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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게에 쓸 글은 아닌 거 같지만.. 마땅히 게시판도 없고...
좀아까 9시쯤에 외할머니 돌아가셨다고 엄마한테서 연락이 왔네요.
머랄까 좀.. 현실감이 없네요.
저는 지금 일본에서 일하고 있는데, 내일이라도 비행기 표 구해서 가봐야 될지.. 흠..
외할머니는... 어렸을 때 형이랑 저를 키우다 시피 하셨었죠.
내가 기억하는 한에서 국민학교 1학년때 정도랑 국민학교 5학년부터 중학교 1학년까지..
할머니는 순대국밥집을 하셨는데,
나는 어렸을 때 할머니 흰머리 한가닥 뽑으면 10원으로 계산쳐서 할머니 흰머리를 많이 뽑아줬었죠.
그게 그리도 시원하셨던지..
근데 매번 돈은 못받고 베지밀 한병 받았던 게 유머.
내가 중학교 올라가면서 할머니랑 떨어져 살면서부턴 어쩌다 한번씩 보는 정도였죠.
가장 최근에 본 게 작년 10월 정도 되네요.
휴가 내서 한국 한 번 들어갔던 날
그때 할머니는 치매로 노인병원에 계셨는데, 그래도 나도 알아보고 밥도 잘 자시고 했었죠.
주변 할매한테 작은 손지가 일본가서 돈도 잘벌고 잘생겼다고 자랑도 이만저만이 아니셨죠.
그때만 해도 정정했는데.. 흠..
아니 사실 정정한 건 아니고
3년전에 큰삼촌 돌아가셨을 때
그때부터 할머니는 반송장인 거 같았어요. 아마 정신적으론 그 때 돌아가셨을 거에요. 가장 아끼던 큰아들이 죽었을 때.
잘생긴 큰아들이었던 우리 큰 삼촌. 심근경색으로 갑자기 쓰러져서는 딱 일년 식물인간으로 누워있다가 눈감았죠.
그때는 나도 한국에 갔었는데... 삼촌 장례식장에서, 그땐 참 오랜만에 펑펑 울어본 거 같네요. 장례식장이 좀 아비규환 같은 느낌도 있었고...
삼촌 화장하는 거 보고 왔습니다.
그 후로 할머니는 완전히 정신이 빠진 사람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냥 빈 껍데기가 거기 있는 것 같은 느낌.
그때부터 급격히 치매기가 오기도 있고..
그래도 작년에 봤을 땐 좀 괜찮으신 거 같더니, 그 때 본지 1년도 안되서 돌아가시네요.
근데 지금은 별로 아무 느낌이 없네요. 현실감도 없고 슬프지도 않고.
그냥 위로 받을려고 쓴 글 아니구요.
제가 주변에 이런 얘기할 사람이 아무도 없어요.
여자친구도 없고
아무도 없어요.
그냥 주절거려 보고 싶어 쓰는 거에요.
아마 내일쯤 글 지울 거 같네요.
할매요 잘가소
작년에 할무니 병원갔을 때 닭죽해 갔었는디
참 맛나게 자시드만... 가시기 전에 닭죽이라도 좀 해가 잡숫고 가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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