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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360425
    작성자 : 방법이없다..
    추천 : 3
    조회수 : 551
    IP : 112.144.***.166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2/07/06 15:38:37
    http://todayhumor.com/?gomin_360425 모바일
    나쁜 생각만 자꾸 듭니다..
    올해 나이 30살의 평범한 남자입니다.

    생긴것도 성격도 그냥 평범하지만 살아온 삶은 조금은 평범치 못했습니다.

    강원도 작은 시골마을에서 태어난 저는 지금은 기억도 가물가물한 7살때 대형버스에 치여 한쪽 다리를 잃었습니다. 2년간을 병원에서 지내고 초중고를 의족에 의지한채 학창시절을 보냈습니다.
    그시절 우리 가족은 우울했습니다. 동네이장이셨던 아버지는 동네사람들에게는 과묵하고 책임감있고 일 잘하는 사람이었지만 우리 가족들에게는 한없이 무서운 사람이었습니다. 만날 술에 취한채 저녁밥상을 뒤엎고 우리 삼남매와 어머니에겐 늘 구타가 일상이었습니다. 내 수족인 의족과 목발로도 구타를 당해 팔이 찢어진적도 있었습니다. 길을 다니다가도 멀리서 아버지 차가 보이면 갓길 논두렁에 숨기도 했었습니다. 그 시절 아버지는 우리에게 공포였고 미움이었습니다. 친구들도 우리집을 귀신사는집마냥 무서워하며 오지 않았습니다. 한번은 제일 친한 친구가 집에 왔다가 목소리가 너무 크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아버지에게 맞은 적이 있는 이후론 아무도 오지 않았습니다.

     제가 고3이 되었을때 아버지가 교통사고가 났고 척추를 다치셨습니다. 병원에 입원했고 척추를 다친것뿐만 아니라 간경화와 당뇨병이 발견되어 병원에 장기간 입원을 해야 했습니다. 그래서는 안되지만 저희 삼남매와 어머니는 아버지가 없는 집에서 처음으로 자유로움을 만끽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어머니가 문제였습니다. 아버지와는 반대로 외향적인 성격을 가진 어머니는 지난 20년간 아버지에게 억눌린채 살아와서 그런지 몰라도 동네 노총각과 바람이 나고 말았습니다. 저희도 반신반의했다가 야밤에 안방에서 그 놈을 재워준 것을 알았고 그래서 어머니도 무척 싫었지만 그래도 모른척 했습니다. 어느날 밤 그놈과 술을 마신 어머니는 그 놈의 차를 타고 가다가 사람이 치어 죽은 사고가 났습니다. 작은 시골동네에서 떠들썩했던 그 사건으로 결국 사실을 아버지가 알게 되었고 집안은 폭발일보직전이었습니다. 그때가 제 대학 접수날이었고 아버지와 대학에 접수하고 갔다오니 어머니는 집을 나가셨습니다. 그 노총각뿐만 아니라 다른 남자들과도 정분이 난 사실을 알게 된 아버지는 분을 이기지 못하고 남자들 집에 도끼들고 쳐들어가 난리를 피웠습니다. 그렇게 어머니와 영영 연을 끊었고 저는 지방대학에 진학했습니다. 여동생은 고3 직업훈련학교 외지로 나갔고 남동생만이 아버지와 둘이 살게 되었습니다. 농사를 짓는 집이라 남동생은 학교 있는 시간외에 늘 아버지와 농사일을 했습니다. 새벽5시에 일어나 일을 하고 8시에 등교하고 6시에 하교하면 아버지와 밤늦게까지 또 일을 하고 집안일도 하고.. 그러다가 할머니가 집에 들어오셨습니다. 할머니와 아버지는 예전부터 사이가 무척이나 안좋았습니다. 제가 꼬맹이때 두분이서 대판 싸웠고 할머니는 집을 나가서 혼자서 사시다가 치매와 노쇠화로 몸이 안좋아 다시 집에 들어와 사시게 되었습니다. 남동생은 그런 할머니도 보살펴야 했고 소변도 못가리시는 할머니는 아버지는 남동생에게만 그런 일을 시키셨습니다. 아버진 몸이 갈수록 안좋아 예전만큼 폭력적이진 않았지만 가끔 남동생에게 손찌검을 했고 남동생에게 있어 고등학교시절은 참으로 우울했습니다. 
    할머니는 1년만에 돌아가시고 남동생은 아버지와 둘이 살다가 동생도 고3때 직업훈련학교로 외지로 나갔고 결국 아버지 혼자 사시게 되었습니다.

    아버지는 제가 성인이 되고 나서는 예전처럼 저를 막 대하진 않았고 병으로 몸이 많이 쇠약해진 아버지가 저는 안쓰러웠고 지금부터라도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맘먹었습니다. 착한 남동생도 훨씬 고생을 했음에도 제 생각에 동조해줬고 주말이면 어김없이 집에 내려와 아버지를 보살폈습니다.
    그러나 여동생이 따라주질 않았습니다. 우리 형제와는 성격이 반대인 여동생은 어렸을때부터 이성에 호기심이 무척 많았고 하고 싶은거 먹고 싶은거 입고 싶은게 많았습니다. 직훈을 가고 1년뒤 일반공장에 취업했지만 얼마못가 그만두고 이런저런 일을 시작했지만 늘 오래 못가고 씀씀이만 점점 커졌습니다. 집에서 그동안 억눌렸던 것을 외지로 간뒤 마음껏 풀기 시작했습니다. 남자들과의 만남도 해퍼 학교를 다니고 있던 나에게 낙태수술비좀 달라고 하기도 하고..집으로 카드독촉장, 미납고지서들이 날아오기 시작하고 자기 지인들에게 상습적으로 돈을 빌리고 명의를 빌리고..

    학창시절엔 폭력적인 아버지에게, 바람피고 나간 어머니에게, 그리고 몸이 맘대로 따라주지 않는 나에게 분노가 쌓여왔지만 애써 외면해왔던 저는 결국 여동생에게 그 분노를 퍼부었습니다. 평소 욕을 하는것을 무척 싫어하지만 여동생에게만큼은 늘 욕을 퍼붓고 저주했습니다. 도저히 통제가 안됐던 여동생은 호적에만 이름이 있을뿐 결국 저희와 연을 끊었습니다.

    남동생은 직훈에 들어간후 바로 취업을 하고 전문대에 진학하기 위해 2년간 돈을 열심히 모으고 군대를 갔습니다. 저도 대학졸업하고 다행히 취업을 바로 할 수 있었고 다시 그렇게 우리 세명이서 평범하게 살아가는 듯 싶었으나.. 아버지는 날이 갈수록 몸이 쇠약해져 갔습니다.
    간경화와 당뇨로 흡연과 음주는 절대 금물이고, 규칙적인 식사습관이 있어야하나 혼자 살아가는 아버지는 흡연과 음주를 계속 하셨고 식사도 혼자 제때 안하니 갈수록 간경화는 심해졌고 당뇨도 최악의 상태로 발전했습니다.
    1년에 한두번씩 몇년을 그렇게 위험한 고비를 만났다가 병원가서 다시 치료받고 그렇게 집에 남아있던 농사짓는 땅도 점점 병원비로 나가게 되었고 지금은 땅도 없이 아버지 치료에 모두 탕진했습니다. 그제서야 흡연과 음주를 멈추셨지만 이미 몸은 망가질대로 망가졌고 수십봉의 약봉지와 당뇨주사만이 살길이 되었습니다.
    남동생이 전역할때 다시 위험한 고비가 찾아왔고 지방병원에서는 이제 도저히 손 쓸 방법이 없다고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하여 마지막으로 서울아산병원에 가서 다시 검사와 시술을 하였고 다시 고비를 넘기게 되었습니다. 거의 1년간 여기저기 병원생활을 하였고 전역하자마자 1년간 아버지 병간호를 한 남동생은 한때 우울증까지 찾아왔고 아버지의 지속되는 통증은 점점 우리들을 힘들게 했습니다.

    1년만에 퇴원하고 아버지는 다시 집으로 가서 혼자 생활하시고 남동생은 전문대를 다니다가 작년 1월에 아버지가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전화가 새벽에 걸려왔습니다. 새벽에 통증을 못이겨 병원에 진통제를 맞기 위해 차를 끌고 나갔다가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사고가 났고 한쪽 종아리뼈가 골절이 되었습니다. 그나마 몸이 아파도 혼자서 거동이 가능했는데 다리골절이라니 ..당뇨가 있어 수술이 안되고 뼈가 제대로 붙기만을 기다렸으나 이제는 만사가 귀찮고 통증에 진저리가 나신 아버지는 시골 작은 병원에서 입원한채 깁스도 안하고, 의사말은 이제 무시한채 자기 마음대로 약을 먹고 안먹고, 혈당떨어진다면서 먹고 싶은거 다 먹고(하루에 커피, 율무차 20잔 먹기도 하고 컵라면도 두세개..정작 병원 당뇨식은 잘 안먹음) 밤에 안자고 돌아다니고 병실 TV 켜서 옆에 자고 있던 환자들이 깨서 대판 싸우고..그러다가 병실사람들 결국 아버지 피해서 다 나가시고..약간 통증만 생겨도 진통제 놔달라고 간호사에게 진상부리고..갈수록 최악이 되어갔습니다.. 주말마다 우리 형제가 번갈아가면서 시골병원에 만날 갔지만 완전 통제불가...뭐라고 몇마디하면 돌아오는건 욕뿐.. 
    병원사람들도 우리 가족을 노골적으로 눈초리로 노려보고..
    결국 뼈는 골절된 상태로 붙어버려 혼자서 화장실 가는것도 힘들어졌고 몸은 삐쩍 마른채 배는 볼록해졌습니다. 작년 여름 제가 휴가나오자마자 다행인지 불행인지 아버지가 간성뇌증이 발발하여 새벽에 큰병원으로 옮겨 다시한번 고비를 넘겼습니다.
     다리 골절이 되고 이제는 혼자서 뭘 할 수도 없는 아버지를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을 하다가 저희는 여동생에게 연락했습니다. 인연은 끊었다고 했지만 그래도 남매인지라 시간이 지날수록 분노보다는 그리움 안쓰러움이 남더군요..그래서 종종 연락을 하고 지내다가 지금 아버지가 이러이러한 상태니 너가 오면 안되겠냐고 했습니다. 여동생은 울면서 결국 짐 다 싸들고 집으로 왔습니다. 처음엔 끔찍이도 잘하더군요.. 거의 10년만에 처음 병간호를 해보니까 열심히 해보려던 것 같습니다.. 그 와중에 지난 가을 아산병원에서 간암과 결핵 판정을 내렸습니다. 2년전에 결핵에 걸린적이 있어 약을 먹어서 다 나은걸로 아는데 다시 결핵이라니..알아보니 약을 제대로 안드셨더군요.. 결국 결핵도 손쓸수 없는 단계까지 진행했습니다. 지금 단계 결핵에 들어가는 약만 한달에 백만원이 넘어갑니다ㅠ 근데 그 비싼 약마저도 사놓고 제대로 안먹습니다..물론 센 약이라 먹으면 복통이 심해져서 일부러 안드시는것 같지만..
    이러한 상황속에서 저도 제 다리 의족의 반대편다리가 23년간 한쪽 무게의 지탱으로 허리와 무릎뼈가 살짝 뒤틀리게 되었고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심하게 찾아왔습니다. 작년 가을에 회사 휴직을 하고 현재까지 입원과 통근을 병행하여 재활치료를 하고 있습니다. 

    집에 있는 동안은 여동생과 같이 아버지를 보살폈는데 매일 하루 3번씩 근처 병원으로 가 진통제를 맞고 며칠에 한번씩 통근치료를 하다가 결국 아산병원에 다시 입원했고 오늘까지 왔는데...

    이젠 병원에서도 방법이 없답니다.
    암은 아직 초기인데도 당뇨가 최악이라 절개 수술은 불가능하고..색전술이 있는데 매번 받아야 하고 부작용도 심해서 실제적으론 제대로 치료할 방법이 없이 그냥 암덩어리가 커질 수 밖에 없고..
    결핵은 약값이 백만원이 넘어가고 나라에서도 무조건 격리조치시키랍니다..
    다리골절에..현재 허리디스크까지 찾아왔고..온몸에 피부염증..당뇨도 혈당조절이 쉽지않고..알수 없는 온몸통증..

    지난주에는 정말 힘들었습니다.
    정신이 멀쩡함에도 바지에 대변을 그대로 보고..수액주사가 피가 자꾸 역류해서 수시로 간호사 부르고 
    조금만 아픈 신호가 와도 아파죽겠다고 밤새도록 소리지르며 매시간 진통제 놔달라고 의사와 간호사들에게 욕지꺼리에..결국 그렇게 교육 잘 되있는 간호사들도 울더라구요..
    조금 통증이 괜찮다 싶으면 여기저기 돌아다니려고 새벽에 자는 우리 깨우고 먹고 싶은거 다 먹고..치료가 아플것 같으면 죽어도 안한다고 집에 간다고 난리에..아...
    근데 신기한건 저렇게 온갖 병에다가 고통이 심한데도 오늘내일 할 생명도 아니고 정신은 멀쩡하고 말도 잘한다는 겁니다..
    이러한 상태로 앞으로 몇년간은 계속 쭉 이럴수도 있다는건데..병원비도 이제 바닥...

    아..정말 죽겠습니다...
    이젠 저도 제 동생들도 모두 지쳤습니다..
    아산병원에서도 방법이 없다고만 하고, 여기서 나가면 마산에 결핵병원으로 가보라고 하는데 거기에 연락했더니 다른 큰 병때문에 어려울 수 있다고..그냥 집으로 가자니 나라에서도 격리조치하라고 하고 거기다 이젠 여동생도 8개월만에 지칠대로 지쳐 나가버리겠다는 말만 계속 하고..

    이제 우리가 할 수 있는게 없습니다.
    이건 뭐 지금 힘든것보다도 앞날이 안보인다게 더 힘들어요..
    저 진짜 위에 이렇게 살아왔지만 불평불만없이 살아왔다고 자부합니다..
    나름 좋은 생각 많이 하려고 하고 재미있게 사려고 노력해보고 저보다 힘든 사람들 생각하면서 힘도 내보고..제가 좋아하는 말이 '나의 힘든 시간까지 사랑하자'인데...

    근데 지금은 한계예요..
    생각해보면 아버지란 사람 물론 먹여주고 재워주고 기본적인 부모의 역할을 하셨지만 어렸을때 행복이라는 단어는 없었던 고통스러운 시절을 주었고 지금은 한창 사회에 우리 꿈을 키워가야 할때 10년간 병수발..
    나도 점점 다리 아파지고 ..근데 끝은 안보이고 ㅠㅠ

    자꾸 나쁜 생각만 듭니다..
    그냥 깔끔하게 돌아가셨으면...
    저 정말 나쁜 놈이네요...

    하..진짜...미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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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7/06 15:44:56  125.128.***.223  와우쿵짝
    [2] 2012/07/06 15:55:04  175.197.***.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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