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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soda_3608
    작성자 : 곶통
    추천 : 26
    조회수 : 4399
    IP : 110.35.***.146
    댓글 : 46개
    등록시간 : 2016/05/26 23:29:02
    http://todayhumor.com/?soda_3608 모바일
    초등학교 2학년 때 사이다 썰
    돈과 연인이 없으므로 음슴체


    초등학교 2학년 때 전학을 갔음.

    다른 건 문제될 게 없었는데... 담임 선생이었던 인간이 문제였음. 나이는 마흔 초중반쯤? 여선생임.

    어머니가 학부모 모임을 갔는데


    "ㅁㅁ선생님네 반이야? 클났네. 그 선생한테는 꼭 뭐 선물해드려야 돼."

    "백화점 상품권이나... 백 같은 것도 괜찮고."

    "목걸이 같은 것도 좋아해. 24k까지는 필요 없고 18k정도만 해도 돼."


    이런 식으로 아줌마들이

    아주 구체적인 촌지 지불 방식을 알려줌

    필자는 국민학교에 입학해서 초등학교로 졸업한 세대임

    하지만 울엄니는 한때 도덕의 화신, 슬기로운 생활의 올바른 지침서, 법 없으면 법 만들어서 지킬 녀자... 등등으로 불리우시던 분임

    차 한 대 다니지 않는 밤 횡단보도에서도 반드시 신호를 지키시던 분임


    당연히 당연하게도, '내가 왜 학교 선생한테 선물을 갖다 바쳐야 해?'라는 생각으로 그냥 가만히 계셨다고 함

    그랬더니

    그 선생의 측근 정도에 해당하는 학부형들이 접근해서


    "그러고 있으면 애 학교생활이 힘들어진다."

    "이것도 사회생활이다. 애엄마가 왜 그렇게 유도리가 없냐"

    "곧 스승의날인데, 눈 딱 감고 애 학용품 사준다는 생각으로 뭐 좀 해라"


    운운하며 폭풍오지랖질을 했다 함. 하지만 울엄니는 ㄴㄴ^^;;; 하며 그냥 웃어넘기심



    그리고 아무것도 모르는 꼬꼬마 텔레토비였던 당시 9살 작성자의 수난이 시작됨

    담임이라는 년이 나를 대놓고 괴롭히기 시작함

    처음에는 말도 안 되는 걸로 트집을 잡아서 애들 앞에서 계속 창피를 줌

    작성자는 뭔지도 모르고 계속 내가 뭘 잘못한건가보다ㅠㅠㅠㅠ이러고 있었음

    그래도 울엄마에게서 반응이 없으니까

    아예 내 책상을 교탁 바로 옆으로 옮겨놓고

    "이 자리는 무인도야. 넌 똥통 학교에서 와서 머리에 똥만 들어찬 것 같으니까 여기서 수업 받아"

    이딴식으로 지껄임

    이년이 항상 장구채 같은 걸 들고 다녔는데, 수업 시간에 걸핏하면 그걸로 내 머리를 때림.

    지속적이고 강도 높은 언어폭력이 이루어짐.

    괴롭힘을 당하다 당하다 못해서

    어느날 집에 와서 펑펑 울며 엄마에게 하소연을 함



    엄니 대충격

    울엄니, 파워 유교 마인드로 교육받고 성장해오셔서

    스승님 그림자도 밟지 말아야 한다는 말을 언제나 나한테도 해주셨고, 당신께서도 그렇게 여기고 계셨는데

    맙소사 이게 무슨 일이야



    그래서 우리 엄니... 출격하심

    평소 잘 안하시던 쎈 화장과 친척에게 빌린 악세서리, 고급 정장, 구두로 중무장하고 학교로 찾아오심

    사실 울엄니... 인상이 강한 편이심

    특히 눈매가 예리하신 편이라 맘 먹고 누구 노려보면 깨갱하게 만들 수 있음

    담임년은

    옳다구나ㅎㅎ 계속 갈궜더니 드디어 반응이 오는구낭 에헿

    이러면서 상담실로 엄니를 모셔다 놓고... 딱 앉았는데

    울엄니... 폭풍 옳은말 바른말 누가 봐도 정론으로 랩서비스를 시작하심


    "왜 우리 애를 괴롭히셨어요?"

    "괴롭힌 게 아니라 ㅎㅎ 그냥 교육의 일환에서..."

    "걸핏하면 머리를 때리고, 무인도라고 하면서 애 혼자만 따로 자리를 옮겨놓는 게 교육인가요?"

    "아...ㅎㅎ그건 그냥 다 애 잘되라고 하는 거..."

    "본인 아이도 그렇게 키우세요? 계속 장구채로 머리 때리면서, 다른 아이들 앞에서 창피주면서?"

    "아니... 그 얘기가 아니라 ㅎㅎ 아 여사님 왜 이러실까"

    "됐고, 저 선생님한테 여사님 소리 들을 사람 아니구요. 촌지를 바라시고 일부러 그러시는 것 같은데, 아무리 우리 아이 괴롭히셔도 절대로 한 푼도 못 드리구요,"

    "촌지라니, 무슨 소리를 하세요, 큰일 날 소리를..."

    "정말 큰일 내드려요? 애 아빠가 경찰관인데, 자꾸 이러시면 관련 증거 싹 모아서 교육청에 제출합니다."

    "아니... 그런 게 아니라..."

    "그런 게 아닌 게 아니고 그렇게 할거예요. 더 하실 말씀 없으시면 전 가보겠습니다."


    뭐 이런느낌이었다고 함

    엄니가 가끔 회상하면서 말씀해주셔서ㅋㅋ 내용을 알고 있음

    사실 원래는 엄청 더 쎈 말투로 엄청 더 무서운 표정으로 딱딱딱딱 쏘아붙이셨다고 함



    그 이후로 필자에 대한 괴롭힘은 싹 사라짐ㅋㅋ

    가끔 고년이 속이 아프다는 표정으로 나를 흘겨보긴 했지만. 노려보면 뭐함ㅋㅋ



    그 이후로 담임년이 측근 아줌마를 붙잡고 대성통곡했다는 후일담이 전해짐

    "선생 생활 몇십 년 하면서 이런 수모는 처음 당해봐ㅠㅠㅠ흐규ㅠㅠㅠ"

    뭐 이랬다고 함.

    아직도 얼굴 가끔 기억남.

    아부지가 경찰관이셔서 엄니가 더 힘 낼 수 있었다곤 하시지만... 크으 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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