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등록금 이야기가 있을때
늘 나오는 이야기가 있죠.
'공부는 쥐뿔도 안하면서 놀러 대학다니는 놈들한테
나랏돈으로 등록금을 왜 지원해 주냐?'
동감합니다. 나랏돈으로 그들에게 지원할 필요 없죠.
지금까지 비정상적으로 많이 해먹었던 사학재단들의 배를 째야됩니다.
그들에게 온전히 부담시켜야죠.
그런데 아마 그렇게 되지는 않을겁니다 왜냐고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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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등록금'이 장안의 화제입니다. 반값등록금은 이명박 정권 내내 대학생들과 시민단체를 통해 제기되었지만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은 "반값등록금 공약"을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요. 한나라당도 반값등록금은 "포퓰리즘"이라며 비판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22일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당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등록금에 대한 국가와 정부, 당의 입장은 단순한 재정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설계할 것이냐에 대한 것으로 최우선적인 과제로 삼고자 한다"며 "지금의 대학 등록금은 중산층이 부담하기 힘든 정도의 수준이라는 기본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 학생, 학부모, 학교 당국, 전문가, 정부의 의견을 들으며 조정해나가겠다"고 했습니다.
반값등록금에 불을 붙인 것입니다. 청와대는 겉과는 달리 속으로는 부글부글했지만 대놓고 반대는 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반값등록금은 방법과 목적지는 조금씩 달라도 이미 대세인 것 같습니다. 문제는 '돈'입니다. 돈은 돈인데, 각 대학은 엄청난 돈을 차곡차곡 쌓아놓으면서도 등록금을 엄청 올렸지요.
이것만 아닙니다. 지난 2009년 10월 발표된 교육과학기술부의 사립대 감사결과를 보면 한 마디로 썩은 내가 내는 '시궁창'입니다.
2007년부터 3년 동안 각종 비리로 감사 받은 곳이 40 곳, 사립대 138 곳 중 65.2%에 해당하는 90 곳이 족벌 세습운영, 학교재산 유용과 부당한 회계처리가 400억 원, 교수직 돈 받고 팔고, 친인척으로 직원 채우고, 등록금 올리며 그 돈으로 땅 투기도 함께 하고, 학교 돈으로 호주에 골프장 구입했다가 재산 국외 도피로 구속된 대학총장도 있는 게 우리 사립대학 현 세태이다. 정말 비싸게 놀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노컷뉴스> [변상욱의 기자수첩]'반값 등록금'과 한나라당의 딜레마-2011.05.29)
반값등록금에 꿈쩍하지 않았던 이명박 정권이나, 곳간에 적립금만 쌓아두면서 등록금은 인상하는 대학당국과 썩은 내가 진동하는 사립대학을 보면서 학생들은 분노할 수밖에 없었지요. 이렇다면 정부는 재정을 만련해야 하고, 대학은 적립금을 통해 등록금을 낮추어야 합니다. 하지만 정부는 아직 별다른 대책이 없고 한나라당은 학점 운운하면서 반값등록금 취지를 무색하게 합니다.
김성식 한나라당 정책위 부의장은 반값등록금 정책에 해당하는 대학생 등록금 부담 완화 정책 수혜 대상을 '평균 B학점 이상'에 한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도덕적 해이를 차단하겠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참 도덕적인 해이를 하고 있는 곳에 누구인지 모르는 모양입니다. 앞에서도 언급한 대학들입니다.
전국 4년제 대학들의 협의기구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30일 "대학 참여 없이 '등록금 부담 완화'가 논의되는 것에 우려를 표명한다"며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들과 비교해 정부의 고등교육 재정 지원이 현저히 낮은 상황에서 지원 확충 없이 등록금 수준을 줄이는 것은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참 재정 지원히 현저히 낮다고 합니다.
적립금이 적게는 몇 백억, 많게는 천 억원이 넘는 돈을 쌓아놓고 학생들에게 가혹한 등록금을 올리는 것은 책임이 전혀 없다는 것입니까. 왜 대학들은 등록금에 이렇게 민간할까요. 특히 사립대학들은 말입니다. 갑자기 지난 2005년 연말 사학법이 통과되었을 때 촛불시위가 기억납납니다.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촛불을 들었지요.
이명박 대통령(당시 서울시장)과 강재섭 원내대표, 박근혜 대표가 함께 '사학법날치기 원천무효' 띠를 두르고 촛불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진중권씨는 트위터에 이런 글을 남겼습니다.
"그건 그렇고, 지금 여기저기서 사학문제로 시끄럽죠? 등록금 폭탄, 횡령과 비리, 비리재단 복귀... 등등. 사학법 개정에 목숨 걸고 반대한 선봉장이 박근혜 여사였다는 점을 이 시점에서 기억해 두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과연 박근혜 의원은 반값등록금과 사립대학들에게 적립금 곳간부터 풀어라고 할 때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왜 한나라당은 사학법 개정에 목숨을 걸었을까요? 이는 한나라당의 본질을 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한나라당 안에는 사립학원 이사장과 이사장이 많습니다.
△김호연 의원 - 서강대 이사, △윤진식 의원 - 단국대 이사, △정몽준 의원 - 현대학원 이사장, △박근혜 전 대표 - 영남대 이사장, △나경원 의원 - 총신학원 이사, △장제원 의원 - 동서대학 학장 출신, △강석호 의원 - 백신학원 이사장, △여상규 의원 - 신진학원, △김태환 의원 - 성일학원, △정해걸 의원 - 삼영학원, △조진형 의원 - 송도학원, △고승덕 의원 - 유신학원 이사….(<노컷뉴스> [변상욱의 기자수첩]'반값 등록금'과 한나라당의 딜레마-2011.05.29)
이제 알겠습니까? 한나라당의 반값등록금을 신뢰할 수 없는 이유를. 사학법 반대를 그토록 부르짓었던 그들이 이제 반값등록금을 제기했습니다. 그런데 사학들 적립금 말은 입에 담지 않는 이유를. 그들에게 속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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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고 무조건 반값해놔라 라고 하는게 옳은건 아닙니다.
알고서 제대로 요구합시다.
내년 총선때 제대로 보여주시면 됩니다. 대학생들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