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그게 대략 02년쯤의 일이었을 거예요(머리에 지우개가 내장되어 확실하지 않습니다.ㅠㅠ)
제가 몹쓸(?) 친구들에게 휩쓸려 입덕해서 이쪽 길로 빠져든 게 고등학교에 들어온(01년도) 뒤였으니까요
(계기가 된 질러ok기기 출시가 02년도인 걸 보니 맞을 거예요)
그 시절에 친구들과 노래방에 자주 다녔는데, 친구들이 다 덕들이다보니 애니송을 주로 불렀었죠.
지금도 그렇다고 들었는데, 그때도 금영이 태진보다는 수록된 애니송이 더 많았을 거예요.
그리고 당시 태진쪽은 매달 애니송 신곡을 조금씩이라도 업데이트해주는 게 아니라 인지도 있는 곡들 위주로 수록했었어요
(전체 곡이 네자릿수던 시절에 그정도만 해도 감지덕지였지만, 그 곡들이 조금 연식이 있는 곡들이라는 게 불만이었죠)
그런데 그당시 인천바닥의 판세는 금영보다는 태진이 더 우세했어요.
특히 살던 동네에는 아무리 찾아봐도 금영이 안 보였어요.
금영 노래방이 생길 때까지 기다릴 수도 없고, 답답하다고 노래방을 차릴 수도 없었으니 차선책을 택했어요.
태진이 애니송을 꼬박꼬박 업데이트하게 만드는 거였죠.
행동하는 덕후였던 저는 당시 국민의 정부의 일본문화 개방정책과 그에 따라 확대되는 일본 애니메이션 시장을 잡아야 한다며 매달 조금씩이라도 신곡을 업데이트해달라고 했어요.
그 전에도 애니송 업데이트해달라는 사람들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일단 말이 되는 소리를 늘어놓은 사람은 저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지금 찾아보려고 하니 10년도 더 된 옛날 게시글이라 게시판째로 폭발했더라고요)
어쨌든 그 후로부터 매달 조금씩 JPOP 곡들에 딸려서 애니송들이 업데이트되기 시작했어요.
그때는 별 생각 없이 땡큐 하고 노래방을 이용해줬을 뿐이었는데, 나중에 뉴타입에 해당 기사가 실렸더라고요.
태진 직원 말로는 자기네가 신형 기기를 도입해서 더 많은 곡을 수록할 수 있게 되었는데, 마침 그런 글이 올라와서 긍정적으로 검토하게 되었다고 했던 것 같아요.
(하드디스크 방식을 도입하면서 당시 4자리로 땡이었던 수록곡이 5자리로 늘어나고, 한중일 곡으로도 모자라서 베트남 인도네시아곡까지 수록하기 시작하던 시절이었어요)
뭐 삼양라면에 햄 빼달라고 했다가 진짜 빠진 것처럼, 이것도 원래 그럴 생각이었는데 마침 이런 글도 올라온 게 기억났다고 하는 정도로 봐야겠지만요.
대학교 다니던 시절까진 자주 다니면서 그 혜택을 누렸는데, 졸업하고 나니까 덕후 친구들이랑 연락도 안 되다보니 애니송은 커녕 노래방 자체를 멀리하게 되었네요.
대략 10년도 더 된 일이라 증명할 방법이 없네요 ㅠㅠ
태진 홈페이지는 그동안 리뉴얼을 해도 몇 번은 했을테고, 제 아이디는 날아가버린지 오래고, 뉴타입의 해당 기사에는 '어떤 분'이라고만 실려 있었고, 그마저도 이사하면서 그동안 모아놓은 뉴타입 잡지들을 고물상에 팔아버려서 몇년도 몇월호에 실린 기사인지 찾을 수가 없어요.
그러니 그냥 카더라 정도로 생각해주세요 ㅠㅠ
친절한 세 줄 요약
1.동네에 금영 노래방이 없어서 태진에게 애니송 좀 올려달라고 했더니 그때부터 올리기 시작했다.
2.그래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뉴타입에 태진 담당자가 장문의 글을 보고 이번 일을 결정하게 되었다는 기사가 실렸다.
3.그런데 그 기사에서 실명을 언급한 것도 아니고 당시 아이디나 글이 남아있을 리가 없으니 증명할 방법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