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 보기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는 개정팔-덕선 라인을 지지했었는데요,
각종 게시판을 보면서 이건 작감의 낚시다, 결국 어남류다 결국 반지는 회수 될 떡밥이다 등등의 이야기를 하는 개떡러들이 많이 보여서
제가 본 17, 18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졌습니다.
개인적으로 17화는 무척 불편한 회차였습니다.
편집도 중구난방이고, 덕선이가 갑자기 택이에게 신경쓰는 장면들이 뭔가 납득이 안갔었어요.
머릿속에 어남류가 자리잡고 있어서 작감이 낚시하려고 너무 무리하는거 아니야? 라는 생각만 했었거든요.
개떡을 지지하는 입장에서 꿈이든 현실이든 택과 덕선의 키스씬은 정말 마음이 아프기도 했구요
아무튼 그리고 18화를 봤는데, 보고 나니까 17화도 이해가 되고 18화도 마음 아프지만 납득이 간다고 할까? 공감하면서 봤네요.
결국 작감은 정팔이 첫사랑의 시작과 끝을 모두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그 끝을 보여주는 장면이 정환의 고백장면이었던 것 같구요.
그 고백 장면이 너무나 가슴 아팠던게 정환이가 마침내 입 밖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했지만
역시 정환이의 예상대로(입꼬리 한쪽이 올라간다든가 하는 장면에서 정환이는 덕선의 반응을 이미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덕선의 현재 감정은 "아...그랬었구나. 그 때 니가 날 좋아했었구나...." 하는 과거에 대한 회상 그 이상이 아니었던 거죠.
덕선이의 감정이 정환을 향해있을 때, 정환은 용기를 내서 다가가지 못했고,
결국 둘의 타이밍은 어긋나 버렸고 (지프차와 덕선의 길이 갈리는 것으로 한번 표현되었었죠)
그런데 그것은 결국 정환의 독백처럼 타이밍의 문제가 아니라 정환이가 너무 많이 망설였기 때문이었던거구요
입술이 부르트도록 입술을 깨물며 고민한 끝에
정환은 이미 늦어버린, 타이밍이 어긋나버린, 길고 길었던 자신의 첫사랑에 이별을 고하기로 마음 먹었던 것 같아요.
반쯤은 혹시나 라는 기대를 가졌던 것이 "좋아했었어" 라는 말이 아니라 "좋아해"라고 고백을 하죠
하지만 덕선의 반응을 보고, 그 마지막 기대마저 접고
이제 줄 사람이 없어진 피앙세반지를 버리고, 덕선에 대한 마음을 접고 자신이 가야할 길로 떠나는 것 같아요.
(덕선은 그 반지는 받지 않습니다. 정환을 바라보던 마음은 이미 떠났기에 정환이 고백한 마음을 받아주지 않는거죠)
어떻게 보면 답답한 전개이지만,
가장 김정환답게 첫사랑에 이별을 고한 장면이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너무나도 현실적이었구요.
18화를 보고 나니까 저도 정환과 함께 첫사랑을 보내는 기분이었어요.
정환이가 첫사랑을 시작할 때 같이 설레여하고, 고민할 때 같이 끙끙 앓고, 또 그 끝을 보니 눈물이 계속 나더라구요.
이렇게 감정이입을 많이한 드라마 캐릭터가 그동안 있었을까 싶네요.
아무튼 그렇게 납득이 가는 방식으로 정환의 사랑을 보내고 나니
이제 또 다시 새로운 사랑이 오기를 기다리고 싶더라구요.
억지로 반지 떡밥을 회수하고, 알고 봤더니 정환이 남편!! 이기 위한 스토리를 위해 억지로 스토리를 비틀고
그러는 것보다는 물흐르듯이 그렇게 흘러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꼭 모든 사랑이 결혼이라는 방식으로 이뤄지지는 않는거잖아요?
아무리 그 감정이 절절했다고 하더라도, 결국 인연이 어긋나버리면 새로운 사랑이 다시 찾아 오는 것처럼요.
그냥 둘도 없었던 풋풋한 사랑을 그렇게 정환이와 같이 떠나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었어요.
다만 새로운 사랑과 함께 정환이가 더욱 더 행복하기를 바라면서요.
덧1. 하지만 정환이 남편 안시켜줄거면서 왜 덕선이의 현재배우 캐스팅을 이미연으로 했는지...부들부들
(이미연은 정환이의 이상형? 좋아하는 여배우였었죠)
덧2. 선우 머리 까고 나니까 정말 잘생겨지지 않았나요? 완전 깜짝 놀랐어요.
그동안 선우 보면서 단한번도 설레거나 좋거나 하지 않았는데 머리 넘긴거 보고 두근두근 ㅎㅎㅎ (이런 줏대없는)
덧3. 우리 정팔이 머리 누가 그렇게 만들어 놨는지....부들부들
저는 고딩 정환이가 좋네요. 성인 정환이는....콩깍지가 한꺼풀 벗겨지는 느낌? (이것도 작감의 의도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