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을 몇 달 남겨두지 않은 이 시점에 외면하고 살았던 29세의 내 모습을 오늘에서야 새삼스럽게 바라본다.
내 나이에 안맞게 살아왔구나.. 사실 아주 어리고 미성숙한 존재였는데, 착각의 늪에 빠져도 단단히 빠졌구나.. 라고 오늘에서야 느꼈다.
내 두 눈으로 진심이라 여겼던 이들에게 사랑을 전해만 주고 있었구나.. 그래서 그들은 받고만 떠났구나.. 하고 오늘에서야 알았다.
운명의 내남자는 나에게 몇 십년치 사랑을 퍼주고 있다는걸, 잡고있는 두 손에서 미세하게 떨려오는 사랑이, 나를 바라봐주는 그대의 두 눈에서 과거의 내 눈동자를 가늠해본다. 내가 이랬었구나.. 라는걸 그대를 통해 무려 석 달만의 오늘에서야 알게되었다.
석 달을 만나오며 단 한번도 싸우지 않았던 우리가 어제 싸웠다.
300km 떨어진 우리가 절대 소홀하지 않았던 연락이 문제였다.
본가에 가있느라 연락이 조금 늦어졌을 뿐인데, 난 참 많이도 화를내고 불평했다.
그러나 그대는 나에게 미안하다며, 모든게 서툰 자기에게 알려줘서 고맙다며, 앞으로는 안그러겠다 구구절절 다짐을 늘어놓는 그 모습이... 내 탓도 아니고 자기가 못나서 그런거라며, 내 덕에 하나하나 알아가고 있다며... 나를 눈물겹게 만들었다.
그래 어차피 너도 지나가는 남자겠지 라고 잠시나마 생각했던 나를 반성한다. 싸우면 본성이 보인다던데, 그대는 참 착하고 여리고 나를 진정 생각해주는 남자였다. 사실 처음 싸워서 결혼을 결심했다고 말하면 안믿어줄지도 몰라 오늘 여기에 적어두는 거다.
불안하다. 솔직히 너무 잘생겼고 키도크고, 멋지다.
누가 채갈까봐서 처음 만난 날부터 내꺼하자 당당하게 말했는데, 참으로 영광이라 말하던 그대의 모습이.. 오늘따라 더욱 선명하게 그려진다.
그대와 나 10년만 일찍 만났더라면, 지금보다 더 멋진 모습에 그간 못했던 알콩달콩 사랑들도 원없이 나누었을텐데.. 하루하루가 너무 아쉽고, 지나가는 시간과 늙어가는 우리가 너무 슬퍼진다.
살면서 이런 슬픈감정을 느껴본 적 없었는데, 그대가 나에게 이런것도 알려주고 있다.
사랑이란 4계절을 지내야하고, 시간이 지나야지 알 수있다 확신했는데, 그것도 그대가 깨부셔주었다.
어서 우리 결혼하자고..
프러포즈도 내가 먼저 해주기로 오늘 마음먹었다.
그대는 아마 모르겠지?ㅎㅎㅎ 신난다 행복하다.
하루하루 참 소중하지만, 오늘은 정말 의미 있는 하루다.
오늘을 마음 속에 품고 잠들고 싶다.
출처 |
39세 그대에게 결혼을 결심한 29세 오늘의 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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