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대학이 외국인 유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해 최고 75%까지 등록금을 깎아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학생들이 등록금 역(逆)차별을 받고 있는 것이라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과학기술부 도 이같은 등록금 역차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시정 조치를 내린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교과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국 18개 대학을 대상으로 실시한 유학생 관리 실태 점검에서 대부분의 대학이 유학생 유치를 위해 등록금 감면 규정을 편법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과부 관계자는 "올 연말 전국적으로 재조사를 할 예정이며, 적발된 학교는 재정 지원 제한 등 불이익을 줄 방침"이라고 밝혔다.
교과부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기준으로 국내 대학에서 유학 중인 외국인 학생 수는 8만38423명으로 이 가운데 5만7783명(68.9%)이 중국인 학생들이다.
본지 조사결과에 따르면 동국대 는 외국인 유학생에게 등록금을 50%씩 감면해주고 있고, 성균관대 는 유학생에 대해 학부생은 35%, 석사 과정은 50%의 등록금 감면 혜택을 주고 있다. 지난 4월 통계에 따르면 동국대와 성균관대에 재학 중인 외국인 본과 유학생 숫자는 정부장학생과 교환학생을 포함해 각각 1909명과 1146명이었다.
장학금을 대폭 지급해 사실상 등록금을 깎아주는 대학들도 있다.
충주대 는 외국인 유학생의 학점이 2.0 이상이면 장학금 명목으로 등록금을 감면해줘 50%만 내도록 하고 있다. 건국대 는 유학생의 입학 첫 학기 등록금을 50%만 납부하도록 하고 학점 3.2 이상은 60%, 3.5 이상은 30%만 등록금을 내도록 하고 있다. 4.0 이상이면 학비 전액이 면제된다. 건국대측은 "우리가 1970년대 미국 유학에서 혜택을 받았던 것처럼 한국에 선진 학문을 배우러 오는 유학생들에게 혜택을 돌려주자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일부 대학들이 반값 등록금으로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하는 것은 대학별 순위 평가 때 유리하기 때문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유학생을 많이 유치할수록 상위 등급에 랭크되기 때문에 유학생 유치에 열을 올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보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신입생을 구하기 어려운 일부 지방대들이 재정난 완화를 위한 고육지책으로 등록금을 깎아주면서까지 외국인 유학생을 불러들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선 '등록금 장사'나 다름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외국인 유학생이 850명으로 전교생의 12% 정도인 전북 우석대 는 중국인 유학생에게는 학비의 40%를 감면해 주는 등 국적에 따라 학비의 30~50%를 일괄 감면해 주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유학생 숫자가 워낙 많아 감면 혜택을 줘도 어느 정도 이윤이 남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동국대 3학년 이모(21)씨는 "유학생들이 우리 학교의 재원을 채워주고 있는 줄로 알았는데, 더 싸게 다녔다는 걸 알고 놀랐다"고 말했다. 성균관대 4학년 송모(22)씨는 "우리는 유학을 가면 현지 학생들보다 많은 돈을 내야 하는데 우리보다 경제 규모가 큰 중국에서 온 학생들에게 반값 등록금만 받는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했다.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