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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에는 재미있는 게임들이 많이 나와서 그것들을 사러 용산 전자상가에 자주 방문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눈에 보고 산 게임들 중 하나가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 3 이외에도 더 있었는데, 바로 이번 게시물에서 소개할 토탈 어나힐레이션: 킹덤즈였습니다.
토탈 어나힐레이션: 킹덤즈는 1999년 미국의 케이브독 엔터테인먼트에서 출시한 판타지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인데 플레이어가 다리안이라는 거대한 대륙에서 각각 땅을 상징하는 종족인 아라몬, 물을 상징하는 종족인 베루나, 바람을 상징하는 종족인 존, 불을 상징하는 종족인 타로스, 그리고 확장팩인 아이언 플레이그에서 추가된 쇠를 상징하는 종족인 크레온 등 총 5개의 종족들을 선택하여 다른 종족들과 싸워 정복해 나간다는 줄거리를 지녔습니다.
발매 당시에는 미국이나 한국에서 드디어 스타크래프트를 능가할 대작 게임이 나왔다고 호들갑을 떨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러나 막상 게임이 출시되자 그런 호들갑은 금방 사그라들었습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는데, 우선은 게임의 진행 속도가 스타크래프트와는 정 반대였습니다. 스타크래프트는 게임의 진행 속도가 대단히 빨랐는데, 토탈 어나힐레이션: 킹덤즈는 완전히 딴판으로 게임의 진행 속도가 상당히 느린 편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타크래프트에서의 빠른 진행에 이미 익숙해져 있던 많은 유저들은 토탈 어나힐레이션: 킹덤즈의 느린 진행 속도에 적응하기가 어려웠고 따라서 재미를 붙이기도 힘들었습니다.
두 번쨰 이유는 게임이 나온 당시인 1999년 무렵 일반적인 컴퓨터들의 성능에 비해 게임의 요구 사양이 매우 높았기 때문에, 막상 게임을 설치하고 플레이를 하다 보면 게임이 자주 버벅거렸습니다. 이 또한 가뜩이나 느린 게임의 진행 속도에 더해 유저들의 짜증을 돋구는 장치로 작용했습니다.
물론 그만큼 게임에 등장하는 온갖 유닛들의 움직임이 매우 섬세하고 부드럽다는 점을 홍보로 내세웠지만, 게임은 근본적으로 재미를 즐기기 위해서 하는 것이지 단지 컴퓨터 그래픽의 화려함을 보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개발사 측에서 소홀히하고 말았던 것입니다.
결국 그로 인해 토탈 어나힐레이션: 킹덤즈와 확장팩인 아이언 플레이그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거두었고 개발사인 케이브독도 부도가 나서 현재는 사라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이런 단점들을 제외하고 나면 게임 자체는 그렇게 못 만든 편은 아니었습니다. 판타지 세계에서 언급되었던 대규모의 유닛들이 실시간으로 서로 전투를 벌인다는 점은 매우 신선했고, 또 이른바 맵병기라 불리는 각 종족들의 수호신을 불러내서 상대방을 제압하는 즐거움도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토탈 어나힐레이션: 킹덤즈에서 아라몬 종족의 수호신으로 등장한 아누를 만들어 조종해 다른 종족들의 진영을 쓸어버리는 식으로 재미있게 플레이를 했습니다.
다만 수호신들한테도 약점이 있었는데, 첫째는 소환하는데 자원인 마나의 양이 매우 많이 들고 시간도 오래 걸리며, 결정적으로 각 종족들의 군주들한테는 데미지가 매우 적게 먹혔고, 어디까지나 유닛이기 때문에 적들한테 다구리를 당하면 결국 죽는다는 점이었습니다.
위의 스크린샷에 나온 두 유닛이 아라몬의 수호신 아누와 타로스의 수호신인 벨리알이었습니다. 아누는 그리스식 갑옷을 입고 한 손에 거대한 칼을 들어 움직임이 무척이나 멋졌는데 반해, 다른 종족들의 수호신은 그다지 멋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한국의 유통사에서 정품 게임 시디를 사면 주는 메뉴얼도 있었는데, 컬러로 만든 무척이나 화려한 책자여서 저는 아직도 이걸 잘 모셔두고 있습니다. 아래에 올린 사진들이 그 메뉴얼의 내용들입니다.
그밖에도 유통업체나 유저들이 이 토탈 어나힐레이션: 킹덤즈을 다시 되살리겠다고 게임 대회 같은 노력도 여러 번 기울였지만, 끝내 대중들의 외면을 받고 사라진 점은 꽤나 아쉽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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