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해요.. 주저리 쓰다 보니 글이 길어요..)
여자입니다. 어젯밤까지 연애 2개월 채웠고.
오늘은 글쎄요, 헤어진 건가요..
만난 지 한 달도 안되어 그렇게 깊이 빠질 수가 없었고, 두 달간 서로가 끝사랑이라며 깊은 사랑 했습니다.
서로의 회사 거리가 매우 가까워 얼굴은 단 10분이라도 볼 수 있으면 보는 등 거의 주 6일 정도는 얼굴을 봤습니다.
둘 다 여행을 많이 좋아해서 첫 달에 해외여행 다녀오고, 그 외 매 주말마다 국내여행 다니면서도 모든 게 잘 맞았습니다.
함께 있던 시간이 거의 반 년 이상 연애한 정도의 시간이라 대화의 시간, 사람을 알아가는 시간은 충분했습니다.
둘 다 나이가 딱 결혼적령기인지라 내년 가을쯤 결혼하기로 하고, 이번 추석 때 가볍게 부모님들께 인사라도 하러 가기로 했었습니다.
남친 부모님께 이미 저 결혼상대로 데려간다고 이야기도 했구요.
근 2주 사이에 남친이 일이 너무 바빠지면서 계속 트러블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평일에 만나고 연락할 마음의 여유가 없어져 버린 남친.
두 달간 불같은 사랑하다가 그대로인 저.
그래도 남친은 가능한 만큼 만나고 연락하려 했고, 저도 참을 수 있는 만큼 연락 안 하고 부담 주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아무리 서로 노력해도 아주 순탄하지 만은 않더라구요..
하지만 문제는...
싸울 때의 대화 방식..
------------------이하 랭보-7님 글입니다... (닉언죄)
3. 말 이쁘게하는 사람이 좋다
너무 진부적인 말인데, 말은 그 사람의 인격을 대변합니다. 욕은 성인이면 잘안쓰는게 맞습니다. 보통 사람이라면 이성 앞에서는 더더욱 노력하겠지만, 제 전남친이 말을 정말 참 이쁘게 해서 반했습니다.
말재주는 제가 더 좋았는데, 말을 잘하는것과 이쁘게하는건 다릅니다. 상대가 상처받지않게, 돌려서, 친근감있게 하는건 참 어렵습니다. 직설적인것과 무례한것은 한 끗 차이이고, 말 이쁘게 하면서 자기의견을 솔직하게 충분히 표현가능합니다. 그리고 말중에 내 의견을 물어봐주는지 꼭 확인하세요 (너는 뭐 먹을래? 뭐하고싶어?)
ex) 싸우는 상황이라면 꼭 나오는 예시
(풀죽은모습으로)너는 말을 왜 그렇게 해(x)
(풀죽은모습으로)네가 그렇게 말하면 내가 상처받으니까 그렇게 말해주지않았으면 좋겠어(o)
(울먹이며)너 진짜 짜증나 (x)
(울먹이며)나 네가 그렇게 행동하고 말하면 속상해 (o)
좀 말이 순둥순둥 어린애 같아보일수도 있겠지만, 간단하게 툭툭 던지고 끝날 말을 최대한 길게 단어를 다듬어서 표현하려고 해보세요. 직접 저 말들을 들으면 어떤 사람도 '아 쟤가 내 행동과 말때문에 기분이 나빴구나 '라고 생각을 하지, '나도 열받으니 재를 상처줘야겠다'라고 생각하지않습니다.
내가 화가 났어도 끝까지 예쁜말로 배려하면서 화를 컨트롤하고 표현하세요. 그것이 자기를 지키는 방법이고, 상대를 가늠하는 방법입니다. 싸울때, 내 바닥을 보여주지말고 선을 넘지않으면서 내 감정을 조곤조곤 표현하세요. 화를 받아치지않으면 시간이 지나고 결국 머리는 이성적으로 돌아갑니다. 나를 사랑하는 좋은 사람이라면, 나를 상처준 언행에 미안해하면서 결국 정중히 사과할것입니다.
선을 넘고 바닥을 보여주면서 나를 상처준 사람은 꾸준히 관찰하세요. 조용히 카운트를 세세요. 상대는 연인이지 내가 가르쳐주고 키워야할 대상이 아니기때문에, 반성이 없다면 조용히 이별을 준비해도됩니다. 그거 감안하고서도 가르쳐주고 키우고싶다면 결혼하시는거구요. 연인은 나를 지키고 상대를 존중할때, 행복합니다. 가슴으로 상대를 위하며 뜨겁게 사랑하고 머리는 차갑게 나를 지키세요. 좋은 사람이라면 상대도 분명 그리해줄겁니다. 안해주면 걍 뻥 차버리세요. 좋은 사람 만나서 행복할 시간도 부족한데 뭐하러 돈 시간써가며 상처받습니까.
------------- 이상 랭보-7님의 글이었습니다..
제 남친은.. 욕을 잘 하고 화를 잘 내는 편입니다. (경상도에 완전 상남자 스타일..)
평소에 다른 이유로 화가 많이 났을 때 욕하는 건 제가 진정시키려 합니다..
하지만 저랑 싸울 때에도 읊조리듯 욕을 합니다... 너무 충격적이었고, 그걸로 울면서 몇 번 이야기도 했습니다..
욕도 자제하고 성질도 고치겠다고 하더라구요. 근데 그게 쉽지 않죠.. .지금까지 총 4번 싸웠는데 싸울 때마다 성질이 나오더라구요..
싸울 때 저는 딱 랭보님의 글 방식으로 말합니다.
나 오빠의 이런 말 때문에 너무 속상해. 내가 이 말 때문에 상처 받았어.
정말 어젯밤에도 어찌나 이 말을 많이 했는지 모릅니다.
근데 문제는... 제 말의 의도를 이해하려 하지를 않는 것 같아요.
그냥 딱 그 글자들에서 보이는 대로, 그리고 본인이 화가 난 것에만 집중해서 해석하는 것 같아요..
자기는 지금 화가 났는데 저는 저 아프고 힘들단 소리만 한다는 것에 더 화가 나는..?
동시에... 저는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고, 오빠가 기분 상했다면 미안하다고.
하지만 제가 왜 그렇게 말을 했는지, 내가 오해했던 것이면 미안하다고.
이런 식으로 말을 합니다.
상황을 진정시키기 위해서 달래는 것도 있고, 저 스스로 반성도 하고 앞으로 고치겠다는 의도로요.
근데 이것도 이해하려 하지 않습니다...
계속 본인이 왜 화가 났는지 모르냐고 다그치는 느낌...
랭보님 글 속의 '아 쟤가 내 행동과 말때문에 기분이 나빴구나' 라는 공감 하나 받기 위한 노력인데, 그 공감을 받을 수가 없는 것 같아요.
물론 저도 싸울 때 말 밉게 나갑니다..
하지만 상황이 '대화'를 하면서 풀어가는 게 아니라 점점 악화된다고 느껴질 때에는 저는 제 스스로 수그러뜨리고 일단은 달래려 합니다..
근데 그게 통하지 않고, 남친은 스스로 화를 돋우다가 "아 그냥 그만 얘기하자" 이런 식으로 종결시켜버리려고 합니다..
이게 만나 있는 상황일 때에는... 저는 일단 잠시 조용히 듣고만 있습니다..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 남친이 진정이 되고 나서 다시 다정하게 말해주면 제가 울어버립니다.. (원래 눈물이 많아요..)
그럼 그제서야 남친도 대화로 풀어가려 합니다..
근데 최근에 2번은.. 불과 지난 금요일에 어제 월요일.. 유사한 상황에 의해 카톡이랑 전화로 싸웠습니다...
붉히다가 잠잠했다 하기를 2시간.
정말 마지막 저의 미안하다는 한마디까지 비꼬아 가며 "제발 일단 자고 내일 이야기하자" 라고 하더라구요.
아... 와.. 이거 진짜 안되겠구나 싶어서..
두 달간 너무 소중하게 쌓아온 대화창 삭제해버리고 카톡 차단하고, 폰번호까지 차단시켰습니다..
차라리 연애가 하기 싫어요.
근데 너무 마음이 깊이 와버렸고.
주변에 결혼 이야기까지 해버렸고. 연애한다고 자랑하고 다녔는데.
주변에 너무 민망하네요.
부모님도 당연히 제가 결혼하겠거니 하시는데.. ㅎㅎ
헤어지는 게 맞는 걸까요..
정말 끝사랑이라 생각하고 제 남은 사랑을 다 해서 사랑했는데.
너무 많이 허무합니다..
이렇게 싸울 때 트러블 조율이 잘 안된다는 것 이외에 마음에 안 드는 건 심지어 하나도 없습니다....
그게 더 문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