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이 없으니까... 음슴체..
벌써 몇달전 일임.
한참 더위가 맹위를 떨치던 즈음..
회사 주변을 돌아다니는 차들중 무광 포스를 자랑하던 차들이 있어서
"저차 이쁘다아" 했더니
우리 회사 임원이자 오래된 벗인 친구가
"나 저거 스프레이 있는데 줄까요?" 합니다.
요런거...
간편하게 뿌리기만 하면되고
벗겨 낼때는 시트지 바른 것처럼 한번에 휙 벗겨지니
더할 나위 없는 신박한 물건이라며
5통이나 있다고 함.
오...
요즘 회사 사정이 통 안좋은터라.. 차 따위에 돈 쓸 겨를이 없었는데...
스트레스도 풀겸 오랜만에 혼자 낙서하듯 뿌리면 된다는 이야기에
'언릉 주세요' 했음.
"긍데 5통이면 되요?"
"네.. 만약 모자랄 수도 있으니 두통더 수급해 볼께요."
"고맙습니다.. 내 술한잔 쏠께.."
이때... 라도 제조사에 전화나 해볼껄 하는 후회가 있었음..
암튼..
회사 이전이다 뭐다 해서 몇 주가 흐르는 동안에도..
무광 포스를 흉내내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자기전 매일 가상 도색을 해봄...
휙휙휙 슉슉~~ 요래 요래.... 음냐.
드디어 D-Day...
어디서 본 건 있어서 요런 마스킹 테입도 사공..
(참고로 도색이란건 중학교때 프라모델에 메니큐어 발라본 것 말고는 처음임.)
장소는 냄새 및 건강을 생각하야.. 지하 주차장 환풍구 바로 밑에서 작업하기로 하고
차에 마스킹을 시작함.
요렇게만 하는데 2시간이 흐름.
쉬운일이 아님.. 혹은 나에게만 어려운 미션임.
사이드컷까지.. 아직... 많이 남았음..
날이 많이 더웠다는 것을 감안하면 저 만큼 한것도 대견해 보임.
사실.. 중간중간 후회가 있음...
한쪽만 먼저 해볼껄... 이란...
열심히 리어도 바르고..
이때 마스킹 테입이 다 되어감.... ㅠ
철물점이 차를 타고 다녀와야 하는 거리라.. 저걸 다시 벗기고... 는 절대 못가겠고.
땡볕에 자전거를 타고 다녀옴..ㅠ
역시 머리가 나쁘면 몸이 고생하는듯..
휠도 열심히 감싸주고...
지붕과 앞뒤 창문이 제법 힘들었지만 손에 익으니 별 것 아니어서 ?
장장 6시간에 걸쳐 작업을 완료했음.
과거 도색집에서 전체 도색할때 가격을 깍던 내가 괜히 미안해짐.
이거 비싸게 받아야 되는 작업 맞음....
자... 이제..
6시간만에 꿈에 그리던 도색작업을 시작함.. 룰루우~ 1.2kg 1.2kg
치...치익....
조언받은 대로 충분히 흔들고..
한번에 다 뿌릴 생각은 하지 말고..
흐르지 않게 같은 곳 오래 뿌리지 않기..
그럼.. 머하나..
문짝 하나를 칠할 때까지만 이라도 눈치챘으면..
6시간 흘린 땀은 그냥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 정도만 느끼고 끝냈을 것을...
오유 자게 고수분들은 알아챘을 거임...
'전체 도색을 단 7통 만으로 가능해?'
'깡통하나가 35 리터 인가?'
아니.. 저 위 깡통에 써있듯이 당당히 355ml 임.
7통이면 옆면한쪽정도 칠할 분량이라는 것은...
이렇게 칠해 보고 알았음.!!!
4통째 바른게 윗사진이고..
더 사다 뿌리지 머.. 라고 해서
7통을 뿌린게 저정도임..
사진에는 표현이 잘 안되지만
오징어 먹물 입에 가득 머금고 뿜어도 저것보단 검을 거임.
지나가시던 경비 아저씨가...
멀쩡한 차에 왜 이랬냐 질문과 한심스런 눈빛에서 장장 7시간의 노력은...
"하하하.. 개성..표현?"
요딴 시덥지도 않은 대꾸를 갈아먹기 딱좋았음.
'아.. 5통을 더 사야하나?'
판매점이 어딘지 몰라
이 요물을 건네준 친구에게 전화를 함.
"이거... 어디서 사요?"
"아.. 왜요? 모자르던가요?"
"결과물 보니 그런듯요. 한 5개..더?" (5개 더를 외쳤던 걸 보니 아직 정신 못차렸음)
"거.. 비싸다던데 깡통에 써있는 번호로 해보시죠.."
"네..."
"여보세요? 이거 페인트 업체죠? 혼자하다가 페인트가 좀 모자른듯 싶은데.. "
"아 네.. 거 혼자하기 힘드실텐데.. 몇 통이나 필요하세요?"
"네.. 한 5통.."
"몇 통 쓰셨는데요?"
"7통이요"
"오토바이 칠하세요?" (ㅋㅋㅋ 미틴... )
"아뇨.. 찬데.."
"어떤 차인데... 아.. 보닛만 포인트 주시는 거에요?"
"아뇨.. 전체도색..."
"....... 소나타 기준으로 30통 정도 들어갈텐데...한통에 25,000원 입니다."
"....아..... 네 그렇군요........ 수고하세요.."
23 x 25,000원.. 그 돈을 들이는 것보단
120만원에 해당전문업체에서 깔끔하게 해주는 것이 더 낫고.
저대로는 '데스 레이스' 같은 영화에서 봄직한 비주얼이라..
어딜 다니는 것조차 부담스럽스럽..
그리하야 최선의 선택.
벗겨...
벗겨.....
두껍게 발라졌으면.. 광고대로 시트지 벗기는 것처럼 쉬웠겠으나..
예상하든 그딴 요행은 사치임..
그냥 마른 빳빳한 걸레로 문지름 문지름.. 지문이 닳도록 손가락이 휠 정도로
문지름 문지름..
분노의 문지름...
다시 여섯시간후...
겨우.. 큰 것들은 벗겨낸듯함..
작은 틈새사이로는 흩날리며 뭍어 들어가 무척이나 힘듬.. ㅠ
아침 9시부터...
밤 10시까지..
그냥 색칠공부...
ㅆㅂ...
삽질도 이런 삽질이.. 없음.
절실히 느낀 거지만..
전문이 왜 전문인지 알 것 같음.
카페베네 엔딩짤이 적절하겠으나.. 시간관계상 과거 사진 투척후.. 이만. 도망가겠음.
춧천은 아직도 구걸입니까? 네.. 그 구걸 제가 하겠습니다. 굽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