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왕 재위 2년 7월 5일 쌍인국이 한밭벌로 쳐들어와 진형을 갖추자 야왕도 양훈을 선봉으로 삼아 군사를 내어 막게 하였다. 주키치가 공을 들고 마운드로 올라서는데 키가 몹시도 크고 팔다리가 길며 눈 색깔이 푸른빛을 뛰니 남달리 뛰어나 보였다. 야왕이 그런 주키치를 보자 자신도 모르게 감탄의 소리를 냈다. “ 사람들이 말하기를 주키치를 주느님이라고 하더니, 정말로 세상에 별명이 헛되이 나는 법은 없구나!” 야왕이 주키치를 높이 보자 양훈은 심사가 뒤틀려 가만히 듣고 있을 수 없다. 그대로 공을 들고 마운드로 박차 뛰어 나갔다.
곧 두 투수가 덤벼들고 맞서니 공과 공이 어울려 슬라이더로 찌르고 커브와 포크볼로 후리는데, 둘의 솜씨가 어찌나 절묘한지 보는 이가 모두 넋을 잃을 지경이었다. 양훈과 주키치가 5회 말이 되도록 싸웠다. 그러나 승부가 나기는커녕 어느 쪽도 지친 기색조차 보이지 않았다. “ 참으로 류현진 같은 투수들이로구나! ” 보고 있던 야왕이 감탄해 마지않았다. 이내 클리닝 타임이 되어 두 장수가 각자의 진영으로 돌아갔다. “ 주키치는 빼어난 투수이니 가볍게 맞서서는 아니 되겠소. 오늘은 이만 물러나고 다음경기에서 싸우도록 하시오. ” 야왕이 양훈에게 말했다. 하지만 양훈은 오히려 대들듯 소리쳤다. “ 싫습니다. 죽으면 죽었지 절대 오늘 물러서지 않을 것이옵니다.! 반드시 10회까지 던져보겠나이다! ” “ 오늘은 이미 날이 저물고 있지 않았소? 어두운데 싸움은 무슨 싸움을 하겠다는 것이오?” 야왕이 날 저문 걸 핑계로 양훈을 달래려 했다. 그래도 양훈은 꿈쩍도 않했다. “ 어두우면 어떻습니까? 조명탑만 많이 밝혀 준다면 밤이라도 얼마든지 싸울 수 있나이다!” 그렇게 외치며 분연히 말을 막차고 마운드로 올라가 또다시 주키치와 싸움을 시작했다. 그럼에도 8회가 되도록 승부가 나지 않았다.
그러자 문득 조국 진영으로 사람이 들어와 알렸다. “ 이희근 포수께서 오셨습니다. ” 2군에 있다던 이희근이 그리로 왔다는 게 뜻밖일 수도 있었으나 야왕은 우선 반갑기만 했다. 뛰듯이 달려 나가 이희근을 맞아들이며 물었다. “ 이희근 포수께서 어찌하여 1군에 오셨소?” “ 제가 들으니 주키치는 세상이 다 아는 범 같은 투수라고 합니다. 그런데 양훈과 이토록 죽기로 싸운다면 둘 중 하나는 반드시 상할 것이니 어찌 보고만 있겠습니까? 이에 신경현에게 2군을 지키라 명하고 밤길을 달려 이리로 온 것입니다. 몇 가지 계책이면 주키치를 강판 시킬 수 있을 듯합니다.” 이희근이 담담한 얼굴로 그렇게 대답하며 타자들에게 최대한 투구 수를 오래 끌도록 지시하여 주키치를 강판시켰다.
뒤이어 조인성에게는 이양기를 불러들여 도발하게 하여 안타를 치게 한 후 대주자로 교체도록 지시했다. 그리고 12회가 되자 몰래 1루 주자인 이여상을 쌍인국 진영으로 몰래 보내어 최성민에게 견제구를 빠트리도록 만들었다. 일이 그리되자 걱정이 된 쌍인국 박종훈은 최성민을 불러들여 물었다. “ 일사 3루에 주자가 나가있다 하니 어찌하면 좋겠는가? ” 최성민이 가장 꾀 많은 체 한 가지 계책을 내놓았다. “ 전현태와 최진행을 고의사구로 거르고 가르시아를 상대하면서 부터 한희라는 투수를 보내 굳게 지키라 하십시오. 그라면 잘 막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이희근이 다 헤아려 둔 계략이었으니 조국의 승리였다.
끝내기 안타로 신이 난 이희근이 2루에서 펄쩍 뛰며 좋아하자 야왕은 최진행에게 말했다. “예끼! 한 팀의 안방마님이란 자가 경박할 지어다. 내일의 경기도 있는데 어찌 오늘의 승리에만 만족하여 들떠 있는가? 한 대 치거라!” 결국 최진행은 그의 얼굴을 손바닥으로 때렸다. 뒤이어 수많은 조국 타자와 투수들이 이희근에게 우르르 몰려들어 끝내기 빵을 날렸다.
야왕은 그 모습에 손바닥을 치고 웃으면서 오히려 이희근 보다 더 경박하게 기뻐하며 말했다.
“ 예끼 nimi xx, 누가 야구는 9회말 2아웃 부터라고 한겨? 진짜 야구는 12회말 2아웃 2스트라이크 부터인 겨!”
http://inning.co.kr/board/bbs/board.php?bo_table=inning_pro&wr_id=268144&page=0&sca=&sfl=&stx=&sst=&sod=&spt=0&page=0 야관중님 블로그
http://blog.naver.com/baekjelove1 블로그에 수정해서 다시 올리실 예정인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