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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살 여자 , 뱃속에 아이가 생기자 남자에게 말했다
남자의 가족들은 여자에게 아이를 지우라며 내쫓았다
여자는 홀로 친정 엄마와 함께 89년 4월 오후 1시에 작은 딸을 낳았다
갓낳은 핏덩이를 안고 새벽부터 시장에서 살아있는 오징어나 낙지를 사다가 작은 포장마차를 하며
아이를 키웠다
간혹 버스기사들이 비린내가 난다며 타지 말라고 떠밀어내면 울며 보채는 아이를 등에업고
새벽이슬을 쓸쓸히 맞아가면서 그렇게 다음버스를 기다리고 기다렸다
그렇게 아이가 옹알이를 시작할때쯤 다방에 들어갔다
시골 아가씨가 처음 서울에 가서 배고픔을 눈물로 달래며
독하게 홀로 아이를 키워온 4년,
아이는 걷기도 잘걷고 말도 잘했다
그 즈음 자신의 아이를 친정댁에 보내고 이를 악문채 살았다
돈이 조금 모이고 아이의 아빠와 재회했다
때론 폭력에 휘둘리고 남자의 외도에도 꾸욱 참으면서
아이는 아빠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 하나만 가지고 그렇게 지냈다
아이가 유치원에 들어가야할때 여자는 아이를 데려와 키웠다
남자는 밴드 음악을 하며 점점 세 사람의 집을 키워갔다
행복하게 , 여느 가족처럼 평범하게 살줄만 알았다
남자가 밴드를 하며 알고지낸 외국인에게 사기를 맞아 빚쟁이들에게 시달리기시작한게
딸아이가 초등학교 6학년때였다
둘은 이혼했다
딸아이는 중학교1학년때부터 방황을 하기 시작했다
여자는 딸아이와 터울이 꽤 있는 둘째까지 키워야했다
배운게 없어 자신은 할줄아는게 술장사뿐이라 생각했다
작은 동네 노래방을 시작해서 7080노래홀을 운영하기시작했다
마지막 삶의 끈이라 생각하고 대출받아서 운영하는 7080노래홀의 건너편은 사창가였다
딸아이가 중2가 되었다
둘째 아이는 6살이었다
어느 겨울 새벽, 바람도 잘 막아지지 않는 추운 집에서
빨개진 코끝을 입김으로 달래며 작은 아이와 딸아이는 꼭 부둥켜 안고 잤다
딸아이는 그 겨울 밤 잘 잠궈지지도 않는 녹슨 창문을 통해 들어온 검은 남자에게
첫경험을 빼앗겼다
여자는 세상이 너무나 매정했다
공주처럼 키웠던 딸이었다
비록 가난속에서 키우고있지만 따뜻한 매화꽃처럼 , 하얀 백합처럼 키우고 싶었으리라.
14살의 이른 방황도 엄마 없는 추운 집에서 어린 동생과 단 둘이 밥을 차려먹는 짧은 삶이
원망스러웠으리라 생각했다.
여자, 딸, 어린 아들의 집은 좀처럼 따뜻해질줄을 몰랐다
딸이 고 1이 되었을 무렵
두 아이들을 친아빠에게 보냈다
그리고 딸의 고2 봄이 다가올 무렵
딸의 아빠는
18살 딸의 교복치마속을 더럽혔다
수화기 너머로 딸의 울부짖음이 들려왔다
"엄마가 우릴 아빠에게 버리지만 않았어도 내가 이런 일 안당했잖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렇게 딸은 24살이 되었다
어디든 도망가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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