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 밤에 친구를 만나러 택시를 타고 청담역 조금 지난 곳에서 내려서 탐앤탐스로 향하던 짧은 거리 사이에
성추행을 당했습니다.....
택시에 내리기 전 부터 그 부근에서 어슬렁 거리던 사람이 택시에서 내린 저와 눈이 마주치면서 부터 쫓아오기 시작했습니다..
왠지 느낌이 안좋아서 계속 처다보면서 친구에게 전화를 걸면서 걸어갔습니다.
눈 앞에 카페가 보이기도 하고 행색이 지저분하거나 흉기를 들지도 않고 평범한 이십대 중후반 정도의 깡마른 남자였기 때문에 그냥 동네 주민인가 했어요...
인적은 별로 없었지만 일단 차가 많이 다니는 대로변이기도 하고 쫓아오는게 수상하긴 했지만 위와 같은 이유들로 설마설마 하면서 걸어갔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남자가 달려들어서 몸을 만지고 저를 끌고 가려고 하더군요 친구와 통화 중에 너무 놀라서
소리를 있는대로 질렀더니 택시기사 한분과 마티즈? 회색차가 한대가 절 보고 서자 그놈은 도망갔습니다.
너무 놀라서 울기만하느라 아저씨들이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셔도 제대로 대답도 못했어요..
택시기사분이 어디사냐고 데려다 준다고 하셨는데 솔직히 너무 무서워서 괜찮다고만 말씀드리고
울면서 탐탐으로 뛰어갔습니다.
진정하는데 한참걸리고 거의 삼십분이나 지나서 경찰에 전화를 했고 경찰 아저씨들이 오셔서 저랑
차에 함께타고 동네를 한바퀴 돌았어요.
아무래도 시간이 너무 지나서 찾기는 힘들거라고 하시더라구요...사건 접수 할거냐고 물으셔서 저는
진정도 안되고...잡히지도 않을 것 같아서 일단은 집에 돌아갈테니 순찰 하실때 그런 행색인 사람 있으면
꼭 좀 잡아달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경찰 아저씨들은 마음이 바뀌면 이 동네 CCTV가 많아 화면이 있을지도 모르니 최대한 빨리 사건접수를 하라고 하셨어요...명함을 주시면서 제가 얼굴을 정확하게 봤으니 순찰 중에 혹시 잡히면 연락 할 테니까 모르는 번호여도 받으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런데 오늘 가서 정식으로 사건접수 할까....했지만...솔직히 못잡을 것 같아서 신고는 안했습니다...
모자도 눌러쓰고 작정한듯 무늬없는 까만모자 무늬없는 까만 반팔티 반바지를 입고 안경을 쓰거나 하지도 않은 놈을 잡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아요...
생각해보면 그 회색차와 택시가 서지 않았다면 어디로 끌려갔을까 싶어요...
감사하다는 말씀도 제대로 못드렸어요....혹시 그런일이 있었다고 말씀하시는 분과 아시는 분?이 있으시면
감사했다고 좀 전해주세요...
얼마전에 오유에서 이런 상황에 있는 여자들 돕지 말라고 올라온 글에 댓글로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화냈던게 기억나네요....
제가 막상 그런 일을 당하고 나니깐.....이건 뭐라고 해야하죠....정말 놀라고 ...
사실 차를 세워주신 분들이 내려서 뭘 도와주시기 전에 그놈이 도망가긴 했지만....만약 그놈이 도망가지 않고 저를 계속 끌고갔다면 그 분들은 차에서 내려서 도와주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분들께 감사하고...정말 남일이라고 모른척 안하시는 분들의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네요...
돕지 말라고 글쓰시는 분들...물론 도와주려다 험한 꼴 당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정말 여러분의 도움이 사람 목숨을 구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제가 만약 다른 사람이 이런 꼴을 당하고 있다면...전 여자지만 나서서 도울거에요...
친구들은 청담동 같은 동네에서 어떻게 그런일을 당하냐고 운도 없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동안 유난~~~~~히 좌석버스 옆자리에서 딸치는 새끼부터 별별 변태들의 피해자가 되어와서..
이유가 뭘까 엄청 고민하게 되네요...
제가 노출을 많이 했는가 하면 그렇지도 않아요..그냥 적당히 긴 반바지에 운동화에 얇은 긴팔 후드를 입고 있었습니다....제 맞은 편에서 정말 핫팬츠에 약간 야하게 입으신 분이 지나가셨는데 솔직히 그 변태는
왜 저에게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친구들은 얼굴도 하얗고 좀 찍소리 못하게 생겨서 그런게 아니냐고 하기도 합니다...
정말...저는 세상살기가 힘드네요...이런 일이 벌어질 수록 남자들이 무서워져만 갑니다...
솔직히 남자에대한 분노가 늘어납니다...완력을 이용해서 나쁜짓 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요...다 그런건 아니지만...여자는 솔직히 남자의 완력을 이길 수가 없습니다....무섭네요..하지만 반대로 좋은 분들도 많다고 생각하려고 합니다...
여성분들...
경찰 아저씨는 그런 놈들은 간이 작으니 도망가면 어느 방향으로 갔는지 잘 보고 핸드폰 같은 걸로 찍을 수 있으면 찍으라고 하셨어요...근데...사실 힘들겠죠...
또 노출이 문제다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저의 경우들을 봐서는 그것도 아니네요...전 정말
평범하게 입었거든요....
그리고 좋은 동네 그딴거 없습니다......청담이고 나발이고 진짜 아 씨발..
그냥 해가지면....인적 없는 곳은 피하시고 수상한 사람이 있으면 뛰어가세요...
그리고 남자분들은 그런걸 기분나빠하지 말아주세요...
정말...거지같은 밤이었네요...........
저도 놀라고 통화중이던 친구도 놀랐어요...
여자분들 정말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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