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프라이즈 펌]
저는 한 중앙언론사에서 일하는 올해 서른다섯의 경제부 기자입니다. 직업이 직업인지라 여러가지 정보를 일반인보다 조금 쉽게 보고 있습니다. 기자로서 정치적인 사안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지만 총선을 앞두고 경제와 나라의 앞날이 너무나 걱정돼서 이번 한번만 글을 씁니다.
1. 지금대로면 그들이 제1당.
한마디로 충격입니다. 여론조사 결과를 접하지 못하는 대다수 분들은 아직도 열린우리당이 당연히 1당이 되는 줄 알고 계실 듯 합니다만, 현재 언론사 여론조사 결과를 취합해 보면 열린우리당 지지율이 33%까지 추락했답니다. 그들은 30%를 넘어섰구요. 불과 며칠사이의 일입니다. 대구경북에서 시작된 바람이 부산경남을 모조리 일색으로 물들이고, 이제 수도권까지 밀어닥치고 있습니다. 열린우리당의 당선확실 지역구가 경합우세로, 이어 경합열세로 줄줄이 넘어가고 있습니다.
20.30대의 낮은 투표율을 고려하면 이미 그들은 130석을 넘어섰고, 150석, 과반수까지 충분히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 대다수 언론사들의 관측입니다. 거여가 걱정되십니까? 열린우리당이 한 200석 가져가서 독재할까 걱정되십니까? 걱정 붙들어 매십시오. 그들의 1당복귀가 눈앞에 다가와 있습니다.
2. 그들이 1당이 되면?
이게 어떤 사태를 의미하는지 아직 체감이 잘 안오실 줄 압니다. 간단히 말해 노통이 스스로 내려와야 하는 상황이 됩니다. 국민들이 탄핵을 승인한 꼴이 되니까 말입니다. 국민의 80% 가까이가 탄핵에 반대하고 있으니 국민이 탄핵을 찬성해서 찍은 건 아니겠지만 결과적으로 그렇게 됩니다.
탄핵안 가결 이후 그들은 노통에 대해 헌재판결을 기다릴 것 없이 자진 사퇴하라고 집요하게 요구해 왔습니다. 여론이 워낙 안좋아서 그 주장은 잠시 들어갔지만 총선이 그들의 승리로 끝난다면 다시 눈을 부라리고 목소리를 높일 것은 불보듯 뻔합니다.
헌재 재판에서 대통령에게 볼셰비키라는 말을 서슴치 않고 하는 그들에게 다른 무엇을 기대하겠습니까? 이미 노통 본인도 재신임과 총선을 연계하겠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게다가 자리에 그리 연연하지 않는 노통 본인이 스스로 관둘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면 안정감있고 차분하게 잘다스리는 고건총리가 계속하니까 더 좋아지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실 분이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르는데, 고총리는 대통령이 아닙니다. 대통령선거를 다시 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5년에 한번해도 나라 기둥뿌리가 흔들흔들하는 그 대선을 다시 한단 말입니다. 한번만 생각해보십시오. 나라가 온전하겠습니까?
만에 하나 노통이 그냥 있고 헌재에서 부결된다고 칩시다. 그러면 노통이 4년동안 제대로 나라를 다스릴 수 있겠습니까? 그들이 김두관 행자부 장관을몰아낼 때 내세운 이유가 무엇이었습니까? "한총련 학생 미군훈련장 시위, 한나라당사 기습시위를 막지 못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일선 경찰서 책임을 장관에게 묻는 이런 허탈한 얘기가 어디 있습니까? 허구헌날 차떼기에, 방탄국회에, 비리로 구속된 서청원 구출시켜주는 저런 국회가 이제 정신차리고 경제 살리기, 나라 살리기에 머리를 맞댈까요? 한마디로 나라가 ...
이건 저의 개인적인 생각이 아닙니다. 잠시 동원증권의 증시전망 보고서 내용을 보겠습니다(3.14 머니투데이 기사)
동원증권은 12일 '탄핵정국과 증시전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및 총선결과 등에 따라 시나리오별 주가흐름을 제시하고 이같이 밝혔다. (중략)
첫번째 시나리오는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결정하게 되는 최악의 경우이다. 이 경우, 대선 전까지 경제 부총리가 경제정책에 관한 한 대통령 직무대행을 할 것이나 내수부양을 위한 각종 정부정책도 표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국론분열 및 이해세력간 충돌로 정정불안을 넘어 사회혼란이 야기될 수도 있어 주식시장은 750포인트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번째 시나리오는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부결되나, 총선에서 현재 야당인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다수당 지위를 여전히 유지하는 경우. 정치적 혼란이 심화되진 않겠으나 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며, 주가는 글로벌 경기 및 증시 방향에 좌우될 것으로 내다봤다.
세번째 시나리오는 가장 낙관적인 것으로, 탄핵부결과 함께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이 다수당으로 등장하며 정부의 리더쉽이 회복되는 경우이다. 지난 1년간 정정혼란으로 인한 기업투자 부진 및 내수 회복 지연고리에서 벗어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리더십이 조기에 강화된다면 탄핵직후의 최저점인 820~820선대를 중기적 저점으로 상승할 수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면 외국의 시각을 볼까요? 독일의 대표적인 경제일간지 한델스블라트의 4월 8일자 기사입니다.
<한국에서 봉쇄 종식 희망/한국 경제, 금년도 다시 회복 전망>
(중략)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이러한 정치적 혼란(탄핵과 총선) 국면은 오히려 경제에 필요한 추진력을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 왜냐하면 5년 임기의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한 후 지난 일년 동안 국회에서 다수 야당측에 의해 계속 봉쇄를 당해왔으며, 이로 인해 약속했던 개혁조치들이 지연되었기 때문이다. 몇달 전만해도 대통령은 이러한 곤경에서 벗어나는 것이 어려워보였다.
하지만 양대야당인 한나라당과 새천년민주당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를 가결하자,많은 한국인들은 분노를 보였으며 이에 힘입어 노무현 대통령 지지자들이 중심이 된 열린우리당은 여러여론조사에서 지지도 상승을 보이면서 이제는 40% 이상의 득표율을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헌법재판소에서 부결되고 노무현 대통령은 결국 입지가 더욱 강화되어 대통령직에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주재 유럽연합상공회의소 장 자크 그로하 소장은 "노무현 대통령이 확고한 과반수 지지를 얻는 것은 한국을 위해 좋은 일이 될 것"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이게 국내외 경제전문가들의 전망입니다. 전경련 같은 경제단체나 대기업들이 노통보다 그들을 더 선호하는데 왜 그들이 1당이 되면 경제가 힘들어질까요. 바로 '불확실성'이야말로 경제가 가장 싫어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대권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 길거리에 수십만의 시위대가 나앉아 있는 상황에서 기업가가 투자를 결정하고 인력을 뽑고 생산계획을 세우기는 매우 힘듭니다. "기업가는 불확실한 천국보다 확실한 지옥을 좋아한다"는 말도 있을 정도지요.
다만 동원증권 보고서에서 생각하지 못한 부분은 그들이 다수가 되는 두번째 시나리오의 경우 사실상 탄핵이 결정되는 첫번째 시나리오와 똑같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국회를 장악한 그들이 노통을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3. 경제를, 나라를 구해주십시오.
지금 그들을 찍으려는 분들, 박근혜 양이 좀 차분하게 안정감있어 보이니까 그들이 되면 경제가 좋아질 것 같지요? 총선 끝나자마자 노통더러 물러나라고 시끌, 헌재 재판결과 놓고 치고 받고 이후로 4년동안 내내 정부 흔들어대고 마음에 안들면 김두관처럼, 이번 탄핵처럼 장관들 다 쫓아낼텐데 어떻게 나라가 돌아가겠습니까.
노통은 이미 국제적으로 한국 제1의 경제관료로 인정받는 이헌재씨를 경제부총리로 앉혔습니다. 지난해 다소 우왕좌왕했던 경제정책이 안정감있게 방향을 잡아가는 것이 눈에 확연히 보입니다. 여기서 4년 내내 방탄국회, 차떼기로 정부 발목잡기만 한 저 국회가 되살아나서 다시 그짓을 되풀이하는 꼴을 보고 싶으십니까? 간곡히 호소합니다.
경제를 살려주십시오. 정부가 국회의 발목잡기에 남은4년을 허송세월하지 않도록 도와주십시오. 정부가 일을 할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이 글을 읽으신 분은 주변에 딱 다섯명만 설득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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