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후반 여자사람입니다.. 전 남자친구는 30대 초반 장거리연애였습니다.
연애는 1년6개월정도였고 이 중 장거리연애가 2달 조금 넘었네요.
의정부에서 대구였고 전 남자친구가 주말에도 일을 해서 여름휴가 하루씩 쪼개서, 월차내서 대구로 내려가서 만났습니다.
지난주 목요일에도 월차를 내서 얼굴보려고 했었는데 이런저런 사정이 생겨서 못봤네요.
그리고 어제 다툼을 끝으로 카톡으로 헤어졌습니다..
사실 저희는 한번 헤어졌다가 다시 재회한 커플입니다.
그전에 헤어졌을때는 저의 잘못으로 헤어졌었구요.. 그 후에 제가 붙잡았다가 거절당한 후 남자친구가 다시 저를 잡아 사귀게 되었습니다.
다시 만나는 동안 다른 커플들처럼 싸우기도했고 즐겁고 행복한날들도 많았습니다.
다시만나고나서 아무리 싸우더라도 헤어지자고 하지말자고 먼저 얘기를 꺼내줬었죠..
그런 그가 다시 한번 제 손을 놓았습니다..
그 사람, 제가 보고싶다고 얼른 내려오라며 웃던 사람이였는데말이죠..
안맞았던 우리 사이를 혼자 개선하려고 노력 많이했었대요.
얼마 전 전남자친구의 친구가 결혼을 했는데, 그 당일날 벨트를 잊어버리고 안하고왔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제가 하나하나 챙겨줘야한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바보같이 그 얘기에 기분이 좋더라구요.. ' 이 사람 나를 정말 필요로 하는구나.. 내가 옆에서 챙겨줘야겠구나 ' 하구요..
알고보니 그 일도 현재 심리상태가 불안하고 걱정거리가 있어서 벨트 하는 걸 잊었다고 했어요.
결혼식 후 친구들이 전남자친구가 현재 걱정거리있는 모습을 보고선 무슨일 있냐고 물었다며,
가장 가깝게 지낸 나는 그런 심경변화도 눈치채지 못했냐고 하더군요..
그 사람 얼마나 제가 답답했을까요.
힘들면 힘들다고 얘기 해야하는거 아니냐고 제가 버럭 화를 냈네요. 바보같이..
사실 2주전에도 조금 크게 다퉜을때 우리 관계가 삐걱거린다는건 어렴풋 눈치채고있었지만
이렇게 빨리 헤어질거라곤 생각하지도 못했습니다.
항상 전남자친구는 현재의 삶에 안주하지않고 미래를 위해 자기계발도 하고 일에 열정적인 반면,
저는 주말에 집에서 누워서 하는일없이 시간 보내는걸 좋아하는 철부지였습니다.
전남자친구도 이런 제 모습에 실망을 해서 금주도 하고 매일 퇴근 후 운동도 하고 주말에 책도 읽고.. 달라지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럼에도 전남자친구는 저에게 많이 실망을 한 건지 저와는 맞지 않는다며 먼 미래를 보기엔 위치가 많이 다르다고 하네요.
2주 전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우리의 관계도 멀지않았음을 느꼈을때 그만하자는 얘기를 듣고도 덤덤할줄 알았습니다.
어제 카톡으로 이별에 대한 얘기를 나눌때까지만해도 괜찮더군요.
씻고 자려고 불을끄고 누웠을때 처음만났을때 일부터 오늘일까지 하나하나 다 떠오르더라구요.
새벽을 뜬눈으로 지새며 가족들 몰래 펑펑 울었습니다.
이 세상 모든 이별 노래가 다 제 얘기같고, 마음속에 큰 구멍이 생겨 와르르 무너지는 것 같아요.
그동안 고마웠던 것. 미안했던 일들만 자꾸 떠오르네요.
마지막으로 금전적인 문제도 깔끔하게 끝내려고 하는 모습을 보니 더이상 내가 붙잡을수가 없다는걸 느꼈습니다.
한 사람은 이미 마음이 떠났는데, 그건 제 노력으로 되는 일이 아니잖아요..
그동안 고마웠고 행복하게 잘지내라는 카톡을 수십번도 더 보고있네요.
출근해서 컴퓨터만 멍하게 쳐다보고 도저히 마음이 정리가 되지 않습니다...
시계를 보면 그 사람은 지금 뭘하고 있을까 라는 생각만 들어요..
남은 사람의 남은 사랑은 어떻게 극복해야 하나요..
제발 도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