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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baby_3630
    작성자 : 새로미
    추천 : 20
    조회수 : 917
    IP : 110.70.***.61
    댓글 : 34개
    등록시간 : 2014/09/22 02:00:18
    http://todayhumor.com/?baby_3630 모바일
    엄마가 아닌 여자가 생각하는 좋은 엄마란
    시집 못 간 노처녀입니다.
    남동생이 결혼을 해서 
    저에게는 올케가 한 명 있습니다.    

    저와 남동생네랑은 다른 도시에 살아서 
    올케랑은 친해질 기회도 전혀 없었고 
    또 저랑 올케는 서로 성향도 달라서 
    같이 있으면 서먹하고 불편한 편입니다.

    그런데 그런 올케가
    두 달 전에 제 첫 조카를 낳았습니다. 

    올케가 임신 내내 입덫이 꽤 심했다는데 
    저는 그 고생하는 모습을 많이는 아니고
    아주 조금 봤습니다.

    또 저는
    올케가 아기를 낳은 후에 병원에 가서
    분만할 때 얼마나 힘들었는지도 잘 모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얼마 전 아기를 보러 올케네 집에 갔었습니다.
    올케가 잠깐 화장실 간 사이에
    잘자던 아기가 갑자기 울기 시작했습니다.

    놀란 제가 아기에게 우유도 줘 보고, 
    등도 두드려줘 보고, 기저귀도 점검해 보고, 
    정말 제딴에는 별의별 짓을 다 했는데도
    아기는 울음을 그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 작고 연약한 아기가
    온 몸이 점점 더 시뻘개져서
    더 큰 소리로, 더욱 서럽게 우는데
    정말 멘붕에멘붕에 그런 멘붕도 없었습니다.

    아기를 울리고 있다는 미안함과 죄책감, 
    하지만 뭘 어떻게 해야 될지 
    전혀 모르겠다는 막막함 때문인지

    고작 그 몇 분의 시간동안 저는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완전히 지쳐 버리고 말았습니다.

    마침 올케가 화장실에서 나오길래
    바로 올케에게 아기를 넘겼습니다.  

    올케가 우는 아기를 안고 방에 들어가서 
    한참을 어르고 달래고 난 후에야 
    아기가 울음을 그치더군요.

    올케가 홀로 아기랑 씨름하는 소리를 
    거실의 푹신한 쇼파에 앉아 듣고 있자니
    참 많은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하루 24시간을 오롯이 그렇게
    아기와 살아 내고 있는 올케가
    같은 여자로서 너무 안쓰럽고 불쌍하기도 하고  

    내 동생의 귀한 아들이자, 
    우리 엄마아빠의 금쪽같은 손자,
    그리고 내 소중한 조카를 키우기 위해
    올케가 자기 자신을 온전히 희생해 주는 것이 
    가족으로서 정말 고맙기도 하고

    한편 그 잠깐도 아기를 돌보지 못하고 
    올케에게 밀어내 버리고 만 것이
    너무 미안하기도 했습니다.   

    여기 보면 가끔 
    '나는 좋은 엄마일까'라는 자책이나 반성을
    하시는 엄마들이 계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엄마들,
     
    아기도 안 낳아 보고, 안 키워 본 저이지만
    감히 힘주어 말하고 싶습니다.

    당신은 이미,  
    너무도 충분히
    참 좋은 엄마입니다... 

    힘내요, 엄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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