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네 털이 좋았다.
몸을 겹칠 때면 너는 준비가
안 됐다는 말을 많이 했고
그때마다 나는 온전히 너를
느낄 수 있었다.
부드러운 종아리는
마치 잔디를 쓰담는 듯 했고,
키스를 할 때면 섬세한 붓질
같은 너의 코밑과 턱이 좋았다.
끝끝내 너는 겨드랑이를
허릭하진 않았지만
네가 나에게 부끄러워 하는 모든 것이
내겐 사랑이고 헤어진 뒤
흘린 눈물의 이유였다.
잘 꾸민 너도 좋지만
좀 더 자연스러운 네 모습을 사랑했고
일부러 부리는 애교도 좋았지만
무심히 창 밖을 보는 네 표정에
가슴이 떨려왔다.
그 모든 추억과 증거들은
이제는 긴 시간에 무르익었는데,
그렇게 우리에게
오지 않을 것 같던 가을이 와버렸다.
같이 지은 이 논에 서로의 눈물을
먹고 자란 벼가 고개를 숙였다.
이제 각자의 몫을 양보없이 가져 가자
어쩌면 이 순간을 기다려 왔던 걸까
사랑앞에 소작농인 두 사람은
그 앞에 충실했던 만큼의 소작료를 지불한다.
작별 인사나 안부를 물을 필요는 없다.
너와 함께한 나날들이 눈부신 작별이고
남은 생을 묻는 안부 였다.
이제야 남겨진 벼를 모두어
나락을 사방팔방 날리며
타작을 해야 하는데,
나는 그저 아무도 없는 거실에 앉아
너를 생각한다.
밥 한 그릇 눈물에 말아 먹는다.
눈앞에 흐릿하게 보이는 네 미소 속에
한 술 뜨며 따라 웃는다.
1.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2. 자전거를 타기 위해 필요한 건
자전거에 오를 용기
3. 닭과 달걀 둘 중 먼저인 것은
DDT검출이 늦게 된 것.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7/10/10 01:24:02 58.140.***.73 시류네
328826[2] 2017/10/10 02:05:18 211.201.***.228 럼주럼주럼주
417850[3] 2017/10/10 02:06:50 211.36.***.19 teshi
752273[4] 2017/10/10 11:55:58 110.70.***.204 재무이사
562699[5] 2017/10/10 14:27:20 110.70.***.232 칰칰팩폭
175724[6] 2017/10/10 21:11:03 172.68.***.252 0604ii
564960[7] 2017/10/10 23:05:44 118.218.***.104 돼지똥구멍
311261[8] 2017/10/11 01:07:27 116.47.***.206 JohnGandy
308788[9] 2017/10/11 02:11:52 119.56.***.91 아기토키
662990[10] 2017/10/11 06:11:52 27.35.***.16 뽀룹뽀룹
546772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