶이 무엇보다도 최우선에 있습니다.
현대인 중 일부가 철인의 단계에서 자신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이 철인이 지혜와 덕이 극에 달해서, 더 이상 자신의 행복만이 아니라 타자의 행복을 생각하고, 더 나아가서 세계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경지에 이르면 그는 마침내 넷째 단계인 성인聖人이 됩니다.
성인은 세계와 자신의 관계를 깨닫고, 자신의 욕망과 세계의 요구를 조화하는 것을 넘어서서, 세계의 요구와 타자의 욕망까지 조화시켜줍니다. 그리고 세계가 가지고 있는 규범에 대해서 나아갈 방향을 지시해줍니다.
성인은 흔하지 않습니다. 성인은 현대인 속에서가 아니라 역사를 단위로 찾아야 합니다.
예수, 석가모니, 마호메트, 소크라테스, 공자와 같은 인물들이 성인에 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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