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사병시리즈 연재를 그만하려다가
오랜만에 마음 다잡고 올리려고 합니다.
올리는데까지는 열심히 올리겠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이글이 그리 재미없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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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사병 근무라는 믿어지지 않는 충격을 딛고 군대생활을 하게된지도
몇달이 되어가던 무렵..... 나름대로 밥하고 설겆이 하는 일에도
적응이 되어가고 있었는데....
취사병짱: 얘 막내야!
나: 예 일병 아무개
취사병짱: 오늘 메뉴표 나오는날 아니냐?
나: 예 메뉴표 도착했습니다!!!
<부연설명: 군대에서는 한달 단위로 메뉴가 정해져서 나온다. 그래서 매월초
한달 메뉴표에 기재되어 나오는 것이다>
취사병짱: 오호 나왔나? 메뉴 한번 쭉 읊어봐라
나: 예 알겠습니다. 점심: 김치.두부조림.감자조림
저녁: 김치, 탕수육. 두부조림...
취사병짱: 어 잠깐만..... 막내야?
나: 예 일병 아무개
취사병짱:<얼굴이 어두워지며> 니 탕수육 먹고싶나?
나: 아닙니다.
취사병짱: 솔직히 말해봐라 짜슥 얼마나 탕수육이 먹고 싶었으면
메뉴표에 있지도 않은 탕수육을 다 만들어내노 흑흑
내가 나중에 휴가같이 나가면 탕수육 꼭 사줄꼬마....
나: 그게 아니고 메뉴표에 탕수육이란 메뉴가 적혀있습니다. ^^;
취사병짱:<열받은 표정으로> 아니 저자슥이 니 지금 말년 병장 놀리나?
내가 취사병 생활 2년이 넘었는데 여지껏 탕수육이란 메뉴는
본적이...<메뉴표를 빼앗아 살펴보며> 허걱.... 이게 어찌된
일이고? 탕수육? 진짜 탕수육이 메뉴표에 적혀있네?
야 막내야 취사병 모두 집합시키거래이!!!!
그리하여 모두 집합하게된 취사병들........
취사병짱: 어이구 이게 무슨 천지개벽이고..... 우리가 중국집 주방장이가?
갑자기 왠 탕수육이 메뉴로 등장하고 흑흑
취사병고참 2: 진정하십쇼 거기 메뉴표 보면 조리법 적혀있는데요 뭐
제가 애들과 책임지고 멋지게 탕수육 한번 요리해 보겠습니다. 하하
야! 막내 거기 메뉴표 맨앞에 보면 조리법 적혀있을 거다 한번
크게 불러봐
나: <메뉴표를 보며> 예 알겠습니다.
우선 돼지고기를 먹기좋은 크기로 자른다.
그리고 밀가루를 입혀 튀긴다.
오이,양파 등과 전분, 설탕등을 넣어 소스를 만들어 비빈다. 끝 ^^;
취사병짱: 허걱!!!!!! 그게 조리방법 적혀있는 전부야?
그럼 갈비찜은 갈비를 삶는다 그렇게 적혀있겠네? 어이구....
취사병 고참 3: 그럼 어떡하죠 당장 탕수육을 만들어야 하는데.......
취사병 고참 2: 어떡하긴 뭘 어떡해 죽이되든 밥이되든 만들어봐야지 뭐
<결국 그런식으로 탕수육 조리작전은 시작되었는데........>
탕수육 고기는 대충 튀겨졌지만 도대체 "탕수육 소스"를 만들 방법은 뾰족하게
나오지 않았다. 메뉴표에 적혀있는 재료중 "전분가루" 또한 보급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이것저것 아이디어를 써서 탕수육 소스를 만들게 되는데....
취사병짱: 우선 물에다 오이,양파. 설탕 넣고 펄펄좀 끌여봐라
취사병 고참2: 그렇게 펄펄 끓이면 야채넣은 설탕물 바께 더되나요? ^^;
취사병 고참1: 그럼 뭔가 질퍽질퍽해 지게 전분가루 대신 밀가루를 좀
넣어보죠?
결국 이런 저런 아이디어를 종합해서 특이한 소스?를 만들어 내게 되었는데....
취사병짱: <뭔가 비장한 표정으로> 이젠 대충 소스같은 느낌이 드는데 ....
누가 한번 시식해 봐야 할텐데......누가 한번 먹어볼래?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고참들을 나를 노려보듯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서 내가 어떡해 했냐고?
군대에서는 계급이 최고인데 어쩌랴 탕수육 소스를 위한 인체실험에 응할수밖에^^;
나: 제가 한번 먹어보겠습니다
취사병짱: 오호 그래 먹어보고 솔직한 느낌을 얘기해 봐라...
나: <부들부들 떨며 숟가락으로 탕수육 소스라 불리우는? 정체불명의 국물을
한숟갈 퍼서 먹는순간> 헉!!!!!!!!
취사병짱: 막내야 왜그러노? 맛에 대한 니 소감을 솔직히 얘기해봐라!
나: <오바이트할듯 느끼한 표정으로>맛은 전혀 안나고 약간 매스껍기만
합니다. ^^;
차마 역겹다는 말은 못했지만 나의 한마디에 모든 취사병들은 실망을 하고
탕수육 소스를 만들기위한 회의는 다시 시작되었는데......
취사병짱: 이제 어쩔기가? 앞으로 삼십분 있으면 저녁시간인데....
취사병 고참 1: 저기 이러면 어떨까요? 그냥 소스는 만들지 말고
탕수육 튀김이랑 간장찍어서 먹으라고 하면...^^
취사병짱: 탕수육이 무슨 오징어 튀김이가? 간장만 찍어먹으라고 하게? ^^;
별수없데이, 이판사판이다 야 막내야 니 창고가서 케찹좀 잔뜩
갖고 와봐라....
취사병 고참2: 케찹은 뭐하시게요?
취사병짱: 왜 탕수육 소스 보면 빨갛잖냐? 그게 케찹 비벼서 그런거야.
일단 색깔이라도 빨갛게 보여야 맛있게라도 보이잖냐? ^^;
드디어 창고에서 케찹은 도착했고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케찹과 설탕 그리고
밀가루를 적당히 배합? 해서 탕수육 소스를 만들어낸 그 순간.... 저녁식사를
위해 식당으로 병사들이 밀려들어 오고 있는것이 아닌가.....
취사병짱: 자 이제 운명의 시간이다. 탕수육 배식 준비해라 !!!!
취사병 고참2: 일단 탕수육 소스 맛이라도 확인 해봐야 되는거 아닙니까?
취사병짱: <몸을 부르르 떨며> 나는 이소스 맛볼 자신이 없다. 두렵다이 ^^;
결국 운명에 모든것을 맡기기로 한채 우리 취사병들은 배식을 시작했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반응을 기다리던 순간 먼저 식사를 마친 병사 한명이 뭔가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다가오는게 아닌가.......
병사: 저기 이거 진짜 탕수육 맞아요?
그순간 우리는 올것이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나 맛이 없었으면 그런 소릴 다할까 ^^;
하지만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해질수 밖에 없었다.....
취사병짱: 그럼 너는 이게 탕수육이 아니면 뭘로 보이는데?
병사: 탕수육 맛이 안나서요.....
취사병짱:<당황한 표정으로> 탕수육이 탕수육 맛 안나다니?
<인상을 팍팍쓰며> 그럼 우리가 탕수육도 아닌데 탕수육이라고
우긴다는거야 뭐야!!!
병사: 아니요 ^^; 저는 이게 탕수육이 아니라 양념치킨인줄 알았거든요...
취사병 일동: 허거걱!!!!!!
병사: 특히 소스가요 너무 맛있어요 양념치킨 소스 같아요
그래서 그러는데 조금만 더주시면 안돼나요? 흐흐
결국 그날 우여곡절 끝에 만들어진 탕수육은 많은 병사들의 입맛을
대만족 시켰고 우리 취사병들의 '탕수육" 조리작전은 대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병사들은 결코 그요리를 "탕수육"이라고 부르지 않고
"양념치킨"이라고 불렀다. ^^;
하긴 양념치킨이건 탕수육이건 성공만 하면 되는것 아닌가 ^^
그리고 그사건이후 얼마있다 우리의 취사병 왕고참이 제대할때
그는 나에게 이런 뼈있는 말을 하고 제대했다.....
취사병짱: 막내야..... 나는 너때문에 제대를 하는데도 맘이 편하지 않다.
나: 왜 마음이 안편하십니까?
취사병짱: 이제 군대메뉴에 탕수육까지 등장했는데 너 제대 할때는
팔보채,삭스핀 등장하지 말라는 법 있나?
나중에 고생하지 않을려면 요리책 꾸준히 보래이!!!!!
나: <악담을 해라 악담을> 허걱!!!!
물론 다행히 내가 제대할때까지 팔보채 메뉴는 등장하지 않았지만 서도 ^^;
지금도 새로운 메뉴가 생기면 연구하고 고생할 취사병 후배들을 생각하면
눈시울이 붉어 지는 군요 ^^
암튼 취사병 후배들 힘내세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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