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글에서
(+1 개인적으론 이번 앨범 베스트는 인형이라고 생각중. 러블리즈의 핵심 이미지인 '청순&소녀감성'에 가장 어울리지 않을까 싶슴다.)
(+3 사실 타이틀로는 데스티니보다는 마음쪽이 더 괜찮지 않았을까 싶은 마음도 1cm정도 있습니다. 후크와 도입부, 멜로디라인 스타일은 이쪽이 더 강해서... 데스티니에서 아쉬운건 청자를 끄는 힘이 약해서, 개인적 감상평으론 Moonrise를 반으로 쪼개서 데스티니의 도입부를 치환하고 간주 사이에 넣으면 꽤 흡입력이 강했을 것 같습니다. BPM, 멜로디 라인과 무드도 데스티니와 비슷하기 때문에 어울리지 않을까 싶군요. 현재 데스티니의 라인에서 흡입력이 가장 강한 부분은 '그렇게 내 맘은 차고 또 기울죠 / 내겐 한 달이 꼭 하루 같은데'에서 고조되는 라인쪽이라, 그 밸런스를 잡으려면 도입에서도 힘을 줘야 할 필요가 있어 보여요.)
(+4 20대 때는 주로 J-POP쪽을 듣고 파서 그런건지, 앨범 전체의 분위기가 그쪽에 좀 더 익숙하게 느껴지는 편.)
이렇게 썼었는데요.
앨범 완성도는 들어본 국내 아이돌 앨범중에서 탑급에 들 정도로 장르의 폭도 러블리즈에 맞게 잘 맞췄고, 앨범 전체의 무드와, 각기 곡의 완성도도 뛰어납니다. 여러 시도도 포함되어 있어서 러블리즈 덕질을 하길 잘 했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사실 러블리즈를 먼저 접하게 된 계기도 '윤상이 프로듀싱을!'하면서 눈여겨 보다가 팬질을 하게 될 정도로 윤상이 포함된 원피스팀이 프로듀싱 했다 하면 적어도 '그 앨범은 매우 들을 만하다!'라는 보증수표가 되니까요.
하지만 국내 음악소비의 트렌드가 과거 90년대 00년대 처럼 앨범을 구매하는 소비층은 매니아층으로 대체되었고, 개별곡으로 구매하거나 스트리밍하는 것이 기존 대중의 음악 소비경향으로 변화해 왔기 때문에, 타이틀곡의 중요성이 과거보다도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즉, 타이틀 곡 하나가 앨범과 그룹 자체를 먹여살릴 수 있을정도의 파급력이 있다보니... 저희 팬들처럼 음악이나 앨범, 뮤직비디오, 방송, 상품까지 챙겨보는 부류 이외의- 포괄적인 대중의 지지를 어떻게 끌어올 수 있는가가 인기의 척도가 되기 쉽습니다.
여기에는 노래 자체의 완성도도 중요하지만, 그룹의 컨셉, 보컬 스타일, 기존 매니아층의 성향, 주류 음악의 흐름과 같은 이외의 것들을 동시에 생각을 해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의외로 대중 개개인의 기호 스펙트럼은 넓지만, 대중 전반의 스펙트럼은 굉장히 좁고 보수적인 편이기 때문에 변화에 있어서 신중해 져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여기서 러블리즈의 기존 컨셉과 이미지, 성공과 이후 그대에게의 기대보다 적은 판매/스트리밍 수를 잘 고려해 보면 어느정도 가늠이 가능합니다. 가령, 가장 쉽게 인기의 척도를 알아보고자 한다면 러블리즈와 비슷하게 스타트를 뗀 트와이스와 비교해 봅시다. 유튜브에서는 CHEER UP의경우 660만정도의 조회수를 갖고 있지만, 러블리즈의 데스티니의 경우 91만의 조회수를 갖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트와이스가 일본 및 대만등의 해외 스트리밍 조회가 가능할 수 있으므로... 좀 더 단순하게 국내로 시선을 좁히게 된다면, 멜론에서는 CHEER UP이 73만, 데스티니는 20만. 좋아요는 3.2만 대 1.1만으로 약 3배-3.5배의 차이가 발생하게 됩니다. 단순한 조회수와 좋아요 만으론 곡이 갖고 있는 가치와 능력을 판가름 하는것은 무례할 수 있겠습니다만, 러블리너스라는 스스로의 타이틀을 떼고 직언하자면... '대중에 대한 어필'이 되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특히 러블리즈의 경우 명과 암이 확실한 그룹입니다. 사실 국내 걸그룹의 성향들이 섹시계열에서 주로 성공하는것을 가늠해 본다면 여자친구와 러블리즈는 그 틈새를 제대로 공략해서 먹힌 몇 안되는 '소녀감성, 청순'계 걸그룹입니다. 이 중에서 파워풀, 내면의 강함, 적극성을 어필하는 여자친구를 제외한다면 러블리즈의 경우 극단적인 '정통적인 소녀, 청순, 부드러움'으로 대표되는 그룹이기 때문에 그동안 포섭되지 못했던 틈새 매니아층을 공략하긴 쉽지만, 대중을 끌어오는데 어려움을 갖고 있기도 합니다. 즉, '지켜주고 싶은 여동생'의 보호본능의 어필대상은 그보다는 연령대가 높은 20-30대의 남성들을 집중 타겟으로 하기는 쉽지만 그외의 타겟들을 공략하고 공감시키기는 쉽지는 않다는 점이기도 합니다. 보통 '내가 누나를 지켜줄거야!'라는 감성보다는 '내가 여동생을 지켜줄거야!'라는 감성이 더 보편적이고 강하기 때문입니다. 뭐... 저도 '러블리즈를 지켜주고 싶어!'라고 외치는 30대 아재일 뿐이구요.
그래서, 그룹이 갖고 있는 장르적인 요인들을 모두 지워버릴 수 있을 만큼의 곡의 완성도와 컨셉의 부합, 부르기 쉬운 후킹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데, 사실 데스티니는 기존 러블리즈가 갖고 있었던 타이틀곡들의 부드럽고 설레는듯한 캔디팝의 이미지에서 많이 다른 편입니다. 그래서 아마 데스티니를 들으면서 팬들도 위화감을 느끼고, 대중들도 이 노래가 갖고 있는 가치에 대해서 잘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서 약간 개인적 감상평을 넣은 것이 맨 위의 (+3). 즉 보편적인 히트곡들이 갖고 있는 양식을 배합하면서도 현대에서 쓰일 수 있는 이미지를 구축하는걸 좀 써봤었습니다. 또한 30대라면 데스티니에서 아마 위화감 이외에도 약간의 기시감 같은 것이 있을텐데, 이 부분은 파트와 멜로디라인의 전개가 00년도에 유행했던 '씨야-다비치'로 연계되는 여자보컬그룹이 주로 사용한 멜로디라인에 맞닿아있기 때문에 그렇기도 합니다. 이걸 좀 이론적으로 설명하곤 싶은 욕구는 크지만, 음악전공이 아니기 때문에 이렇게 두루뭉실하게 밖에 설명할 수 밖에 없군요. 여튼, 이 부분에서 러블리즈와는 다른 위화감. 하지만 익숙한 기시감. 이 두가지는 사실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라는 판단이 듭니다.
그래서, 앨범 전체를 들어봤을때 러블리너스로써 러블리즈라는 그룹의 컨셉과 하고자 하는 이미지에 가장 가까운 것은 '인형'이라 꼽았고 (하지만 이 장르는 아쉽게도 대중에게 먹히게 하긴 어렵고...), 대중적으로 어필하기 쉽고 현 러블리즈 스타일에 잘 맞는 타이틀곡으로 '마음'. 다음으로 밀어야 할 곡은 '책갈피'로 꼽고 싶습니다. 보통 러블리즈 앨범 하나당 메인 타이틀은 큐티팝/캔디팝에 가깝고, 서브 타이틀은 발라드로 잘 먹혀들어갔기 때문에 이 두개를 했으면 전략적으론 잘 맞아떨어졌으리라 봅니다. 예를 들어 걸즈 인베이젼에서는 캔젤럽/어제처럼 굿나잇. 러블리즈8에서는 아추/작별하나식으로 투트랙으로 이끄는게 가능하기 때문에 뉴 트릴도 마음/책갈피 투트랙 개념으로 밀고 갔으면 괜찮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래도 저는 앨범 두장을 사고도 두장을 더 사겠지만요.
이번 앨범 진짜 좋아요! 앨범 하나 사라 두개 사라 다 사가라! 앨범 전곡으로 다 들어봐요!
일단 이건 제 생각이기도 하고, 전문가도 아니기 때문에 좀 더 상세하게 설명하곤 싶지만 그게 힘듭니다.
읽는 분들께는 죄송하다고 말씀 드리면서 이만 개인적인 분석을 마쳐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