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졸업하고
회사 들어온 지 이제 막 1년을 향해 달려가는 신입사원입니다.
점심시간에 베오베에 뭐 없나~하고 구경하다가
MT 불참비에 대한 글을 보게 되었네요.
댓글들을 가만히 읽다보니,
문득 제가 회사에 들어와서 자주 했던 고민이 다시금 생각났습니다.
우선, 저희 회사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정말 군대문화가 뿌리깊이 박혀있는 제대로 보수적인 국내 제조업 중의 하나입니다.
업무도 힘들고 분위기도 좀.. 그러니까 사람들이 잘 견디지 못하고 떠나가죠;;
지시사항은 그저 위에서 아래로만 내려오고,
위에서는 자유롭게 의견 개진 해보라고 아랫사람들에게 말하지만..
정작 실무자들이 의견을 제출해서 통과되는 일은 거의 없죠;
그래서인지 불합리한 일도 참 많습니다.
부조리한 일이 많아요.
이해 안되는 일도 많구요.
하지만 너무 놀라운 것은,
실무자 대부분이 '이건 아니다'라는 진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누구하나 나서기 껄끄러워 한다는 것입니다.
총대를 매란 것이 아닙니다.
다만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남들 앞에 표현하는 것을
어려워하고,
또 그런 사람을 불편하게 바라본다는 점이 저는 무척 놀라웠습니다.
그런데 비단 이것이 회사에서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우리나라 대다수의 사람들이
남들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을 굉장히 불편하게 생각합니다.
상대적으로 소수의 목소리에 대해 너그럽지 못한 편이죠.
오유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게시판에서 어떠한 '대세'가 있을 경우,
그것에 반대되는 의견을 펼쳤을 때 '반대'를 먹고 거무딩딩하게 변하기 일쑤입니다.
제가 뜬금없이 이런 얘기를 털어놓는 이유는,
오늘 베오베 'MT불참비' 글을 읽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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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간의 부조리는 참고 차근차근 견디시는게 좋겠습니다.
괜히 낙오되면 대학생활 내내 외로워지거나 못된 소문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경우가 많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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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불참비에 대해 동아리 대부분이 정당하다고 느끼는데 소수의 불참자가 부당하다고 느낀다면 소수의 불참자가 동아리를 탈퇴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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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댓글들을 읽다가 많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죠.
왜 우리사회는 모두 한 목소리를 내기를 원할까요?
왜 그 목소리에 부합하지 못한다면, 반대하는 소수는 침묵하거나, 사라져야 하는걸까요?
'좋은게 좋은거'라고, 굳이 시끄럽게 분란 만들어봤자 '사회생활 못하는 사람'으로 밖에
취급받지 못하는 게.. 정말 좋은걸까요?
물론 저도 마냥 당당하진 못합니다.
'까다롭게 군다'
'원만하게 넘어갈 줄 모른다'
이런 소리 듣기 싫어서, 저도 그냥 '이건 아닌데..'라고 생각하면서도
그냥 사람들의 의견에 편승하는 일이 많거든요.
특히 회사에서는 더욱 그런것 같습니다.
굳이 일 크게 만들고 싶지 않고, 괜히 미운털 박히고 싶지 않은게 사람 마음인지라..
하지만 누군가 자신의 목소리를 내어 의견을 개진한다면,
부조리한 것은 부조리하다고 당당하게 소리내어 말한다면,
적어도,
응원은 해주고 싶습니다.
지지해주고 싶어요.
그냥 베오베에서 글을 읽다가 괜히 씁쓸해져서 진지먹고 끄적여봤습니다.
다들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시는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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