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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military_3682
    작성자 : KOEM
    추천 : 12
    조회수 : 3748
    IP : 119.196.***.65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2/08/04 02:19:33
    http://todayhumor.com/?military_3682 모바일
    상담해줬더니 탈영한 Ssul.txt


    정확히 소속은 밝힐 수 음슴으로 음슴체를 사용함.


     원래는 그냥 게이트키퍼였지만 파워포인트 포텐터진거 계기 + 알고보니 별 같지도 않는 허접한 백 + 워낙 비리비리하게 생겨서 직속상관이 이색희 군생활 할수나 있을까? 걱정해준거의 삼위일체로 우아하게 맥심모카커피...를 하루에 백잔씩 타는 키보드꾼이 됨. 어차피 그땐 근무가 힘든게 아니라 내무생활이 아주 X 같아서 힘든거라 조금이라도 내무실로 안들어가는 일이라서 덥썩 물었는데 알고보니 패망테크였음. 나보다 후임인데 맨날 헬스장 가고 축구차고 족구차고 공부하고 ㅠㅠ 난 전역하는 그날까지 인원이 줄어서 행정담당이 혼자라 300명치 모든종류 행정 + 알파를 담당함. 유일한 부사수도 맨날 원래소속인 게이트키퍼로 뺏겨서 일가르치기도 바빴음.


     암튼 일 더럽게 많이 한건 좀 억울하지만 유일한 행정병이 되자 권력이 상상을 초월하게 늘어났음. 담당업무중 플러스 알파되는 것들 때문에 간부들도 함부로 못건드림. 역시 예산과 근무편성이라는 양대 채찍엔 당할사람이 음슴. 수틀릴때를 대비한 대대손손 물려온 행정병 전용 데스노트도 나의 생존에 많은 도움을 주었음. 그렇게 ㅅㅂ ㅅㅂ 이건 함정이야...이건 함정이야...라며 새벽 5시에 일어나 새벽 1시에 자는 생활을 하던지 약 1년째.


     한동안 신병이 전혀 들어오지 않던 부대에 드디어 신병들이 들어옴. 당시 나는 내무실 서열이 한 3번째쯤으로 안정화를 거치던 시기였음. 신병을 데리고 오는것도 일이고 배치하는것도 일이고 상담하는 것도 일임....아 귀찮아. 당시에 무현이형이 뭐 전국적으로 시켜서 그거 기획안 만든다고 매우 바빴음. 신병들을 던져주고 한 2주는 건드리지 말라고 엄포를 놓았음. 근데 여기저기서 고문관 같다는 보고가 올라옴. 이미 그 이전 타이밍 애들이 한 고문관들여서 적응시키는 거에도 너무 힘들었음...야들도 얘기가 긴데 이놈들은 빼고..


    암튼 이번에 온 신병은 고문관의 정점을 찍은 존재임.


    빠른 반응속도(매우짧고 찌르는 말대답)

    숨길수 없는 솔직함(썩은표정, )

    게다가 그 솔직함에서 묻어나오는 자연스러운 대인의 기상(건방짐....니들따위하고 섞일 이유가 없다. 하계의 인간들아의 느낌)

    그런 모습에도 불구하고 보여주는 풋풋함(멍청함...훈련진도를 못따라옴...지금 생각해보면 안따라온게 백퍼)


    게다가 이전 타이밍 애들의 고문관 짓 때문에 간부들의 감시가 사우론과도 같음

    그리고 나 스스로도 너무 쳐맞고 자라온지라 쳐맞는걸로 애를 잡고 싶지않았음

    권력을 잡은 뒤로 적어도 내 앞에서는 구타나 내무 부조리는 거의 읍다고 생각함.

    물론 난 사우론이 아니라서 나름 최대한 시간 쪼개서 오지랖 넓게 여기저기 싸돌아댕김. 

    그래도 백퍼 감시가 안되고 내 뒤에서 몰래몰래 애들 패고 나타나면 막 잘해준척하는 놈들이 몇 있었음. 

    휴가 다짜르고 존트 추운데로 보내줄까 고민하다가 명확한 증거가 안잡혀서 아쉬움


    그래서 몇달만에 점호시간에 모여있을때 빗나가게 리모컨도 던져보고(티났을까....), 욕도 해보고, 

    외롭고 추운데 보내준다며 협박도 하고 했지만 한귀로 흘리는거 같았음. 그런데 그 다음날...


    신병들을 위한 총기술 훈련중에 조교에게 개김. 증언에 의하면 훈련도 안따라오고 표정이 썩길래


    조교 : 야 000, 너 이색희 넌 지금 니 빼고 나머지 사람들 다 X으로 보냐? 똑바로 안해?

    000 : 아...ㅅㅂ

    조교 : 뭐? 너 내가 하는 말이 X같냐?

    000 : ...네, X 같습니다.


    요러고 조교맡은 사람이 폭발해서 둘이 붙었다고 함. 당시 조교는 내 바로 후임으로 나보다 나이가 5,6살 많은 운동선수 출신임.

    붙기는 커녕 평소에 거지같이 보이던 것까지 폭발해서 복날 개패듯이 때렸다고 함. 게다가 계속 표정이 비장미를 잔뜩 머금은

    '그래 쳐봐라~ 그래봐야 내 쏘울은 꺽지 못한다'의 표정이어서 더 쳐맞은듯.


    잠깐 일 있어서 나간다고 땡땡이치고 강당의자에서 무전기 틀어놓고 자고 있었는데 급히 찾는 무전이 옴.

    낼름 가보니 이미 한쪽은 떡이 되었고 다른 한쪽은 그렇게 패고도 화를 못이겨서 더 팰려고함. 둘을 떼어서 휴게실에 격리시키고

    감시를 붙임. 당시에 시즌이 안좋아서 폭력사태의 경우 처벌이 장난 아닐꺼 같은 느낌이 들었음.  해당 두명도 그렇고 간부들도 

    승진에 지장 오는 일은 극도로 싫어함. 눈치는 챘지만 알아서 해결하란 식으로 모른척을 함. 둘다 대면시키고 존트 화난척을 하며

    둘다 추운데 보내줄까? 휴가 짜를까? 아니면 니들 원대복귀 시켜줄까? 채찍과 이런저런 당근으로 일단 화해를 시킴.


     고문관도 함구하는 조건으로 당사자로부터 사과를 받고, 본인의 처벌(원래 군대는 맞아도 처벌받잖슴? -_-;;;)을 면해주는 딜을 받아 드림. 그리고 조교도 사과와 폭행재발 방지의 조건으로 함구와 개김재발방지 약속을 받아서 강제 악수시킴. 물론 미봉책임.


     매우 고민하다가 우선 인간적으로 고문관과 1:1로 얘기하고 싶어서. 그날 저녁 바로 드라마타임에 호출함. 어차피 신병상담해서 보고서도 내야하기 때문에 당직관에게 정식으로 보고하고 사무실에서 상담함. 계급빼고 그냥 사회에서 만나서 술자라니 커피마시면서 얘기한다고 생각하고 얘기하라며 본격 상담을 시작함. 내가 이때 아끼는 에쎄 담배 쟁겨논것도 주고 ㅠㅠ 집에 전화도 시켜주고 ㅠㅠ 싸이도 시켜주고 ㅠㅠ 커피도 타주고(아끼는 비싼커피로...) 암튼 어려서부터 우리집은...을 시작해서 장장 3시간동안 상담을 함. 


     그렇게 3시간을 인내하고 보니 이 아이에게는 군대가 그냥 아주 X같은 거임. 군대 오기도 싫었고, 군대 문화도 싫고, 이해도 안가고 인간관계 형성에 있어서도 뭔가 중2병 스러운 느낌이 물씬 풍기는 분위기였음. 알고보니 철학공부 하던 놈 -_-...하여간 뭐든 어설프게 공부하면 중2병(흑화되는 병)에 걸리는거 같음. 그렇게 잔뜩 얘기도 듣고 서비스도 해주고 드디어 내 이야기를 시작함. 왜 군대에서 상명하복을 해야하고 왜 징병제가 필요하고 지금은 뭐같겠지만 여기도 사람사는 곳이니 뭐니 부터 시작해서 부모님이 어쩌구 저쩌구, 사실은 모두 착한 애들이다...기타 등등 별별 소리를 다함. 암튼 간곡히 좀 제발 정신좀 차리라고 설득함.


     한창 얘기하다 보니 울기 시작함. 울면서 한참 고개를 끄덕이더니 죄송하다고 이제 결심이 선다, 잘해줘서 고맙다고 얘기함. 여기와서 처음 듣는 인간대접 받은 얘기라고...오 좀 해결의 기미가 보이나라고 생각했는데 이거 풰이크 -_- 솔직히 내가 있던 곳이 좀...그릏긴 하지만 그래도 그렇게 막장은 아니였음. 암튼 그래서 어깨 토닥여주고 마무리로 밖에 나가서 담배 한대씩 별보며 피다가 자 이제 들가서 자거라 하고는 난 다시 사무실에 가서 밀린 일과 상담일지를 마무리함. 


     상황실에 놀러가서 노가리좀 까면서 야식 얻어먹고 돌아와서 양치하고 잘려는데 한 30분 잤나 싶은데 누군가 날 깨움. 경계근무자가 내무실까지 와서 날 깨우나 싶었는데 귓속말로 "그색희 안보이지 말입니다. 탈영인것 같습니다". 순간 잠이 날라가고 온몸의 털이 곤두섬. 내가 공식적으로 마지막 상담자인데 탈영하다니 ㅜ-ㅜ 내가 진짜 나라에 받친 노동량이 있는데 이렇게 날 엿먹이나....그리고는 깨달은게 그놈이 말한 "결심이 섰다" 그제서야 "(탈영할)결심이 섰다" 였음..................야이 개..........ㅅ...........


     얼마나 말을 거지같이 했으면이랄 사람도 있겠지만 ㅠㅠ 나름 병사 수준에선 나쁘지않음. 이미 수십명 상담도 했었고 바로 전 고문관 때문에 근처 대학에서 상담도 하고 상담공부도 엄청함. 그리고 그 앞뒤로 다른 많은 케이스들이 있었지만 모두 나중에 정말 나에게 고마웠다고 했단말이오 ㅠㅠ 전역하고 싸이댓글도 남겨주고 ㅠㅠㅠㅠ 엉엉 니놈이 날 엿먹이다니 ㅠㅠ


    다 깨워서 일단 수색하러 갈 준비를 시키고 상황실에 감. 역시 나도 너...이...개....하필 내가 당직 서는 날에...빨리 찾아와!! 야이..기타 등등 욕을 쳐먹고 조인트좀 까이고 상황실에서 여분 무전기를 챙겨 나오니 한 2개분대 정도 준비되었음. 나머지 더 나올라고 하는걸 니들은 올라가서 머리박고 있어라..특히 딱 그놈 있던 내무실은 모두 머리박고 기다리라 하고 차량에 탑승해서 나가는길에도 경계 근무자들한테 니들 교대하지말고 대기타고 있어라. 와서 보자!! 우왕국 하며 패기돋게 출동함.


     수색은 어렵지 않았음. 대대로 내려오는 메뉴얼에 따르면 수색포인트는 딱 두곳. 기차역//터미널.

     기차역부터 같는데 이놈이 공식 활동복 입고 뻔뻔하게 대합실 티비로 개콘같은거 보며 웃고 있었음. 눈을 마주치니 눈이 두배쯤 커지더니 뒤로 튀었지만 수상하다고 생각해서 계속 지켜보던 철도공안이 바로 뒷덜미 잡음. 인계받고 바로 굽신굽신..철도공안님 보고는 말아주세요 제발 굽신굽신 ㅠㅠ 자비로운 그분은 탈영하는 색희덜은 거기를 뽑아야 된다며 웃으며 걱정말라고 해주심. 죄인을 압송(?)해서 가는길에 말을 시켜보니 어쭈 묵비권....썅싸다구를 날리고 싶었지만 그랬다간 비폭력주의 노선이 망칠까봐 참음.


     암튼 담날 보고는 했지만 쉬쉬하며 보고서는 파쇄기로 사라지고 없던일이 됨. 한동안 차량이용한거랑 부대원 출동한거 때문에 가라서류와 알리바이를 만드느라 고생함. 그리고 결국 그 뒤로도 자잘한 문제들 때문에 춥고 외로운곳으로 전출보냄. 그놈은 끝까지 나에게 말을 안함. 전출가는 날까지 얼굴도 안쳐다보고 날 피해다님....그리고 나도 그놈에게 신경을 끔.




    에필로그

    - 당시 위병들은 모조리 휴가를 짜름

    - 당시 문제의 내무실은 모조리 외박을 짜름

    - 그리고 미칠듯한 소수정예 정훈 교육 편성해줌


    - 문제의 그 고문관은 춥고 외로운데로 보내짐.

    - 그러나 반년후 그 춥고 외로운곳에서 나머지 멤버 전원이 연명으로 "탄/원/서"를 올림.

    정석 두께로 탄원서 옴 ㄷㄷㄷㄷㄷㄷㄷ [제발 이색희점 데려가세요 ㅠㅠ 안그러면 우리 항의하러 청와대감]

    .......덕분에 행정병 역사에 길이남을 "군생활리셋선고" 서류작업을 할뻔했지만 고문관의 부모님이 와서 석고대죄해서 넘어감


    - 그리고 한 1년후쯤에 다른 후임이 남긴 싸이 댓글 때문에 링크타다가 차마 못볼꼴을 봄. 그놈은 결국 원대복귀가 되었고 짬을 먹어서 분대장을 꿰어차고 훈련용 방탄복입고 폼잡으며 싸이하고 있었음. 허세 돋더만.....

    -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비폭력 노선은 그놈 돌아와서 다시 폭력노선으로 돌아섰다고...아..진짜 이 치아라같은 놈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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