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여 얼마전에 살모사물려서 베오베 두번간
골프장 여직원 입니다..
요즘 건망증이 자꾸 심해져서 일하는데 지장이 생겨
오늘 병원에가서 상담도 받고 나중에 정밀검사도 해볼까하는데요...
제일 큰 걱정은 아무래도 건망증이 심해지면서 수입에 지장이 생기기 때문에 ...
혹시 건망증 때문이 아니고 내가 일하는방법이 잘못 됐나 하고 글을 쓰다가...
쓰다보니 멘붕이오는게 ...
다른 분들이 보면 어떻게 생각할까 하고 올려봅니다..ㅎ
※골프룰을 모르시는분은 이해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길동이,바람이,가을이,돌멩이 네명이 볼을치러왔다.
(나는 처음 보는사람 얼굴, 이름 빨리 못외운다.)
길동이는 빨간티 아재
바람이는 주황모자 할아버지
가을이는 노란치마 언니
돌멩이는 초록신발 아재
골프백 실은 순서대로 숫자를 붙이는데,
색깔보다는 숫자가 이름이다.
빨강1번 주황2번 노랑3번 초록4번 이라 외운다.
빨주노초,1234 매치를 시킨다.
자, 파4홀이다.
첫홀이라서 순서를 뽑는다.
노랑,빨강,주황,초록 순서가 정해졌다.
노랑이가 티샷을 했다. 해저드다.
빨강이가 티샷을 했다. 우측페어웨이.
주황이가 티샷을 했다. 왼쪽러프다.
초록이가 티샷을했다. 오비다. 그런데 멀리건을받고 다시쳤는데 해저드로 빠졌다.
카트에 빨주노초를 태우고 세컨지점으로 왔다.
잔디위에 볼이 두개밖에없다.
왼쪽러프랑 페어웨이에 있는데 순간이게 누구볼인지 잘 기억이 안난다.
그때, 나의 대사는
"두번째 치신 분(기억안날땐 생략) 페어웨이 볼 150M , 왼쪽 러프는 175M 남았습니다! 해저드/오비티는 120M 지점입니다~!!"
라고 외치는것이다. 맨뒤에있는 볼부터 순서대로 불러드리는게
기본이다.
그럼 본인들이 알아서 클럽을 달라하거나 직접 뽑아서 가는데 , 당황스러울 때는 첫홀부터
네명이 동시에 나에게 자기볼이 무어냐고 어디로 갔냐고,
어디에 있냐고 물을때다.
그럴땐 잠시만요!!!를 시전하고 페어웨이로 뛰어들어가서
볼메이커를 하나씩 다 외치며 거리를 불러드린다.
"타이틀 4번 155m, 스릭슨 135m ....(주절주절) ....보세요!!!!!"
라고하는데....
분명 나는 해저드 한명, 페어웨이 한명, 러프 한명, 오비나서 다시 쳤으면서 해저드로 빠진 아자찌 까지
네개의 볼을 다 봤는데... 노랑이가 해저든지 초록이가 어따쳤는지 기억이 안난다.
BUT!!!
티박스에서 티샷하자마자 세컨거리를 불러줄때도 있다!
노랑언니가 해저드빠졌다.
"아...해저드입니다ㅠㅠ 해저드티는 100m지점입니다"
빨강이아재는 페어웨이다. 이뻐죽것다.
"잘갔습니다~♥ 150m남았습니다아♥♥"
.....(이하생략)....
근데 세컨가면 또 물어보고 다시물어보는 분들이 태반이라 잘 안써먹는다.ㅠㅠㅠ엉엉엉어유ㅜㅜ미안해요ㅜㅜㅠㅠ
한가지 더!!!!
내가 엄청 집중을 하는방법이다.
마음속으로 '노랑 해저드, 빨은 페어, 주는 왼쪽러프, 초는 해저드' 운전하면서 계속 중얼거리면서 가는거다.
근데 갑자기 고객님이 내게 말을걸어!!!!!!!!!!ㅠㅠㅠㅠㅠㅠㅜ
엉엉 ㅠㅠㅜ 왜그러셨어요 ㅠㅠㅠㅠ 미안해요 ㅜㅠㅠㅠ
나이는 왜물으세뇨 ㅜㅜㅜ결혼했는지는 왜물어요 ㅠㅠ
여타저차해서 세컨샷을 잘넘겼다.
근데 고객님들이 전부 세컨샷을 그린위로 올리면 프로지..
일반인인데 당연히 원하는데로 볼이 가면 그게 신이게요 ㅜㅜㅜ 산위로 치고, 물로 빠뜨리고, 뒷땅때려서 한 10m굴리고.... 빨주노초 섞여서 말이다.
자, 다들 열심히 그린 위까지 올라왔다
대견하다... 막 등 토닥여드리고싶다..!으쌰!!수고하셔쪄여!!
노랑이 3번쳐서 올라왔다. 4on이다.(티샷해저드빠짐)
빨강이 3번쳐서 올라왔다. 3on이다.이뻐죽겠다ㅠㅠ
주황이 4번쳐서 올라왓다. 2nd샷은 해저드다. 5on이다.
초록이 3번쳐서 올라왔다. 2nd샷은 오비다. 5on이다.(티샷해저드)
이때 내 머릿속에는 1.2.3.4. 순서대로
빨 3on . 주 5on. 노4on. 초5 on 정리돼어있다.
초록이가 가장멀리있어서 퍼터를 했다.
그다음 주황,노랑,주황,초록,주황,빨강이는 1퍼터에 넣어서 홀아웃했다. 이젠 멋있어보이기까지한다ㅠㅠㅠㅠ엉어유ㅠ
감사합니다ㅠㅠㅠㅠㅠㅠ
빨 1퍼터, 주 3퍼터, 노 1퍼터, 초 2퍼터.
머릿속에는
1번 : 3온1펏 = 파
2번 : 5온3펏 = 양파(더블파)
3번 : 4온1펏 = 보기
4번 : 5온2펏 =트리플.
홀아웃하고 고객님들하고 얘기를 하며 카트로 오는 내 머릿속은 계속 '파,양파,보기,트리플' 혹은 '0,4,1,3' 을 수십번 되새긴다 .
그런데 카트 타고 볼펜들고 스코어 카드 딱보면
까먹음....................
분명 스코어 다 셋는데....
다봤는데... 나이스 파! 아자~~!!! 하면서 하이파이브도 해드렸는데.. 누군지 기억이 안남....
가끔은 버디를 하셔서"우와!!!!!!!대박!!! 나이스 버디!!"하고
같이 좋아했으면서 버디기념 브로치 달아드리려고 예쁜 브로치 찾아서 꺼내면 어느분이 버디를 했는지 까먹을때도있음...
.........
18홀 전부 그러는건 아니지만
하루에 세번은 이런일이 생깁니다......
병원에서는 아직 이정도까지 심할정도는 아닌데.. 술얘기도 하시길래 주량 한병반에 얼마전까지 매일 술을 마셨고
자주먹는편이고 한번먹을때는 한병은 먹는다. 라고 말씀 드렸지만..
아무리 술을 많이먹는다하더라도.. 그래도 이정도 까지는..
아직 이른나이라고 하셨어요 ㅎㅎ
우울감이 심하거나 정신적으로 힘들때 간혹 잘 잊는데 저는 후자에 가까울 가능성이 크다 하시더라구요..
뇌 검사를 받아보는게 어땋겠나하고 추천해주셔서 생각중입니다^^;;;;
아 치킨먹고싶다.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