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취임을 맞아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이 오늘 있다. 그러나 취임을 축하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대선 이후에 보인 행보는 매우 실망스러운 것이었다.
선 거 때에 내세웠던 ‘경제민주화’는 온데 간데 없어졌다. 선거 때에는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정리해고를 최소화하며 쌍용자동차 국정조사를 받아들이겠다는 태도를 보였지만, 선거가 끝난 후에는 ‘언제 그랬냐’는 등 자본의 이익만 대변하고 있다. 노동자들의 잇따른 죽음, 노숙농성, 고공농성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당선인의 인수위원회는 노동현안을 해결하라는 요구에 대해 묵묵부답이었다.
선 거 때에는 원전안전을 강조하더니, 정부조직개편에서는 원자력안전위원회의 독립성을 없애고 미래창조과학부 산하로 두려는 시도를 해서 논란을 빚었다. 이 시도는 야당의 반대에 의해 무산되는 듯 보이지만, 이런 시도가 있었다는 것 자체가 박근혜 대통령이 원전 문제에 대해 인식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 외에도 부적절한 사람을 총리와 장관 후보로 제시하는 등 박근혜 대통령이 보인 행보는 유권자들을 실망시키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따 라서 박근혜 대통령은 당선 이후에 자신이 보인 행보를 반성하는 것에서부터 대통령으로서의 역할을 시작해야 한다. 지금까지 보인 모습처럼 대통령직을 수행한다면, 그 결과는 ‘국민행복’이 아니라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를 위협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우 리는 박근혜 대통령 5년을 비상한 각오로 맞는다. 우리는 인권과 민주주의의 후퇴, 생명과 평화라는 가치의 훼손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단지 ‘반대’만 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의 가치를 지키고, 우리의 대안을 만들고 확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더 이상 상대방의 실정에 기대어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야당으로는 아무런 변화도 있을 수 없다. 지난 5년의 세월이 그것을 증명해준다.
우리는 오늘의 화려한 취임식 뒤에서 신음하고 있는 사람들과 연대해 나갈 것이다. 전국 곳곳에서 거리와 농성장, 송전탑 위에 올라가 있는 사람들과 함께 연대해나갈 것이다. 미래에 대한 희망을 찾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고 함께 할 것이다. 국가권력이 그들을 무시하고 억압하려할 때 우리는 그들을 지지하고 아픔을 함께 할 것이다.
아무리 밤이 깊어도 아침은 온다. 아무리 겨울이 길어도 봄은 온다. 우리는 그 아침과 봄이 생명의 아침과 봄이 될 수 있도록 우리의 삶과 우리의 실천을 통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2013년 2월 25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