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의 아이돌이기도 하지만
변태들의 우상이기도 한 나.
때문에 때때로 무서운 상황에 직면하게 된 적이 많았다.
하지만 이제 웬만한 것에는 무섭다고 느끼지 못하긴개뿔
밤 늦은 골목길에서 지나가는 똥개가 숫놈인것조차 무서워...
3년전쯤인가
힘든 일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던 밤 10시 지하철 1호선
그날따라 지하철에는 유독 사람이 없었고,
너무나 피곤했던 나는
문 바로 옆 봉이 달린 의자 맨끝자리
인자기도 배우고간 탁월한 위치선정으로 봉에 머리를 기대고 그대로 잠이 들어버렸다.
그런데 자다보니 누군가 내 머리를 툭툭 건드는 인기척이 느껴졌다.
난 그새 사람이 많아져서 누가 문 옆에 기대고 섰구나 생각하고는
내 큰 머리가 서있는데 방해가 될까 눈을 감은 상태로
고개를 똑바로 뒤로 기대고 다시 잠을 청하려는데...
자꾸 옆에서 이상한 기척이 느껴졌다.
뭔가 타닥...타닥 거리는 낮은 소리와
눈을 감았지만 그 위 검은 실루엣으로 왔다갔다하는 정신사나운 손짓.
나는 눈을 떴다.
그리고 용기를 내서 옆을 보았다.
그때 내 눈에 들어온 것은
어떤 남자...의 제 2의 자아.
내 옆에 기대고 선 아저씨와 사이좋게 나란히 서있는 제 2의 자아.
열린 바지 지퍼 사이로 내게 무례한 첫인사를 건네던 2번 그새끼...
난 너무 깜짝놀라서 벌떡 일어났다.
하지만 주위에는 모두 피곤한 퇴근길 지쳐 자느라 바빴기에
도움을 청할 곳이 없었다.
온 몸이 그대로 굳어서 움직일 수도 없었다.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아저씨는 침착하게 다시 바지 지퍼를 올리고는
마침 열린 문을 유유히 빠져나갔고,
문이 닫힐때까지도 내 눈을 응시하며 기분나쁜 미소를 지어보였다.
2호선으로 갈아타는 신도림역.
가는 내내 난 미친여자처럼 엉엉울며 걸어갔다.
모두 날 보며 슬금슬금 피했고,
감정이 격해진 나는 친구에게 전화를 해서 동네 개들을 험담하기 시작했다.
그리고부터는 1호선을 잘 타지 않았는데
1호선이 문제가 아니라 지하철이 문제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것은 그로부터 얼마지나지 않은 어느 날이었다.
그날은 밤늦은 시간도 아니었고, 1호선도 아니었으며, 사람도 꽤 있었다.
난 지하철 노선표를 보느라 문 앞에 서서 고개를 들어올리고 유심히 노선표를 살피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후 느껴진 등 뒤의 기분나쁜 온기.
힐끗 돌아보니 어떤 아저씨였고, 그 아저씨도 노선표를 보는 것이었다.
난 괜한 오해를 했구나 생각하며 신경쓰지않고 노선표를 살피고있었는데
아저씨는 점점 내 등뒤로 밀착해왔고
난 그제야 이 아저씨가 노선표를 보는게 아니라 내 인내심을 보는구나라는 것을 느꼈다.
난 아저씨에게 내 인내심을 더 보여주고 싶었지만,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몸을 밀치려는데
아저씨가 갑자기 내 정수리에 코를 갖다대더니 "으흐흥~"이라는 괴이한 감탄사를 내뱉으며
내 머리통에서 나는 냄새를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저씨의 선택은 잘못된 것이었다.
그날따라 난 머리르 감지 않았고, 여기저기 뛰어다녔기에 머리엔 이미
추석전날 부치다 남은 후라이팬안의 기름이 쳐발라져있었다.
"어헉."
아저씨는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그렇게 다음 칸으로 향했다.
지하철에서의 봉변은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비오는 날 장우산으로 치마를 들추고 가던 개저씨.
내 앞자리에 앉아 내 눈을 바라보며 온세상 개들과 여자들을 욕하던 할아방구.
그렇게 난 지하철을 기피하게 됐지만,
지하철이 문제가 아니라 그냥 내가 가는 곳곳 자체가 문제라는 것을 깨닫는데도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집에 돌아가는 골목길.
유난히 천천히 따라오는 검은 자동차한대.
그 자동차는 느린 내걸음에 맞춰 천천히 내 옆을 따라오다가
갑자기 나를 앞질러가더니 내가 가는 골목길에 미리가서 날 기다리고있었다.
그리고 내가 그 옆을 지나가자 창문을 씹팔쎈치정도만 내리며
"아가씨. 얘기좀해요."
라는 말을 했고, 난 그 전에 이미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골목길 앞으로
데리러 나오라고 말한 상태였고
다행히도 저만치에서 엄마의 모습이 보였다.
내가 엄마에게 손을 흔들자 갑자기 그 자동차는 엄마가 똑바로 쳐다보지못하게
헤드라이트를 세게켜고 그 자리에 멈춰섰다.
난 얼른 엄마에게 뛰어갔고 다른 골목으로 들어가려는그때.
그 자동차가 엄마와 내가 들어가는 골목길 옆을 천천히 지나가며
우리가 어디로 가는지 사라질때까지 지켜보고 서있었다.
그 후로도 두어번정도 그 자동차를 봤고
얼마간은 저녁일찍 들어오거나 아예 집밖에 나가지 않았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느정도 안정이 됐을때였는데
그때는 늦은 밤도 아니었고, 환한 대낮 11시였으며
골목길도 아닌, 큰 대로변이었다.
약속시간에 늦은 나는 택시를 잡기위해 대로변에 서서 택시를 기다리고있었는데
그때 지나가던 차가 내 앞에 멈춰서더니 창문을 내렸다.
어떤 젊은 아저씨였는데 그 아저씨는 내게 다급히 타라는 손짓을하며
"빨리타요. 빨리. 뒤에 차오니까. 얼른타. 데려다줄게." 라고 말했고
난 무서워서 뒷걸음질치며 빠른걸음으로 반대방향을 향해 걸었다.
다행히 그 차는 더이상 따라오지 않고 가던방향으로 사라졌다.
이상한 점은 옆 좌석에는 어린이용 카시트가 장착되어있었는데
그로부터 얼마후, 뉴스에서 어떤 남자의 범행이야기가 흘러나왔는데
여자들이 안심하게끔 자동차에 카시트를 장착하고 친절한척 여자를 태워
몹쓸짓을 했다는 기사를 접했고, 나는 그자리에서 쉬를했지만 다행히 화장실이었지롱.
그리고 얼마후 집으로 돌아오는 골목길.
막차가 끊긴시간이어서 골목앞에서 택시를 타고 내린 나는
내 앞에 앞서가는 어떤 남자를 보며 안심했었다.
으슥한 골목인데 사람이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그 남자가 내 구두소리에 힐끗돌아보더니 갑자기 어디론가 사라져버린것이다.
난 순간 겁이나서 여기저기 둘러봤는데, 아무리봐도 없기에
그냥 이 근처 어디가 집이겠거니하고 아무 의심없이 걸어가고있었는데
그때 내눈에 들어온 것은
바로 맞은편 건물 2층에서 날 내려다보며 유심히 지켜보고 서있는 그 남자의 매서운 눈동자였다.
하지만 그때도 다행히 엄마에게 미리 전화를 해놓은터라 엄마가 마중을 나오셨고,
난 무사히 집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리고 얼마 후 들려온 친구의 봉변소식.
집앞에서 슬리퍼를 신은 동네주민이 있기에 안심하고 들어가는데
갑자기 다가오더니 에프킬라로 머리를 내려쳤다는 것이다.
친구는 그자리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졌고,
그 동네주민은 친구의 가방을 빼앗아 달아났는데
에프킬라는 파리나 모기뿐아니라 사람도 헤칠 수 있으니 약사와 상의 후 사용하세요.
www.liliroro.com 놀러와서 안부게시판에 응원글을 남겨주신분 중 2명을 추첨해서
내 복 다가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